<아침을 여는 동시> 이연례 '눈 위에서'

2024. 12.09(월) 11:42

밤새 하얘진 세상
나무 위 가는 가지 위에도
하얀 기찻길이 생기고
소나무는 포근한 솜이불 덮었어요
뽀드득뽀드득 발자국 소리
정다운 노랫소리로 들려요
날아다니는 새들의 노래가
눈 속으로 들어갔을까요
겨울꽃 위에도 초록 나뭇가지 위에도
하얀 솜이불 포근히 이고
겨울 추위 견디고 있어요

<해설> 금강산은 봄, 봉래산은 여름, 풍악산은 가을, 개골산은 겨울 이름이다. 또 눈이 내리면 설봉산, 멧부리가 서릿발 같아 상악산. 신선이 살아 선산이기도 하다. 푸릇푸릇 봄의 새싹은 어린이, 한여름 태양은 젊은이, 열매를 거두는 가을은 장년, 나무가 흰 눈을 인 겨울은 노년에 비유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아름다움이다. 하지만 아름답게 마무리할 것인지 아닌지는 각자에게 달려 있다. 이연례 시인의 동시 ‘눈 위에서’를 읽으니 마음이 하얀 솜털구름 이불처럼 포근하고 따뜻하다. 어려운 살림, 병고에 시달리는 이웃과 함께 겨울 추위도 견디어 보자.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