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차상영 '카톡이가 부른다'

2022. 08.22(월) 11:11

엄마 손가방 안에서
-카톡, 카톡!
카톡이가 부른다

잠금 해제 패턴을 풀고
화면을 툭 때린다

아픈 표정도 없이
씩 웃는 화면

-잠시 놀고 있어! 알았지?
밖으로 나가는 엄마

그때 내 카톡에서도
-카톡

-앗사!
엄마 뒤따라 나도 나간다.


해설
아프리카 어느 나라 백화점이 개장하는 날 온 나라가 들썩였다고 한다. 그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트를 타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렸다고 한다. 손오공이 근두운을 타고 일만 이천리를 단숨에 날던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나 보다. 상상은 고요하나, 현실은 시끄러운 게 그래서인지 모르겠다. 오래전 시골 볏짚 울타리에 개구멍이 있었다. 그 볏짚 울타리에서 ‘아무개야 놀자!’하고 부르면 ‘알았어!’ 대답하며 정다운 친구 얼굴이 개구멍에서 쏘옥 나왔다. 그러고 보니 그때의 개구멍이 카톡이다. 개구멍이건 카톡이건 무슨 상관이랴? 친구 만나는데….
김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