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문화수수께끼> 여수 화정면 개도 馬女木의 비밀
마부의 딸 복녀와 ‘점박이 말’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끌려간 말이 주인의 정을 잊지 못해 돌아와서 죽다
| 2022. 06.14(화) 09:0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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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 남쪽의 봉화산(338m)이 최고봉이며, 그밖에도 천제봉(320m)을 비롯한 200m 내외의 산이 많다. 북쪽 일부 간석지를 제외하면 암석해안이 대부분이고 남쪽은 높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백나무가 무성하고 특산물로 방풍나물이 재배된다. 해안에서는 미역·다시마·톳 등이 채취되고, 오징어·멸치·문어 등이 어획된다. 참전복 양식도 활발하다. 해안선을 따라 도로가 나 있으며, 여수항에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이 운항 된다.
개도 화산마을에는 말과 관련한 설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조선시대는 화양면을 ‘곡화(曲華)’라 불렀으며 화동리에 말을 사육하고 관리하는 감목관을 파견하였다. 화양면 일대는 물론 백야도, 개도, 제도, 낭도와 같은 섬에서 말을 길러 나라에 바치게 하였다 ‘개도의 마녀목 설화’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
개도는 조선 시대 사복시(司僕寺, 조선 시대에 궁중의 가마나 말에 관한 일을 맡아 보던 관아) 소속의 목장이 있었다. 어느 해 개도 목장에서 원인 모를 병으로 말들이 죽어 가자 감독관이 쫓겨나고 후임으로 이 마을에 살던 이돌수라는 사람이 말 사육사로 뽑히게 되었다. 이돌수는 먼저 뒷산 봉우리에다 재단을 쌓고 아침저녁으로 정성을 다해 빌었다. 정성을 드린 탓인지 말들이 죽어 가는 일이 없어졌다.
당시 이돌수에게 ‘복녀’라는 열네 살 짜리 딸이 있었는데 복녀도 아버지를 도와 말을 돌보았다. 그런데 많은 말 중에서 검은 점이있는 점박이 흰말이 유달리 복녀를 따랐다, 어느 날 그 점박이 말의 앞다리가 부러져 괴로워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아버지는 감독관에게 점막이 말을 폐마시키겠다고 보고하게 되는데 이 말을 들은 복녀가 아버지에게 매달리며 반드시 다리를 고쳐서 명마로 만들어보겠다고 애원하는 것이 아닌가.
복녀는 열흘의 말미를 얻어 지극정성을 다해 간호했고 아버지가 쌓아 놓은 뒷산 산봉우리의 제단에 올라 빌고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복녀의 꿈에 산신령이 나타나 제단 옆 옹달샘에서 가재를 잡아 말에게 먹이라고 알려주었다. 복녀는 그길로 달려가 가재 세 마리를 잡아 말에게 먹였더니 다음 날 아침 거짓말같이 병이 나아 산봉우리에서 뛰노는 게 아닌가.
복녀가 점박이를 부르자 말은 쏜살같이 복녀에게로 달려와 무릎을 꿇고 머리를 숙였다. 복녀는 점박이 말을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날 이후 복녀와 점박이 말은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친하게 지냈다. 어느 날 감독관이 와서 대장군이 탈 군마가 필요하다며 점박이 말을 뽑아 가버렸다, 복녀는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어 슬피 울었다, 점박이 말도 서러워 뒷걸음을 치면서 울었다.
점박이 말과 헤어진 복녀는 점박이와 함께 놀던 산 언덕에 느티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그 후 원인 모를 병을 얻어 자리에 눕고 말았다, 6개월이 지난 어느 날 새벽, 복녀 아버지는 느티나무 옆에 점박이 말이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말 등에는 화려한 안장과 굴레가 그대로 씌워져 있었다. 점박이 말이 복녀를 만나기 위해 산과 계곡을 넘어오다가 상처를 입고 이곳까지 와서 죽은 것이다.
복녀의 아버지는 이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급히 집으로 뛰어가 방문을 열어보니 복녀가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죽어 있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는 복녀와 점박이 말을 느티나무 옆에 나란히 묻어 주었다.
그 후 사람들은 그 느티나무를 ‘마녀목(馬女木)’이라 불렀고, 남의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는 사람을 가리켜 ‘점박이 말 만도 못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이 마녀목은 450여년이 지난 지금도 우람한 모습으로 말과 인간의 사랑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서 있다.
서울웹페스트에서 베스트브랜드 시리즈 상
한편, 이 마녀목의 설화를 내용으로 한 웹드라마가 지난 2018년 국제웹영화제 서울웹페스트에서 베스트브랜드 시리즈 상을 수상했다, 당시 서울웹페스트에는 국내·외 총 34개국의 웹드라마 188개 작품이 수상 후보작에 올라왔는데, 마녀목이 개막작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마녀목:천년의 사랑”은 여수 개도 화산마을에서 전해져오는 450년 수령의 느티나무에 관한 전설을 모티브로 신라시대 마부의 딸 복녀와 해울서랑의 천년에 얽힌 사랑이야기로 전생의 기억을 찾아 세 남녀가 여수로 떠나는 이야기다.
<문화通 취재팀>
문화통 취재팀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