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문화수수께끼> 홀통이라는 이름은 왜 붙여졌을까?
가운데는 ‘홀쭉하고’ 끝부분은 ‘통통하다’고 하여 붙여져
맑은 물과 모래밭 윈드서핑·캠핑장까지 갖춘 고급휴양지
| 2022. 12.27(화) 10: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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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에는 홀통해수욕장, 오른쪽은 무안 갯벌랜드와 도리포, 그리고 조금 더 가서 망운 삼거리에서 직진하면 지도와 증도로 이어지고, 무안국제공항 쪽으로 좌회전하면 이름도 아름다운 조금나루가 바닷가에 숨어 있다. 거기서 물이 빠지기를 기다렸다 건너가면 낙지와 감태로 유명한 탄도가 멈춰서 있다.
오늘 찾아가는 홀통은 광주에서 40분 남짓 걸리는 바다다. 행정구역으로는 무안군 현경면 홀통길 198-1. 네비게이션에 홀통해수욕장이라고 치고 가면 아름다운 바다로 안내해 준다.
홀통해수욕장은 천혜의 유원지로 울창한 해송과 긴 백사장이 유명하다. 해수욕, 야영, 바다낚시, 해수찜을 즐길 수 있어 여름 피서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에서 조개, 굴 등을 채취할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지로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과거에는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홀통유원지’는 인근 지역 학생들의 소풍지로 유명세를 떨쳤고 농번기를 끝낸 어른들의 봄가을 야유회 장소로 유명했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은 품격 높은 관광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우선 청정해역으로 수심이 낮고 파도가 잔잔하여 해양스포츠의 꽃이라는 윈드서핑의 최적지로 꼽힌다. 원드서퍼들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과 장비를 보관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현재 이곳에서 윈드서핑을 즐기는 있는 동호인은 70,80명이나 된다. 무안군 관내 회원이 24명이고 5개 클럽 회원이 50여 명이나 된다. 바람이 있는 날은 사시사철 즐길 수 있는 운동이어서 취재진이 찾은 11월의 추운 바람 속에서도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을 만난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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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바닷가에 자리한 울창한 송림 속에 캠핑장까지 잘 다듬어놓아 휴양지로서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홀통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정말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면서 쉴 수 있는 고급 팬션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개펄이 아닌 맑은 백사장을 마음껏 걸을 수 있어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때고 만족스러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그런데 ‘홀통’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연유한 것일까?
국내 지도를 살펴보면 경남 의령에 ‘홀통’이라는 소(沼)가 하나 보이고 다른 곳에서는 같은 이름은 찾을 수 없다. 취재진이 무안의 지명조사 기록이 있을 않을까 하여 무안문화원에 문의하였으나 기록을 찾지 못했고 마을을 찾아가 촌로들을 만났다. 여기서 들은 이야기가 2개다. 하나는 해수욕장이 홀태처럼 가운데가 들어가고 양쪽으로 오므라져서 그렇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청자병처럼 허리 부분이 ‘홀쭉하게’ 들어가고 끝부분이 ‘통통하게’ 다시 퍼져서 그렇다는 것이다.
취재진은 후자에 무게를 두고 지도를 검색하고 무안군이 드론으로 촬영해놓은 홀통유원지 인근 사진을 구해서 살펴보았다. 드론으로 촬영한 홀통 사진은 마치 마른오징어처럼 허리 부분이 홀쭉하고 머리 부분이 삼각형 모양새로 통통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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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홀통은 무안 망운과 해제반도 사이에 길게 뻗어 나온 작은 곶 같은 곳이다. 해수욕장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해제이고 그 너머 멀리에 지도가 보인다. 해수욕장 뒤쪽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무안군 무안공항이 있는 망운이다.
이곳 홀통해수욕장에는 10여 년 전까지 해군휴양지가 있었고 뒤편에는 천주교 휴양지가 있었으나 지금은 모두 폐쇄되었다. 홀통 앞바다에서는 숭어와 낙지가 많이 집힌다. 겨울철에는 ‘모챙이’라고 불리는 숭어 새끼들이 많이 잡혀 횟감으로 인기가 높다.
무안향교 조기석 사무국장은 “ 홀통의 지명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없지만 어려서 어른들로부터 해수욕장의 생김새가 홀쭉하고 통통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 붙여졌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홀통해수욕장에서 되돌아 나와 해제 쪽으로 1분 남짓 달리면 물암마을이 있다. 이 마을 바닷가에 ‘물바우’라 불리는 2m 남짓한 바위 하나가 서 있다. 아무리 많은 물이 들어와도 이 바위 꼭대기를 넘지는 못한다고 해서 물바우라고 부르는데 지금까지 딱 2번 넘쳤다고 한다. 한 번은 임진왜란 때이고 또 한번은 6.25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이 바위에 물이 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만약 물이 넘치면 큰 재앙이 있을 것이란 징조로 받아들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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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위 언덕 너머 도로 위쪽에는 덩실한 묘 하나가 있다. 임진왜란 때 화차(火車) 300량을 제조하여 순찰사 권율(權慄)에게 주어 행주대첩에 크게 기여했다는 망암(望庵) 변이중(邊以中) 선생의 묘이다.
변이중 선생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장성출신으로 율곡 이이(李珥)와 성혼(成渾)의 문하에서 수학했다. 1573년 식년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전라도 소모사(召募使), 조도어사(調度御使)가 되어 전공을 세우는 한편, 화차(火車) 300량을 제조하여 순찰사 권율(權慄)에게 주어, 행주대첩에 크게 기여 하였다.
1600년(선조 33) 사옹원정, 1603년 함안군수를 지내다가 1605년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 장성에 돌아가 여생을 보냈다.
변이중이 쓴 「총통화전도설(銃筒火箭圖說)」과 「화차도설(火車圖說)」에 의거하여 화차를 제조한 공로는 우리나라 과학사에 커다란 업적이다. 강항(姜沆)이 지은 묘지명과 이정귀(李庭龜)가 지은 묘갈명 등에서 변이중의 학문과 인품, 뛰어난 전략과 창의성에 대하여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사후 이조참판에 증직되었으며, 장성 봉암서원(鳳巖書院)에 제향되었다. 저서에 『망암집(望庵集)』이 있다.
변이중 선생의 묘소가 고향이 아닌 현경에 있는 것은 어머니가 함풍(咸쬈) 이씨이고 이곳이 옛날 함평 땅이어서 외가가 있는 곳 명당을 잡아 묘를 쓴 것으로 보인다.
<문화通 취재팀>
문화통 취재팀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