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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31일(화요일)

예수의 12제자를 상징하는 건축미술품따라 걷는 '섬티아고'

소악도 기점도 일원 12km걸으며 참회와 순례의 도보여행
천사대교 아래 지나 당사도 암태도 거쳐 소악도 들어가
2020. 03.18(수) 17:58확대축소
베드로의 집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야곱(야고보)이 복음을 전하려고 걸었던 길이다. 현지에서는 ’카미노 데 산티아고‘라고 하는데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의 스페인식 발음이며 ’카미노‘는 길이란 뜻이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예루살렘, 로마와 함께 세계 3대 성지 가운데 하나로 불린다. 그중 산티아고는 가장 인기가 있는 성지다. 1년에 30만 명의 순례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5천여 명이 이 길을 걷는 것으로 알려진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9세기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성 야고보의 유해가 발견되면서 만들어졌다. 오늘날 순례자들이 걷는 길은 프랑스와 스페인을 지나는 까미노 프란세스(프랑스길)이다. 피레네산맥 발치의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출발해 산티아고 데 꼼뽀스뗄라까지 808㎞나 돼 하루 20km씩 걸어도 40여 일이 걸리는 대장정이다. 여러 코스 가운데 하나인 프랜치루트는 1998년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지정돼 특히 많이 찾는다.

순례자는 크게 두 가지 부류가 있다. 하나는 종교적인 이유로 성지를 순례하는 사람들이고 또 하나는 나그네와 같은 자세로 길을 걸으며 마음을 치유하고 진정한 자신을 찾으려는 사람들이다. 특히 ‘연금술사’로 유명한 파울로 코엘료가 절망적 상황에서 고행의 순례길을 걷고 나서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고 이 책을 써서 유명해졌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12km의 거리 4시간쯤 걸려
천사대교

바로 그런 이야기를 담은 순례길이 신안군 증도면 기점도·소악도에 만들어졌다. 신안군이 아름다운 섬 가꾸기 사업으로 추진한 ‘기적의 순례길’은 지난해 11월 23일 2년여간의 사업을 마무리하고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기적의 순례길’은 베드로의 집을 시작으로 안드레아, 야보고, 요한 .필립 .바르톨로메오, 토마스, 마태오, 작은 야고보, 유다 타대오, 시몬 . 가롯 유다 등 예수의 12제자의 이름이 붙어져 있고 건축물마다 ‘건강의 집’ ‘소원의 집’ 등의 별칭이 붙어 있다.

이 사업에는 지난 2년 동안 무려 40억여 원이 투입되었으며 프랑스 작가를 비롯해 12명의 예술인들이 꼬박 1년간 머무르면서 완성한 건축미술 작품 12개가 있다. 이 건축물들은 작가들이 주민들과 함께 이 지역에서 나오는 돌과 조개껍질 등을 소재로 만들었으며 일부는 외국에서 자재를 직접 가져온 것도 있다. 12개의 작품 이외에도 주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만들어져 지역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게스트하우스는 하룻밤에 2만원이며 식사는 섬에서 나오는 각종 해물과 나물요리가 나오는 섬백반이 8천원이다. 커피나 라면도 가능하다.

압]해도 송공항과 지도 송도항에서 출발
신안군은 이 사업을 위해 국내 공공미술 조형물을 설치하는 국내 법인을 수소문해 직접 계약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순례자의 섬은 순례의 의미를 특별하게 하는 12제자와 상징물, 성경을 응용한 작품이란 점에서 기독교계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순례자의 섬으로 들어가는 길은 2가지다. 하나는 압해도 송공항에서 출발해 소악도-소기점도-대기점도로 가는 길과 지도 송도항에서 병풍도로 들어가서 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로 나오는 길이다. 송공항에서 가는 뱃시간은 70분이 소요되며 지도에서 들어가면 25분 정도 소요된다. 압해도에서는 하루에 4회, 지도에서는 5회 왕복하는데 최근 운항하는 배편이 늘어나 시간표가 변경되었다.

압해도에서 가는 배는 암태면 당사도-압해읍 매화도를 거쳐 소악도로 들어간다. 이 뱃길은 천사대교 아래를 지나기 때문에 다리 전체를 바다에서 볼 수 있으며 배의 위치에 따라 변하는 다리의 모습과 웅장함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무안군 지도면 송도항에서 가는 길은 병풍도-대기점도-소기점도-소악도로 간다.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는 병풍도는 모두 증도면에 속한다.

12개 작품마다 번호가 매겨져 있는데 대기점항에서 막내리면 1번부터 순서대로 만날 수 있고 소악도에서 내리면 역순(逆順)으로 가게 된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바닷물이 빠져야 건널 수 있는 노둣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물때를 잘 맞춰가야 하고 모랫길은 절대로 차를 가지고 가면 안 된다는 점이다. 압해도에서 들어가는 사람은 소악도에서 내려 거꾸로 감상하고 대기점도나 병풍도에서 배를 타고오면 좋다. 대기점도나 병풍도에서 내려갈 경우에는 다시 돌아가서 배를 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취재팀은 편의상 대기점 항 입구에 있는 베드로의 집부터 순례를 시작했다.

1. 건강의 집 (베드로 / 김윤환)
대기점 선착장에서 맨처음 만나는 작품이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을 연상시킨다. 멀리서 보면 등대처럼 보이는데 순례길의 시작이자 오가는 배를 기다리는 승선장으로도 활용 된다.
기도소(대기소)와 작은 종탑, 화장실까지 모두 같은 톤으로 이뤄졌으며 공공미술의 활용성을 최대한 고려했다. 샹들리에가 높게 매달려 있고 들꽃 그림들이 낮은 곳에 걸려있다. 건물 사이에 낮게 매달린 작은 종을 울리면서 순례를 시작한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순례를 시작하고 끝까지 잘 마무리하자는 의미로 ‘건강의 집’이란 이름이 붙어졌다.

2. 생각하는 집 (안드레아 / 이원석)
안드레아의 집

북촌마을 입구에 있다. 경주 바닷가에세 태어난 작가가 이 섬에 들어와서 느꼈던 인상들과 생각들을 작품에 담았다. 하루 두 번씩 열리고 닫히는 바다와 갯벌, 돌절구와 구유, 그리고 연자방아의 받침돌 등으로 가꾸어진 꽃잔디 동산, 넓은 양파밭, 바람 많은 노둣길... 바로 곁의 노송과 정자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한없이 정겹다.
작가는 흑해지방에서 태어나 러시아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순교한 안드레아를 생각하며 설계했다고 한다. 러시아정교회 건축양식을 양파에 대입해 양파 모양의 탑 형태로 제작했다. 밀물과 썰물의 변화를 해와 달이 공존하는 두 개의 공간으로 만들었으며 태양의 상징이 모자이크된 해의 공간 위로 돌절구를 깎고 다듬은 돌 종이 흔들린다.
달과 별이 모자이크된 달의 공간에는 건너 병풍도와 노둣길, 그리고 갯벌의 풍경을 구유로 만든 사각 창에 담았고 뒤편의 돌절구를 잘라 만든 둥근 창엔 기점도의 파란 하늘을 담았다. 벽돌 속에 묻혀있던 십자가는 해저에서 유물이 발굴되듯 수줍게 드러난다. 둥글고 검은 돌 평상에 앉으면 우주에서 가장 고귀한 자신을 촛대함에서 만날 수 있다.
양파 모양의 지붕 탑 위에는 순례객들의 안녕을 기원하듯 고양이 한 쌍이 멀리 노둣길을 지켜보고 있다. 그 앞에 개 한 마리가 빨간 목도리를 하고 있다. 바로 곁에는 해주오씨금해공파병풍도세거비가 있고 자전거 대여소도 있다.

3. 그리움의 집(야고보 / 김강)
야고보의 집

야산 입구에 있다. 마을길과 논길을 지나는데 여름에는 계절 따라 전혀 다른 느낌을 얻게 된다. 봄에는 초록, 가을에는 황금색 들판, 그리고 겨울에는 하얀 들판, 한여름에는 산길을 돌아 만나는 호수에서 아름다운 연꽃을 볼 수 있다.
작고 아담한 그리움의 집은 호수가 끝나는 숲 근처에 있다. 붉은 기와지붕과 분홍빛이 배어나는 흰 벽면이 인상적이다. 작은 실내에는 지친 사람들을 위한 의자가 놓여 있다. 우아한 촛대에 불을 밝히고 오랫동안 마음속에 간직한 기도를 꺼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4. 생명평화의 집(요한< Joannes/ John> 박영균) >
남촌마을 입구에 있는 ‘생명 평화의집’은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작가의 바람을 아름다운 타일아트 부조로 만들었다. 둥근 타원형으로 되어 있어 천년 전 별자리를 관찰하던 첨성대를 연상시킨다. 하늘과 땅이 소통하는 공간이다.
요한의 집

천정과 벽에 설치된 채광용 창의 스테인드글라스가 빛의 밝기에 따라 변해 색다른 느낌을 준다. 바람창 너머로 멀리 보이는 작은 무덤은 땅을 기부한 할아버지의 아내가 고이 잠든 곳으로 작가는 삶과 죽음이 멀지 않다는 것, 사는 동안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로이 살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작품 마당에 치맛자락처럼 펼쳐진 계단도 인상적인데 아트타일로 장식한 염소 한 마리가 외뿔을 하고 서 있다.

5. 행복의 집 (필립 / 장미셀, 파코)
필립의 집

노둣길 언덕에 있는 건축물로 전통적인 프랑스 남부의 양식이다. 작가는 프랑스에서 남부 툴루즈 마을의 예술촌장인데 애칭은 장미셀 후비오를 줄여서 ‘장미’ 혹은 ‘장씨’ 라고 부른다. 함께 작업한 ‘파코’는 아나키스트이자 국제 변호사 어머니를 둔 서른 살의 젊은 청년으로 혼자 음악을 켜고 춤을 추며 작업을 했다고 한다.
특히 벽돌 사이에 넣은 갯돌은 인근의 바닷가에서 한 가마니씩 주워다 쌓았는데 유려한 곡선의 지붕이 아름답다. 지붕의 바람창은 주민들이 오랫동안 사용하던 절구통을 뚫어서 활용했다. 꼭대기의 철탑에 달린 물고기 조형물은 바다와 더불어 사는 주민들의 생업을 표현한 것이다.

6. 감사의 집(바르톨로메오 /장미셀, 얄룩)
바르톨로메의 집

프랑스 출신의 유명한 공공미술 작가 장미셀과 얄룩이 공동작업으로 만든 ‘감사의 집’은 호수 위에 핀 한 송이 꽃을 연출한 것이다. 얼른 보면 커다란 호루라기를 연상시키도 한다. 작업하는 동안 저수지의 물을 모두 퍼낸 뒤 파일을 박고 디딤틀을 만들어가며 작업했기 때문에 약 8개월이나 걸렸다.
스텐 구조물과 컬러 유리의 채색으로 이뤄져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아름답다. 작품이 설치된 곳까지는 5~6m 목교를 건너야 한다. 특히 이 호수는 계절에 따라 느낌이 달라 계절을 바꿔가며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7. 인연의 집(토마스 / 김강)
토마스의 집

게스트하우스 뒤편에 있다. 앞으로는 마을의 논밭이, 뒤로는 갯벌이 펼쳐진다. 순례길을 잠시 벗어나 부드러운 능선의 풀밭에 자리하고 있다. 전체가 흰 회벽이며 왼쪽 벽에는 ‘오병이어’ 부조가, 지붕에는 십자가가 서 있다. 비대칭의 창문과 푸른색 문이 무척 인상적이다. 신비한 빛깔의 이 푸른색 안료는 모로코에서 가져왔다고 한다.
바닥에는 하늘의 별이 땅에 내려와 박힌 듯하며 바다를 등지고 선 작품의 뒷모습이 유난히 아름다워 연인들의 스몰웨딩 장소로 인기다.

8. 기쁨의 집(마태오 / 김윤환)
마테오의 집

노둣길 위에 지어진 러시아정교회 모습의 작품이다. 갯벌을 매립해 돌로 된 기단과 기초를 완성했으며 달의 기울기를 고려해 비스듬하다. 완만한 경사의 언덕에 있는데 해 질 무렵 둥근 지붕에 반사되는 황금빛 노을이 아름답다.
한가운데 금빛 원탁이 있으며 양쪽에는 서로 바라볼 수 있는 나무 의자가 놓여 있다. 황동색 둥근 지붕도 양파에서 차용한 것이며 섬살이의 힘듦과 주민들의 생활상을 존중하는 의미를 담았다.

9. 소원의 집(작은 야고보/장미셀, 롤랑)
작은 야고보의 집

프랑스 작가 장미셀과 롤앙의 작품이다. 노둣길을 건너기 전 둑방길에 있는 오두막 모양의 작품이다. 유럽의 바닷가에는 ‘어부의 기도소’가 있는데 그 기도소는 어부들의 항해와 안전을 기원하는 장소다. .
그래서 ‘소원의 집’은 기점 소악도 어부의 집이다. 어부와 바다를 상징하는 파도와 커다란 물고기를 전면 벽에 배치하여 스테인드글라스의 푸른빛을 내부로 깊숙이 끌어들였다.
밧줄과 외관에 매어 달린 녹슨 닻도 갯벌에서 수집한 것이다. 건물의 뒷면 양식은 한국의 오래된 나무 재료와 유럽의 건축양식을 배합한 것으로 흰 벽에 X 자 모양의 형태가 겹쳐져 있다. 내부는 여행자들이 잠시 몸을 누이고 쉴 수 있도록 부드러운 나무 바닥으로 만들어졌다. 외벽은 ‘기점·소악도의 돌’을 설치해 순례객들이 돌을 만지며 소망을 기원해보도록 했다.

10. 칭찬의 집 (유다 타대오의 집 / 손민아)
유다 타대오의집

진섬의 어구에 외면받던 쓰레기장을 작은 공원으로 바꾸고 작품을 설치했다. 뾰족지붕이 연달아 있고 모양이 각기 다른 창문에는 푸른 테를 둘렀다. 4개의 지붕 아래 하나의 공간으로 이뤄졌으며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의 문이 파스텔톤으로 은은하다.
건축물 안팎은 이태리산 연속 사방무늬로 타일로 제작되었다. 주변 공터에는 나무와 털머위와 해국 등 해안 식물을 심어 작은 공원 속의 건축미술 작품을 조성했다.

11. 사랑의 집(시몬 / 강영민)
시몬의 집

해변 솔숲에 있는 ‘사랑의 집’은 문이 없는 열린 공간이다. 개선문을 연상시키는 작품의 위쪽에는 작가의 유명한 캐릭터 ‘조는 하트’(Sleeping Heart)가 졸린 눈으로 여행자를 맞는다. 반쯤 감긴 눈의 ‘조는 하트’는 완성된 사랑을 의미한다. 뒤편에는 의자가 놓여 있어 바다를 넓은 바다를 보면서 쉴 수 있다. 노을이 지는 시간에 맞추면 더없이 좋을 듯.
흰 회벽과 짙은 오렌지색의 조화가 아름답고 실내·외에는 스페인 산티아고풍의 커다란 조개껍질 부조가 장식되어 있다. 바람과 파도 소리와 해질녁 노을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의자의 다리 부분 조개껍질 모양을 붙여 놓았다.
강영민 작가는 ‘ 사랑의 집’이 연인들에게는 사랑의 개선문이 되고, 사랑의 상처가 덜 아문 이들에게는 치유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12. 지혜의 집( 가롯 유다 / 손민아)
가롯 유다의 집

대기점도, 소악도, 진섬, 딴섬으로 이르는 12km의 순례길의 종착지인 딴 섬에 자리하고 있다. 모래 해변 너머로 물길이 가로막히면 서너 시간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동그란 섬 언덕에 있는 하얀 벽체와 창틀이 작은 교회가 아름답다. 프랑스의 ‘몽쉘미셀’을 떠올리게 한다.
붉은 벽돌의 요철만으로 연출된, 멋진 데칼코마니를 만날 수 있다. 아름다운 둥근 첨탑을 올려다보며 벽면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돌아보면 좋다. 특히 나선형 돌려 쌓기로 만든 종탑이 인상적이다.
작가는 “12개의 작품을 지나오는 길은 우리네 인생처럼 지치고 힘들기도 했을 것이지만 여기 ‘지혜의 집’ 종탑에서 열두 번의 종을 천천히 치면서 허공에 날려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문화통 봄호>

들어 가는길압해도 송공항 (70분 소요) 061-244-0803
송공 소악 대기점 병풍 송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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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송도항(25분 소요) 061-247-2331
송도 병풍 병풍 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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