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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2일(화요일)

<祐含칼럼> 보릿대춤, 그 신명을 위하여
2017. 09.25(월) 18:34확대축소
가을이다. 농사를 ‘중(重)하게’여겼을 때는 가을을 일컬어 결실의 계절이라고 했다. 그러나 농사를 ‘천덕꾸러기’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지금은 딱히 그렇게 부를 수 없다. 어쩌면 사람들이 놀고 즐기는 ‘축제의 계절’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올해도 9월과 10월이면 전국 곳곳에서 수많은 축제들이 열린다. 이 고장에서도 국내 대표적인 도심축제인 광주의 충장축제를 비롯하여 대한민국 국향대전, 명량대첩축제, 심청축제 등 30여개의 크고 작은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광주에서는 매주말마다 프린지페스티벌이라는 것이 열린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 걸맞게 뭔가 볼거리, 즐길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축제다. 다행히 이 축제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찾는 사람이 늘고 타 지역에서도 가족단위 관객이 찾는다는 소식이다. 사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은 소규모 축제다. 프린지(Fringe)라는 말 자체가 중심이 아니라 주변이나 가장자리를 의미한다. 유명한 프린지 페스티벌이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축제다. 현재는 세계적인 아트마켓으로 발전했지만 초창기에는 이름 없는 예술단들이 모여 변두리에서 축제를 가졌다.

이 가운데 좋은 작품들이 본부석으로 초대돼 공연을 하게 되고 일부 작품은 해외로 팔려나가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넌버벌(無言)퍼포먼스로 유명한 한국의 ‘난타’도 그렇게 하여 유명세를 탔다. 광주프린지페스티벌이 아시아를 대표하는 공연예술의 마켓으로 발전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그러나 한국의 축제들은 즐기는 축제라기보다는 스쳐가는 축제가 많다. 그냥 한번 ‘쑤욱’지나가면 끝이다. ‘갔다 왔다’고 자랑하기 위해 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다보니 축제를 만드는 사람, 출연하는 사람들만 즐겁다. 관객들은 ‘쑤욱’지나가거나 마음에 맞으면 박수나 한 번 쳐주면 그만이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축제를 통해 장사를 하려고만 든다. 축제가 끝나고 나면 어김없이 몇 명이 다녀갔고 경제창출 효과가 어떻다고 떠든다. 그러다보니 지역민이 주인이 아니라 손님이 주인이 되는 모양새다.

전라도 춤 가운데 보릿대춤이라는 것이 있다. 춤동작이 보릿대처럼 뻣뻣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한마디로 일정한 형식이 없이 흥이 나는 대로 즉흥적으로 추는 흥풀이 춤이다. 지역에 따라서 막춤이나 막대기춤, 절굿대춤, 어깨춤, 몽둥이춤, 소쿠리춤, 엉덩이춤, 손춤 등으로 부르는 허튼춤이다

주로 농악이나 탈춤이 벌어졌을 때 굿을 하거나 마을에 경사가 있을 때 그냥 흔들어대는 서민의 춤이다. 주로 굿거리나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춤을 춘다. 굿거리는 4분박 3박자이고 자진모리는 빠른 속도의 4박자로, 서양음악의 박자로 표기하면 8분의 12박자 장단이다. 그냥 흥이 나는 대로 손을 휘젓거나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춘다. 여기에 무슨 스텝이 있으며 박자가 필요할 것인가. 우리의 축제는 보릿대춤이 판을 쳐야 한다.

보릿대춤은 서예로 말하면 ‘개조심 체’나 ‘군고구마 있슴 체’이다. 한마디로 꾸밈이란 것을 털어 내버린 ‘골(骨)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해 가을들판에서 막걸리 한 사발에 취해 보릿대춤을 추던 ‘양동 아짐’이 한없이 그립다. 가슴 속 한(恨)과 설움을 꺼내어 손끝에 매달고 ‘훠이훠이’휘젓던 그 서러운 손 말이다.

지형원<문화통 발행인>

지형원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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