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의 '피에타' 경계의 마주침 전
6일~8월 14일까지 무등현대미술관
| 2017. 07.04(화) 21:37 |   |
|
‘피에타’는 미켈란젤로의 작품으로 전통적 고전의 아름다운 완전성을 최고 미학으로 강조한 이상과 자연주의의 균형을 이룬 르네상스 시대정신을 담고 있는 조각품이다. 이 정신은 마음에 품고 있는 완전한 것, 이상적인 것은 우리 마음 밖에 실재하며, 행복, 사랑, 정의, 신 등의 완전하고 이상적인 세상을 찾아 모사하는 것이었다. 즉, ‘결여의 깨달음’으로부터 죽음에 대한 어머니와 아들의 현실이 아닌 하나의 드라마틱한 관념에서 나온 삶과 죽음에 대한 이상적 구도와 완전성을 추구한 작품이다.
그러나 이이남은 ’이이남의 피에타‘를 통해 예술적 규범성과 완전성을 추구하는 전통예술을 더 이상 자리 할 수 없게 하여 예술의 지평을 확장한다. 전통 예술성을 해체하고 다시 예술을 구출하는 면에서 부정의 미학과 해체와의 동행하는 등식이다. 다시 말하면 아도르노의 말처럼, 예술은 한발 진보 하려면 자기부정과 해체를 통해 전통적 예술가치와 현실에 저항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이남의 ‘피에타‘는 긴 600년 동안 정지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새로운 경계의 마주침으로 시간의 단절을 단절시켜 작동시키고 있다. 이이남의 ‘피에타‘가 우리에게 친숙하고 편안한 세계에서 낯섦과 불편을 주는 이유는 기존의 박물화된 미켈란젤로의 안정된 조각의 규칙을 해체하기 때문이며, 비동일성의 끌림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해체의 마주침은 역사적으로 기다림과 설레임을 만들고 사유의 지평을 넓혀 왔으며, ’바로 지금‘이라는 시간을 만들어 순수한 현재를 가능하게 하고, 우리에게 과거와 미래를 연결시켜 준다. 해체의 긍정적 만남은 우리의 시간을 달라지게 하고 변화시키며, 지금 생각하는 ’미래의 현재‘인 정지된 미래가 아닌 지금과 마주칠 미래를 두근거리게 한다.
과거에 존재했던 것을 고정시켜 현재를 더듬거리는 기존 역사시선의 관계를 역전시킴으로써 과거에 존재했던 모순과 대립된 꿈의 이미지들을 수행하는 것이 현대예술의 임무이며, 끝없는 사유, 역사, 예술의 경계의 마주침이 예술의 진보이다. 그래서 ‘이이남 피에타’는 우리에게 경계의 마주침에 대해 어떤 의식과 태도를 가지고 있느냐를 물어 보며, 삶과 죽음에서 출발한 경계의 마주침에 대한 이해와 해석을 답하도록 질문하고 있다.
오픈식은 6일이며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문의: 062-223-6677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