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함칼럼> 근대건축물 조선대 본관을 미술관으로
| 2016. 03.16(수) 12:3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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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전당 착공 당시부터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관객 유입 대책을 촉구했다. 도심의 문화발전소는 미술관이나 박물관이고 미술관이 더 이상 권력과 부를 상징하는 ‘장식물’이 아니라 ‘권력’그 자체, 경제파워의 중심으로 부상했다는 이야기도 전했다.
그러나 종합계획이 수립되기도 전에 국제설계 공모가 진행됐다. 무엇을 담을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는 판에 건물부터 짓고 보자는 창아리(?)없는 짓을 감행했다. 지금의 결과는 예상된 것이었다.
문화전당 文化受電所로 전락
그렇다고 지금 원인이나 따져 왈가불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녀가 불구로 태어났더라도 잘 키워 사람노릇하며 살도록 해야 할 책임이 부모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 비판이 능사도 아니다. 지역의 원로 언론인에 의해 시작된 오스트리아 린츠 아르스 일렉트로니카 축제처럼 지역을 살릴 묘수를 우리가 찾아내야 한다.
필자는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런던 여행의 필수코스가 된 영국 데이트 모던미술관과 버려진 기차역을 개조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만든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 그리고 증기선을 만들던 조선소 자리에 음악과 공연, 디자인, 전시, 바, 재즈클럽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인 스위스 취리히의 쉬프바우의 사례를 들어 광주시에 엉뚱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아시아문화전당과 가까운 조선대학교 본관을 미술관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조선대 본관 건물은 1947년에 착공해 1954년 준공된 근대건축물이다. 2004년 문화재청으로부터 근대건축 유산으로 지정받았다. 훗날 본관 좌우편에 대칭형으로 지은 건물까지 합해 건평만 1만3천 평에 이르는 매머드 건축물이다. 특히 층고(層高)가 5.4m나 돼 미술관으로서 안성맞춤이다. 광주시민들은 무심코 스치고 있지만 외국인들은 야광조명이 설치된 건축물을 보면서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현재 본관 1층에는 김보현-실비아월드 미술관이 있다. 추상표현주의의 대가로 불리는 김보현 선생과 부인 실비아 올드가 378점을 기증해 지난 20011년 역사적인 김보현 실비아 올드 미술관이 개관된 것이다. 두 사람의 예술가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예술은 영원히 살아남아 있다.
평생 그림을 그려온 원로작가들의 가장 큰 고민은 그림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래서 8층 높이에 360여개의 방을 갖춘 조선대학교 본관을 기증미술관으로 리모델링해 아시아의 대표 작가들에게 한 칸 씩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여기에 꾸준히 작품구입 예산을 편성해 따로‘명작관’ 같은 것을 곁들인다면 금상첨화다.
아시아 대표작가들에 전시관 1칸씩 제공
루브루,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박물관으로 꼽히는 에르미타주박물관은 겨울궁전이었던 본관과 4개의 부속건물을 합해 1,020개의 방이 있다. 본관에만 460개가 있다. 소장품도 300만점에 이르러 방마다 진귀한 예술품들이 가득하다. 이 미술관은 1764년부터 여제 예카테리나 2세가 미술품을 수집. 자신의 전용미술관으로 사용했다. 그가 수집한 미술품만 2,000여점에 이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피카소, 고갱, 고흐, 르느와르 등의 명화가 즐비하다.
특히 렘브란트와 루벤스의 작품은 숫자나 작품 수준에서 최고를 자랑한다. 본관인 겨울궁전은 제정러시아를 상징하는 바로크양식 궁정 건축의 화려함을 자랑하고 지하 보물실에는 제정러시아 황실의 보석과 왕관 등도 전시되어 있다. 페테르부르크 관광의 1순위다. 혹자는 세계적인 미술품이 없는 미술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광주비엔날레를 없애서라도’매년 미술품을 구입하고 동양 최고의 유명작가들에게 ‘아시아문화중심도시’광주에 미술관 한 칸씩을 제공하겠다고 설득한다면 전혀 엉뚱한 일도 아니다.
물론 광주시와 조선대학교의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리모델링 예산 문제는 문화전당 살리기 차원에서 문화관광부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 된다. 민선 6기에 이것만이라도 하나 해결해 광주가 그야말로 문화중심도시가 된다면 훗날 성공적 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겠는가.
지형원<문화통 발행인>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