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그랬어요’
현직교사가 말하는 '자녀들의 속엣 말'
| 2011. 08.07(일) 00:1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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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외로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오랜 시간을 홀로 산에서 보내며 남의 양을 돌보던 소년은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서 그랬을 수도 있다. 마을사람들이 한번이라도 소년의 등을 다독거려주거나 따스한 말 한마디 건네주지 못했을까.
중·고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며 아이들의 멘토 구실을 해온 문경보(45. 대광고) 교사가 ‘외로워서 그랬어요’를 출간했다. 샨티·1만3000원
이 책은 지은이가 학생들과 만나 이들의 고민을 듣고 상담한 스물아홉편의 이야기를 묶었다. 이 시대의 아이들은 입시지옥 속에서 누구에게도 하소연 할 수 없는 닫힌 공간에 살고 있다. 외로움, 억울함, 좌절, 분노, 공포, 죄책감 등 온갖 감정이 뒤엉켰다.
책 속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생생하다. 그래서 읽기가 몹시 괴롭다. 내 아이가 이랬구나 하는 깨침, 아니면 부모로서 내가 이랬구나 하는 후회, 그것도 아니면 나와 내 아이의 관계가 이랬구나 하는 통절함이 가슴을 치게 만든다.
문 교사가 밤늦게 귀가하다가 눈물 범벅인 고 3학생을 만났다. 자신의 대학 합격소식을 친한 친구한테 문자를 보냈더니 그 친구가 “넌 참 좋겠다.”고 답신을 보낸 뒤 자살했더란다. “네 탓이 아니야”라고 했지만 위로가 못 됐다. 그래서 문교사는 그날이후 이렇게 말했다.
“힘들었구나, 참 많이 힘들었구나. 외로웠구나, 참 많이 외로웠구나. 무서웠구나, 참 많이 무서웠구나. 억울했구나, 참 많이 억울했구나.”
아이들의 분노를 들어주자는 얘기다. 이 시대의 부모들, 특히 자녀와의 대화가 잘 도지 않는 부모들이 꼭 한번 읽어볼만한 책이다.
김 연 기자 mtong@mtong.kr 김 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