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옥헌(鳴玉軒: 담양)
| 2009. 07.08(수) 10:33 |   |
|
조선 중기의 오희도(吳希道:1583~1623)가 광해군 시절 어지러운 세상을 떠나 '망재(亡齋)' 라는 작은 집을 짓고 자연을 벗 삼아 살던 곳에 그의 아들 오이정(1574∼1615)이 명옥헌을 지어 아버지를 기렸다. 1980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 44호로 지정되었다.
명옥헌은 정면 3칸, 측면 2칸이고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얹었다. 정자는 약간 구릉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앞뒤에 남북 40m, 안팎 동서 20m 가량의 네모난 연못을 만들고 주위에 배롱나무와 적송 등을 심었다. 네모난 연못을 만든 것은 당시 세상을 네모라고 생각해서다. 명옥헌이라는 이름은 물 흐르는 소리가 옥이 부딪히는 것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 옆 바위에는 송시열(宋時烈)이 쓴 '명옥헌 계유(鳴玉軒 癸酉)'라는 글이 쓰여 있다. 또 건물에는 ‘삼고(三顧)’라는 편액이 걸려 있는데 ‘삼고’의 뜻은 인조가 반정 직전 뜻을 모으기 위해 전국을 돌 때 후산마을에 사는 오희도를 세 번 방문했기 때문인데 이는 유비가 제갈공명을 세 번 찾아 간데서 유래한다.
명옥헌은 ‘장계정’이라고도 불리우고 있는데, 이는 명곡 오희도의 아들 오이정의 호가 장계(藏溪)인 것에서 붙여진 것이다.
명옥헌 뒤에는 지역의 이름난 선비들을 제사지냈던 도장사(道藏祠)의 터가 남아 있다. 도장사는 1825년에 창건되고 1868년에 철폐되었다. 마을입구에는 인조대왕 계마행(仁祖大王 繫馬行)이라 불리는 후산리 은행나무가 있다. 수령 300년의 이 나무는 인조가 오희도를 찾아 왔을 때 타고 온 말을 매어 둔 곳이라 해서 이름 지어졌고 현재 전남도 문화재 제45호로 지정됐다.
담양 후산리 명옥헌은 소쇄원과 더불어 조선시대 중엽의 정원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