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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2일(토요일)

정명희 '빨간 우체통'
2022. 03.14(월) 10:44확대축소
우리 동네엔
빨간 우체통이 하나 있어.

-날마다 한 번씩
집배원 아저씨가 오시지.

-집배원 아저씨가
이 동네엔 안 와도 되겠네 할까 봐
나는 날마다
한 번 편지를 써 넣지.

-빨간 우체통과
빨간 오토바이 소리
하루 한 번 달려오는
아저씨가 좋아서.


<해설>
영어의 가장 긴 단어는 ‘뜬구름같이 여기기’(floccinaucinihilipilification)다. 우리 말로는 단 두글자 ‘허망’이나, 온 정성에도 뜻을 이루지 못해 텅 빈 허공을 바라본다면, 결코 짧지 않은 단어다. 요즈음 편지는 문자 편지다. 휴대전화 글자판을 누르거나 음성도 된다. 빠르기도 역시 빛의 속도다. 하지만 쓰기 전 생각하고, 쓰며 생각하고, 보내고도 생각하는 손편지와 문자 편지를 어찌 편리성과 속도로 비교할 수 있을까? 더하여 집배원 아저씨까지 생각하는 정명희 시인의 편지는 원초적 인간애이니, 이쯤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때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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