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말하는‘아름다운 역설’
서양화가 전중관 작품전
18일~28일 양림미술관, 10월 2일~8일 서울가나센터
| 2019. 09.16(월) 10: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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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중관의 그림은 제목부터가 철학적이다. 그렇다고 어려운 철학을 말하거나 강요하지 않는다. 평생을 그림으로 먹고살지도 않았다, 그림 밖에서 그림을 보면서 ‘왜 그림을 저렇게 밖에 그릴 수 없는가?’에 대해 오랫동안 깊은 고민과 번민을 거듭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가 그리는 그림들은 기존의 그림들과 사뭇 다르다. ‘민중’이라는 이름으로도 포장할 수 없는 ‘진실’과 ‘진실한 삶’에 대한 끝없는 성찰의 결과물일 것이다. 그런 사람이 어디 전중관 작가 뿐이겠는가마는 전중관은 그림으로 부조리한 것들, 그리고 잘못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예리한 비판을 마다하지 않는다.
전중관은 유년시절부터 그림에 대한 꿈을 가졌다고 한다. 그 꿈을 뒤늦게 , 다른 방법으로 이뤄낸 입지전적 화가라고 볼 수 있다. 평생을 그림을 그려도 누군가에게 떨림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슬픈 일이다. 전중관은 세상의 정면에서 바라보지 않고 바깥에서 배회하면서 들여다보고 있지만 정확히 핵심을 들춰내 이야기 하고 뜨겁지 않는 모닥불처럼 사람들이 모여들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마냥 즐겁다. 현실은 괴로울 수 있으나 현실을 다른 방법으로 담아내는 그림은 즐겁다, 아마 그의 화폭은 놀이터이고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즐거운 놀이라는 느낌이다. 그림자체가 ‘세상을 살짝 베틀어서 보여주기’ 때문에 경쾌하고 카타르시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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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채도 부드럽다. 수성안료가 주는 부드러움과 평온함, 거기에 서로 잘 섞이는 성질을 가진 아크릴의 장점을 한껏 발휘해 보여주는 화면은 지극히 진솔하다. 굳이 예쁘게 그리려고 하지도 않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고쳐 그리는 흔적도 보인다. 전시작인 바지가랑이 사이로 세상을 바라보는 ‘거꾸로 보는 세상’처럼 그림의 주제도, 기법도, 색채도 자신의 의지에 따라 교묘하게 배합해내는 내공을 지녔다.
더러 거의 그림을 풍자적인 것만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으나 그렇지 않다. 풍자를 넘어선 휴머니티, 익숙한 것들과의 격별을 통해 늘 새로운 이야기를 하고 싶은 전중관 작가의 ‘오래된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전시회라고 할 수 있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