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명화’로 빛나는 정읍
한국미술대표작가 49명의 작품재조명
4월 20일까지 정읍시립미술관
| 2019. 02.07(목) 13:3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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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의 ‘소금장수’ 김환기의 ‘산월’ 이중섭의 ‘사슴과 두 어린이’ 등 미술교과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진귀한 작품들을 정읍시립미술관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
지난 1월 24일 개막한 ‘100년의 기다림-한국근현대명화전’에는 조선이 서양미술을 수용하기 시작한 1900년대 초부터 최근까지 100여 년의 시간을 49명 작가의 유화 한국화 조각 미디어아트를 통해 조망하는 전시회다.
대한제국의 패망과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이땅의 미술가들은 이후 전쟁과 민주항쟁 등 격동의 시기를 온몸으로 맞으며 시대의 아픔과 혼돈을 예술혼으로 꽃피웠기에 이번 전시회가 더욱 귀하고 값지다/.
이번 전시회는 3부로 나눠 개최된다. 1부는 미술사적으로 가치가 뚜렷한 한국미술 걸작들을 모았다. 2부에서는 전통적인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계승함으로써 한국화의 다양한 결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집대성됐다. 마지막 3부에서는 다채로운 표현기법과 진일보한 방법론을 모색한 혁신적인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작가들의 면면 또한 화려하다. 한국적 추상을 개척한 거장 김환기, 조선 최초의 여성화가로 시대를 앞서갔던 신여성 나혜석, 거칠고 풋풋한 질감으로 겨레의 정서를 진솔하게 표현한 박수근, 전설이 된 비운의 화가 이중섭 등 작가들마다 개성이 뚜렷하다. 제작연대로는 나혜석의 1929년 작 ‘녹동 풍경’이 가장 앞선 시기의 것이다.
또 대구 지역을 무대로 활동했던 천재화가 이인성, 정물화로 이름을 떨친 도상봉, 한국의 산(山)을 명징하고 격조 높은 추상으로 표현한 유영국, 인상파적인 화풍으로 널리 사랑받은 오지호, 장욱진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와 함께 권옥연 구본웅 김흥수 남관 박고석 변종하 윤중식 이대원 이성자 임직순 정규 최영림 하인두 한묵 등 기라성 같은 작가들의 대표작이 선별됐다.
한국화 부문에서도 구한말 최후의 어진(御眞)화가였던 김은호, ‘바보산수’, ‘청록산수’로 한국 산수의 변혁을 꾀한 김기창, 강렬한 오방색으로 가장 한국적인 회화를 구축한 박생광, 전통산수의 맥을 이어간 변관식과 이상범의 작품이 내걸렸다. 뿐만 아니라 백색의 종이작업으로 한국적 추상의 새 지평을 개척한 권영우, 차원 높은 문자추상과 ‘군상’작업을 선보인 이응노의 회화가 여러 점 곁들여졌다.
이와 함께 한국 현대조각의 개척자인 권진규, 우리 조각의 우수성을 유럽에 알린 문신, 미디어아트의 아버지 백남준, 목판화의 칼칼한 칼맛이 살아있는 오윤의 대표작도 전시중이다.
한국미술의 명작들의 모아 10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귀한 전시회가 서울이나 대도시가 아닌 지역에서 열린 데는 오랫동안 작품을 수집하고 보존해온 가나문화재단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한다.
정읍시립미술관측은 전시연계 체험프로그램으로 ‘내가 만드는 명화’, ‘함께 만드는 명화’를 진행한다, 전시는 오는 4월20일까지 무료로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한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