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판화전 '무유등등'
나무아트 기획 한국현대목판화 프로젝트 첫번째 초대전
5일~21일까지 서울 인사동 나무아트갤러리
| 2018. 09.04(화) 10:1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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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 무유등등’으로 기획전 이번 작품전에는 80년대~90년대 사이에 제작된 130여점의 목판화 가운데 대표작 40점을 선보인다.
무유등등(無有等等)은 반야심경의 '무등등(無等等)'에 나오는 말로 '부처님은 세간의 모든 중생과 같지 않으므로 무등한 것이요', '무등등'은 '부처님이 가장 높은 자리에 있어서 견줄 이가 없다'는 뜻으로 '무유등등'은 부처 아래 있는 모든 만인은 평등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진호는 1980년대 ‘광주목판화 연구회’와 ‘광주전남 미술인 공동체’를 중심으로 미술운동을 펼친 작가이자 미술운동가로 작품활동 초기에 목판화를 중점적으로 발표하며 활동했다. 특히 80년 광주를 겪으면서 <오월의 소리>를 시작으로 10여 년간 일백 수집여점의 목판화를 제작했다.
당시의 팡화운동은 80년대 미술의 중요한 축이었으며 당시 광주미술, 특히 저항미술의 수단으로 크게 작용했으며 이는 80년대와 한국현대목판화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간직하게 된다.
조진호 목판화의 특성은 형식과 내용에서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일차적으로는 1980년 목판화를 시작기에는 형식적 모색과 실험적 시기로 80년 광주를 소재의 작업이다. 다색과 단색을 아우르며 일러스트적인 편화와 밑그림에 충실한 각법 등으로 칼맛과 프린팅의 깔끔한 어울림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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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월시 판화집'으로 타 장르인 시인들과 연대하고 출판미디어를 활용한 1983~1984년의 표현주의적 수법이 독특한 삽화로 기능한 시기다. <오월시 판화> 연작과 함께 <잡풀베기> 연작, 공포, 불안, 분노, 그리고 남도 민중의 거칠고 뜨거운 생명성, 소박한 이웃에의 애정과 서정성… 등이 함께 게재된 시인들의 시어들과 함께 직접적인 판각법으로 형상화되어 있다.
세 번째는 1985년 이후부터 90년까지 전개되는 재현적 양식으로 풀어낸, 이웃과 서민들의 삶과 향토적 정서가 단정하게 드러난 작업들이다. 꼼꼼한 사실적 밑그림, 주로 세모칼의 운용에 의한 섬세한 판각, 오랜 시간 공들인 묘사에 등장하는 이웃들은 주로 주변부 시골 노인이나, 어머니, 고향 등의 소재가 주가 된다.
마지막으로 86년부터 90년까지의 호방하고도 굵은 필획이 선각으로 두드러지는 풍경이 있다. 이른바 '무유등등' 연작이다. 남도의 한을 넉넉하게 풀어주고 해원시켜주는 어머니 품과 같은 무등산의 장엄함과 생명성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시선이 녹아 있는 장면들이다. 또한 80년 광주를 회고하면서도 생명에 대한 능동적인 여유가 느껴지는 90년대의 이 대작 목판화에서의 서정성은 자기 양식화에 성공한, 무르익은 목판화 기량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조진호는 판화작업을 멈추고 본격적인 회화작업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는 90년대 들어 시대상과 미술문화의 흐름이 바뀌고, 문민정부의 등장과 함께 80년대식의 목판화운동이 전국적으로 줄어드는데도 원인이 있다.
이번 판화전을 기획하고 작품평을 쓴 김진하는 “ 조진호는 80년대 군사독재의 불의한 힘에 대한 격렬하되 "따뜻한 저항"으로 일관하면서 이웃, 서민들 삶에서의 비애까지를 따뜻하게 아우르는 시선으로 비판적 형상성을 견인했다. 광주를 모티프로 비극적 서사의 바탕에서, 좀 더 애잔한 시선으로 이웃에의 애정을 덧붙였다.” 면서 “ 저항적 운동가였지만 미술과 운동 이전, 사람 냄새 나는 부드러운 성격과 감성을 지님으로써 해원의 넉넉함으로 서로를 위무하고 있다.”고 썼다.
한편 조진호 작가는 전남 광양출신으로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지금까지 14회의 개인전을 가졌으며 광주시전과 무등미술대전 심사 및 운영위원을 지냈으며 대전 정부기록물 보관 조형물 심의위원 , 광주미술상 사무총장, 광주전남 미술인공동체 초대회장, 광주전남 수채화협회 초대회장을 역임했으며 최근 4년동안 광주시립미술관장으로 일했다. 제 1회 대동미술상 본상, 2012년 오월 머머니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미협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