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미소 가득한 서양화가 이형우작품전
21일~27일 예술의 거리 무등갤러리
| 2014. 08.25(월) 17: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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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광주 일곡 갤러리에서 가진 13번째 작품전 이후 1년여 만에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세상이야기가 참으로 많이 더해졌다. ‘세상은 어쩔 땐 오갑지졸이야’ ‘놀이는 항상 난장판’ ‘부르투스를 미워하지마’ 등 다소 익살스러우면서도 해학이 넘치는 신작들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는 사람들이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이해와 공감의 웃음이다. 이형우 작가는 쉬운 말로 악수를 건낸다. 하고 싶은 말에 스토리를 덧잎혀 그림으로 그려놓았다.
‘봄꽃의 찰나를 삼복 날이 되어서야 알게 되더라’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다소 철학적이다. “봄날 꽃이 그토록 몸부림쳤음에도 정작 봄날에는 우리는 몰랐다. 아니…화려한 날 화려함을 몰랐고 세월 앞에 속수무책으로 육신이 늙어가면서 비로소 청춘의 고귀함을 알아차리듯이 말이다.”라고 얘기한다. 즉, 봄꽃의 화려함을 그때 몰랐듯이 인간들도 백년도 못살면서 천년을 계획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작가는 비웃거나 분노하지 않고 차라리 '피식; 웃을 수 있는 위로를 전한다. 이형우 작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껄껄껄’ 웃기 보다는 ‘피식’ 하기 마련이다. 그냥 조용하게 웃음이 번지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형우의 그림은 웅변이 아닌 차리리 속삭임이다. 각자 자기가 살아온 방식으로 강요하는 어른들의 명령이 아니라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속삭임이다.
실제로 작가는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 사람들의 속내를 닭, 개, 고양이, 소, 부엉이, 박쥐, 자동차, 비행기 등등의 이야깃거리로 표현하고 싶었다.” 말한다. '행복에는 다다익선이 전부가 아냐‘는 지나친 풍요로움이 결코 행복일 수 없다는 평소의 생각을 털어놓은 것이며 ’괜찮아요‘는 용서할 줄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용서를 배우라고 말하는 것 같다. 또 ’내 이럴줄 알았어‘ 등의 작품은 동물사회의 이야기를 인간의 삶에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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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 소재인 수탉은 요즘 광주사회를 시끄럽게 한 어느 작가의 닭과는 크게 다르다. 목청을 높이며 희망을 이야기하고 건강한 내일을 향해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슬픔 같은 것은 멀리 떨쳐보이고 재미잇게 웃자고 손을 내민다.
이형우씨는 홍익대와 동 대학원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지난 1997년 광주로 내려와 전업작가로 살고 있다. 광주로 오던 그해 작업실 위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많은 작품들이 물에 젖었고 그 자신의 삶도 수렁에 빠지게 되는데 운주사 와불의 전설 속 닭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첫 닭울음소리에 와불이 일어섰던 것처럼 그 자신도 닭울음 소리로 인해 깨어난 것이다. 그의 그림들이 다소 ‘선문선답’ 형식을 빌고 있는 것도 불교와 무관치 않다.
그에게 닭은 무엇일까. 때로는 한없이 교만하기도 하지만 “함께 일어서자” 고 독려하는 응원자이고 분명히 새벽이 오고 있음을 온몸으로 전해주는 희망의 전령사“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신한 닭과 고양이. 부엉이, 제비, 황소 등 여러 동물들이 인간의 입을 빌어 뭔가를 말하고 있다.
문의: 010-8625-0096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