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중서예대상 수상 기념 학정 이돈흥 서전
24일~30일까지 서울백악미술관
| 2014. 04.21(월) 11:0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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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중서예상은 서예가 일중(一中) 김충현(金忠賢,1921~2006) 선생의 업적과 예술정신을 기리기 위해 사단법인 일중선생기념사업회가 각계의 추천을 받아 선정하는 상으로 한국서단에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제 3회 수상자 이돈흥씨는 ‘국제서예가협회장’,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겸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주중국한국문화원초대전(2007), 서예삼협파주대전(한길출판사 초대 2011) 등에서 품격 높고 독창적인 서예세계를 열어가는 작가로 한국서단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초대전에는 ‘방회천지외(方懷天地外)’‘ 불사주야(不舍晝夜)’ ‘ 사정송별(謝亭送別) 등 근작 60여점을 선보인다.
이돈흥 씨는 전시회 서문을 통해 “50년 필장(筆杖)을 짚은 결과가 ‘방회천지외(方懷天地外. 천지밖으로 회포를 푼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주야로 그치지 않은 서법의 강에 회포를 풀어보고자 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학정 이돈흥은 담양출신으로 송곡(松谷) 안규동(安圭東) 문하에서 서법을 익히고 아산(雅山) 조방원(趙邦元) 문하에서 문인화를 배우고 석촌(石村) 윤정복(尹丁鍑)으로부터 사서삼경의 깊은 뜻을 전수받았다. 그래도 부족하여 선배들의 서실을 오가고 중국 각지의 갑골(胛骨)과 비첩(碑帖)을 익혔다. 그리하여 한없이 자유롭되 결코 고법을 떠나지 않은 이른바 학정체(鶴亭體)를 창신했다. 학정체는 육조체의 근간위에 금석문을 접목한 행초의 근간이 되는 서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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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정 이돈흥의 서예술 특질은 견고함과 단아(端雅)함에 있다. 또한 일필(一筆)의 리듬감에서 오는 낭만적인 품격과 질탕한 아름다움도 빠뜨릴 수 는 특질이다. 학정의 서예술이 지극히 자유분방하되 견고·단아의 품격을 잃지 않고 있는 것은 ‘수(守) 파(破) 리(離)’라는 예술에 대한 확고한 철학 때문이다.
학정 이돈흥은 서예술이 기교가 아니라 조형성을 충분히 갖춰야 하는 심화(心畵)라는 사실에 동의한다. 그리고 시중화(詩中畵), 화중시(畵中詩)의 미학을 실천하고 있다. 이는 그가 오늘날 이룩한 서예가로서의 성과가 단순히 글씨를 잘 쓰는데 있지 않고 글씨와 그림과 그것의 바탕이 되는 시문학까지를 깊이 섭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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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정 서예술의 숨겨진 멋은 붓이 획의 가운데를 지나는 중봉 운필기법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때문에 학정의 획에는 입체감 살아 있다. 마애각경이나 진대각석을 보는 듯하다.
학정 이돈흥은 서예5체를 두루 섭렵했지만 그 가운데서도 유달리 행초(行草)를 좋아한다. 이는 행초가 의도적이지 않고 순수한 그 대로를 표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행초는 자유분방한 필세와 다양한 변화, 종횡으로 질탕한 운미와 품격이 특징이다. 중국의 유명서예가 유정성(劉正成)은 이러한 학정의 행초에 대해 “선기가 넘치는데 구속은 없다. 강함과 유함, 철학과 시심의 융합되어 천진난만함과 유머스러함, 풍류와 호방스러움을 더한다.”고 평하고 있다.
학정은 거칠고 투박하지만 깊은 맛을 표현하기 위해 장닭털 붓으로 글씨를 쓰기도 한다. 꼿꼿한 장닭털 붓으로 행서나 초서를 쓰는 모습을 보면 퍼포먼스를 하는 듯한 느낌을 갖는다. 힘과 리듬, 의식과 상상을 한데 집중하여 손가락 가는대로 글씨를 쓰는 것이다. 학정이라는 호도 붓끝을 세우고 글씨를 쓰는 모습이 학이 노니는 정자와 같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학정의 서예술은 60대로 접어들면서 필선에 살이 오르고 리듬감이 더해지면서 작의와 운필의 조형적인 하모니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문의: 062-222-4155.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