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작가' 김창열 대표작 한자리에
21일부터 5월 6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
대한민국 명품전 '김창열' 전
| 2014. 02.18(화) 22:5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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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은 1958년 현대미협의 창립회원으로 활동하며 1960년대 중반까지 엥포르멜 운동을 전개했다. 그는 한국전쟁에 의한 파괴와 참극을 겪으면서 시대의 폭력에 의한 좌절과 절망감을 비정형 회화로 표현했다. 어두운 색채로 화면을 가로지르며 물감의 흔적을 두텁게 보여준 <제사>(1964), <제사>(1965) 등의 당시 작품은 죽은 육신과 총알의 흔적 등 한국전쟁의 상흔을 담았고 일종의 넋을 달래는 제사의식이었다.
1970년초 김창열의 작품에는 명확하게 정리된 선과 형상 그리고 밝은 색채 등 작품세계의 변화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물이 중요한 주제로 등장한다. 물은 그에게 이전의 암담함, 어두운 터널 같은 상황을 지난 승화의 상징물이었다. <제전>(1970) 이후 그는 점차 물방울의 이미지에 가까워지는 <현상>(1971) 연작을 제작했다. 1972년 파리에서 가장 권위 있는 초대전으로 정평이 나 있던 살롱드메에 깜깜한 밤하늘에 생명수처럼 반짝이는 한 방울의 물방울인 <밤>(1972)의 출품이후 1973년 파리의 첫 개인전에서 김창열은 마포에 무리지어 있는 물방울을 그리면서 그의 ‘물방울’과 함께한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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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열이 그린 물방울에는 빛을 받은 흰색의 점, 반사광과 맑고 투명하게 보이는 그림자가 있다. 화면 위에 수정처럼 영롱하게 반짝이는 그의 물방울은 현실의 물방울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물방울의 이미지 또는 상징적 또는 관념적인 투명하고 깨끗한 아침이슬 같은 물방울이다.
김창열의 작품은 바탕 화면과의 관계 속에도 변화를 보여주었다. 처음에는 바탕을 칠하지 않은 거친 마대의 표면을 사용하여 화면의 위쪽이나 모서리, 또는 화면 전체에 물방울들을 가득 메우기도 했고 거칠거칠한 모래의 화면이나 물방울과 한자를 병치하거나 검정 먹의 천자문으로 겹겹이 뒤덮인 표면 등에 물방울을 그렸다. 영롱하게 빛나는 물방울과 이런 대조적인 화면은 그가 그린 물방울을 더욱 맑고 투명하게 보이게 했다. 김창열의 물방울은 전쟁의 망자를 위한 진혼곡이면서 또 다른 탄생을 위한 정화였으며, 그의 작품에는 일루젼과 실재, 과거의 나와 원초적 순수함을 갈망하는 현재의 자신, 긴장감과 신선함 등이 한 화면 안에 결합하여 나타났다.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초기 작품부터 ‘물방울’이 탄생하기 시작한 작품 그리고 ‘물방울’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신의 조형세계를 확장시켜 온 작품과 최근작까지 김창열의 대표 작품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는 회회 43점, 설치 3점 등 46점이 출품되었는데 전시를 위해 국립현대미술관 , 갤러리현대, 아트센터나비, 개인소장가들로부터 협조를 얻어 이뤄졌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