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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14일(금요일)

스타작가 배준성의 화려한 귀향전

11일~20일까지 예술의 거리 데미화랑
2013. 06.10(월) 14:36확대축소
회화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여 늘 새로운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양화가 배준성씨가 6월 11일~20일까지 광주 데미화랑(대표 장상열)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그는 광주출신이면서 일찍이 고향을 떠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움직이는 정물’다중화면의 ‘렌티큘러’작업으로 유럽에서 먼저 인정받은 한국의 스타작가다. 고향에서의 첫 귀향전에는 출세작인 ‘렌티큘러’ 작품을 비롯해 ‘화가의 옷’ 시리즈 20여점을 선보인다.

비닐작품 대표작 ‘화가의 옷’은 2005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4,600만원에 팔렸고 2006년 4월 뉴욕경매에서는 3,500만원에 팔렸다. 2006년 새로 선보인 렌티큘러 회화는 영국 런던 프리즈 아트페어에서 40여점이나 팔렸다. 특히 파리 전시회에는 루이뷔통 그룹 회장이 그의 그림을 구매해 화제가 되었고 영국의 유명 갤러리 사치갤러리에서는 그를 ‘Korean eye’로 선정하고 한국의 대표작가로 평가하기도 했다.

“세상에 없는 그림을 그리고 만들고 싶었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전라도말로 조금 ‘삐딱한 그림’을 생각했습니다.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해 자유로운 영혼을 담아내는 그림 말 입니다.”
배준성은 이런 그림을 찾기 위해 대학시절 공모전 같은 데는 기웃거리지도 않고 늘 ‘생각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고 한다. 벽에 걸린 정물화나 정물화 속의 정물을 보면서도 정물이 아니라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벽에 걸려 있을 때는 정물화이지만 이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이미 정물이 아닌 움직이는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


‘들춰보는 그림’으로 유럽에서 인정받은 스타작가

그래서 그는 그림 위에 비닐을 씌우고 그 비닐 위에 여러 겹의 그림을 그려 들춰가며 감상하도록 한다든지, 욕실의 습기를 지우고 그 자리에 아름다운 여인이나 숲속의 유적, 책장속의 책, 북유럽의 정물화에서 나오는 화병이나 정물 등이 ‘숨은 그림 찾기’처럼 존재하는 그림을 선보였다.

그의 그림에는 세계 유명 미술관의 전시작품이나 관람객들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서양명화와 낯익은 풍경들이 교차한다. 또 정원의 돌계단, 야유회가 열리는 풀밭, 야외 수영장에 서 있는 전라의 남녀 모습 등을 굴절, 왜곡시키고 재조합하여 이중적이고 다중적인 화면을 연출한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공책에 만화도 그리고 만화로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그림보다 공부를 하기를 원했습니다. 내향적인 성격인 나는 그림 그리는 일처럼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하다가 번역사를 꿈꾸게 되었습니다. 번역 일을 하면 다른 사람들 속에서 부대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머니가 재능을 아깝게 여겨

배준성은 그래서 영문과 진학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님이 손을 붙잡고 서울 홍대 앞에 있는 어떤 화실로 안내했다. 홍익대 조각과에 재학 중이던 전광호 선생 화실이었다. 전 선생이 그림을 그려보라고 해서 데생을 그렸다. 크게 칭찬해주었다. 그날부터 부모님의 허락을 받아 그림공부에 매달렸고 서울대학교 서양화과에 진학하게 되었다. 오늘의 화가 배준성을 있게 한 것은 어머니인 셈이다. 배준성은 그날 이후 전광호 선생을 존경하는 스승이자 마음이 통하는 친구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대학시절 그리 빛을 보지 못했다. 공모전 같은 데는 기웃거리지도 않고 간간히 그룹전이나 출품하면서 지냈다. 스물아홉 살 때 퐁피두센터 사진부장이 한국에 왔다가 그룹전에 걸린 작품을 보고 작업실을 방문했다. 이런 인연으로 2002~2003년 프랑스에서 레지던시로 활동하게 되었고 프랑스 개인전도 이뤄졌다. 배준성의 재능을 유럽에서 먼저 알아봐준 것이다.
이후 런던 프리즈를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 등 해외 아트페어에서 인기를 독차지한 한국의 스타미술가가 되었다. 해마다 2,3회씩 해외전시회에 초대되었다. 렌티큘러 작업으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정물은 움직이는 것이다, 하나가 아닌 두 개다”

그의 출세작인 렌티큘러 작업은 초등학교 때의 기억에서 떠올린 것이다. 당시 글씨를 잘 써서 서기부장을 지냈던 그는 앞쪽은 책받침이고 뒤쪽은 스마일 표정이 생겼던 책받침이 생각났다. 수소문 끝에 책받침을 만드는 회사를 찾아내 비밀작업의 과정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말마따나 늘 ‘삐딱한 것’을 생각하는 그는 누드작품에 서양명화의 의상을 입히는 실험을 하게 된다. 이는 그가 서양화를 전공한 화가로서 동양과 서양의 접목으로 여긴 것이다.
그의 그림에 대한 생각은 모든 그림은 정물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며 또한 그림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라고 생각한다. 즉, 원작을 재해석하는 작가와 이를 감상하는 관람자의 ‘상호성’을 주목한 것이다. 그의 작업은 원래 ‘들추기’가 아니라 ‘덮기’ 였다. 그런데 전시회 관람자들이 비닐을 들춰보면서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렌티큘러 작업으로 진일보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은 처음부터 ‘삐딱’하다. 초기에 해당하는 작업도 남녀 누드모델을 찍은 사진에 얇은 비닐을 덮고, 그 위에 화려한 색깔의 옷을 그려 넣는 독특한 방식의 작업이다. 국내외 미술시장을 주름잡은 ‘화가의 옷’은 누드화가 그려진 캔버스 위에 비닐을 씌우고 그 비닐에 앵그르, 쿠르베, 다비드 등의 명화에 등장하는 의상이 화려하고 꼼꼼하게 그려져 있다. 때문에 비닐을 들추면 누드가 나타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들춰보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이 그림이 발전하여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화되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렌티큘러 작업이 된다. 렌티큘러 작업은 한 화면에 2개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레이어를 층층히 사용한 작품은 보는 각도나 위치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져 보인다. 작품 속 모델들이 관람객들이 움직이면 스스로 옷을 벗기도 한다. 보는 위치에 따라 달라 보이는 입체적 기법으로 누드 사진과 서양명화를 오버랩시켜 독특한 회화양식을 일구어 낸다. 고전과 현대가 만나고 동양과 서양이 조우한다. 또 그의 작품은 시공간을 넘어 과거의 거장들과 만나기도 한다.
‘Museum’시리즈는 렌티큘러 작품이 명화가 걸린 유명미술관 벽면에 걸리고, 그것을 작품속의 관객이 보고 있고 그 그림을 지금의 관객이 또 다시 보는 흥미로운 상황인 것이다. 작가는 렌티큘러를 그곳에 위치시키는 행위와 주변의 정황적 변화를 즐기고 있다.
‘Peeling Wall-Window’시리즈에서는 김이 서린 투명유리창이나 욕실의 흐려진 거울에서 김을 지워냄으로써 예기치 않게 보여지는 자신의 얼굴을 이야기 한다. ‘Still Life’시리즈는 정물화면 속에서 꽃으로 변하는 책과 강아지로 변하는 구두처럼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들 속에서 단서를 찾아내가는 작업이다.
최근에는 애니메이션 영상작업까지 표현영역을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보는 이로 하여금 작품을 들춰보고 움직이며 상상하도록 하거나 변형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재미를 안겨준다.


“그림도 소설처럼 재미 있어야”

“소설도 재미가 있어야 하듯 그림도 재미가 있어야 합니다. 이 재미라는 것은 작가의 의도가 감상자에게 전달되었을 때 만들어집니다. 저는 앞으로도 약간은 해학적이고 우스꽝스러운 역설을 담아 유쾌한 회화적 제스처를 보여줄 것입니다.”
그는 부지불식간에 행하여지는 수많은 행위를 통해 이미지가 암시하는 기존의 의미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이미지, 새로운 작업으로 감상자와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炯>

http://www.baejoonsung.com/artworksLentiCanvas_2012.html


지형원 대표 mtong@mto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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