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등산은 거대한 절골’ …절 이름을 마을 명칭으로

광주전남불교신도회, ‘어등산절터와 불교문화연구보고서’ 발간

2012. 06.22(금) 10:30

운수리 천운사 절터: 천운사 절터에 흩어져 있는 석축들. 절터는 일부만 개발되고 옛절터 대부분이 그대로 남아 있다

광주시 광산구 어등산 자락에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과는 달리 16개나 되는 절이 있었고 자연마을의 명칭도 모두 절의 명칭을 사용하는 등 어등산이 ‘거대한 절골’이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 하서 김인후, 고봉 기대승, 송천 양응정 등 수많은 선비와 의병장들이 어등산의 아름다움을 시로 남겼을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가졌을 뿐 아니라 임류정(臨流亭), 고인돌, 가마터 등 많은 문화유적을 간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광주전남불교신도회(회장 지용현)가 어등산불교유적 복원을 위해 조사한 ‘어등산 절터와 불교문화연구보고서’ (책임연구원 (이중표 · 류복현 · 정의행) 에 의해 확인됐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광산구 운수리는 여둔사(余芚寺) 천운사(天雲寺) 보광사(普光寺) 운수사(雲水寺) 등 4개의 절이 있어 절골로 불렸고 현재 그 절터가 남아 있음이 확인 되었다. 또한 어등산 자락인 우산동 불당골과 신촌동 일대에도 여러 개의 사찰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양씨 삼강문 비롯 효열비, 선암 장터, 당산제, 나루터, 노거수, 고인돌등 역사적 유물을 간직한 전통마을이 이어져 오고 있고 산정리 서봉이 등림리 일대에 질그릇 가마터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돼 스토리텔링의 소재로 활용가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등산은 호남 의병의 최대의 격전지로 일제 강점기 기마부대와 감옥소가 있었고 김율, 김준형제와 조경환, 양동환 의병장 4명과 200여명의 의병들이 희생된 지역으로 의병선양사업이 필요한 곳이다.

그러나 어등산은 최근 50여년 동안 육군 포사격장으로 사용되면서 산허리 일부가 망가졌고 최근에는 어등산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문화유산들이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용현 회장은 “ 이번 조사를 통해 어등산과 그 주변에 유무형의 문화재, 특히 많은 절터와 폐사지들이 새로 발굴되었다”면서 “앞으로의 어등산 개발은 문화원형을 지켜가면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맞춰 아시아의 불자들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원지 기자 mtong@mtong.kr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