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으로 되살린 ‘조선의 누정’

담양군청 라규채, 사진집 출간

2011. 01.19(수) 08:05

옛 선조들이 담론을 나누던 담양골 누정들이 흑백 사진으로 되살아 그 옛날의 고즈넉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진작가 라규채(담양군청 홍보계장)가 펴낸 세 번 째 사진집 '대나무골 누정'은 잠시나마 우리를 조선시대로 안내한다.

이 사진집에는 송강 정철이 '성산별곡'을 태동시킨 '식영정'과 '사미인곡'을 토해낸 '송강정', 송순의 회방연이 펼쳐졌던 '면앙정' 등 70여개의 정자가 한 폭의 문인화처럼 펼쳐진다.

사진을 통해 ‘비움의 미학’을 보여온 라 씨는 이번 사진집에서도 선비들의 정신적 공간인 누정에서 색채를 빼어버리고 여백의 미를 강조했다. 담백하고 그윽한 문기를 살린 것이다. 그의 지난 2009년 사진전 '대숲은 空하다'도 같은 맥락이다.

소설가 문순태씨는 서문에서 "라규채는 무채색의 정자와 나무들의 형상을 통해서 축적된 시간의 의미와 순결하고 올곧은 선비 정신을 전한다"고 평했다.

담양출신인 라 씨는 광주대학교 대학원 사진학과를 수료했으며, 주로 담양의 자연을 소재로 한 작업해 왔다. 그동안 5회의 개인전과 '2010년 사진, 오늘의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