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병 시인의 미발표 유작 발견

시 ‘세월’ 산문 2편 …천시인 소장품전에 전시

2009. 12.22(화) 22:27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로 시작되는 ‘귀천’(歸天)의 시인 천상병(1930∼1993)의 미발표 시 한 편과 산문 두 편이 공개됐다. 천 시인의 부인 목순옥(71)씨는 21일 “최근 집에서 짐 정리를 하다가 책갈피에 끼워져 있던 천 시인의 시 한 편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세월은/하늘이 주시는 것이다./세월은/大地가 주시는 것이다.//오늘도 가고/내일도 갈 세월이여/얼마나 永遠하며/얼마나 언제까지냐?//아침이 밤 되는 사이에/우리는 생활하고/한 달이 한 해 되는 사이에/슬픔도 있고 기쁨도 있으니”(‘세월’ 전문) 목씨는 “간경화로 춘천의료원에서 퇴원해 집에서 지내던 91년쯤 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천 시인은 이 시를 쓴 지 2년 후인 93년 4월 지병인 간경변증으로 세상을 떴다. 목씨는 천 시인이 문익환 목사와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북을 보고 쓴 미발표 산문 두 편도 공개했다. ‘통일염원 실천한 문익환 목사님 만세’라는 글은 89년 방북한 문 목사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려는 검찰을 비판하는 내용을, ‘현대재벌 이야기’라는 글은 소 떼를 몰고 방북한 정 전 명예회장에게 경제 발전을 당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목씨는 ‘세월’과 미발표 산문 2편을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서울 관훈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리는 ‘천상병 시인 소장품 전시회’에 전시할 예정이다.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