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주인인 정금자 할머니가 일흔을 바라보는 양반이라 음식을 먹어보지 않고도 깊은 맛이 느껴진다. 친구들이 섬진강에서 잡아오는 자연산 다슬기를 깨끗이 씻어서 푹 삶아 수제비국물로 쓰고 다슬기는 바늘로 하나하나 꺼내 탕이나 수제비국에 넣는다.

수제비는 마늘 간장 육수를 넣어 끓이다가, 밀가루반죽을 뚜욱 뚜욱 떼어내 끓는 국물에 넣으면 쫄깃쫄깃하기 이를데 없다. 다슬기는 파르스름한 다슬기 살과 창자 때문에 국물도 파르스름한데 약간 쌉쓰름하고 시원한 맛이 생명이다.

다슬기탕은 쉽게 말해 다슬기가 들어간 된장국 같은 것인데 역시 시원하고 신선한 맛이 일품이다. 반찬도 어찌 정갈하게 차려놓은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당긴다.

이집의 또 다른 별미는 도토리묵이다. 도토리를 미리 갈아서 가라앉혀서 체에 밭쳐 천으로 짠 다음 도토리가루와 물의 농도를 잘 맞춰 끓인다. 이때 소금 밑간도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도토리 가루와 물의 농도를 잘 맞추는 것과 묵이 바닥에 눌어붙지 않도록 잘 저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끓인 도토리 반죽을 판에 부어 하룻밤 재워 굳게 하면 도토리묵이 된다. 잘 굳은 도토리묵을 잘라서 참기름 진간장 고춧가루 약간 통깨 상추 오이 양파 당근 넣고 무쳐서 내면 된다. 윤기 반질반질한 도토리묵, 쌉쓰름하고 고소한 맛이 좋다.

참고로 상수리묵과 도토리묵을 쉽게 구분하는 방법은 이렇다. 상수리묵은 도토리묵보다 더 떫고 뻐세다. 색깔도 도토리묵은 갈색, 상수리묵은 진한 밤색인데 도토리묵이 더 부드럽고 고소하다.

도토리묵무침 1만원, 다슬기탕·다슬기수제비 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