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백식당 손춘심(61) 사장의 구수한 입담은 여수에서 소문이 자자하다.

이곳에서 26년간 장사했고 탤런트 강부자 언니는 여수에 왔다하면 구백식당에 온다고 자랑한다. 식당 벽에는 이 집을 찾았던 연예인 정치인의 사진들이 도배하고 있다. 원래 철물점을 했는데 그 자리에 광장이 생기는 바람에 잠깐 옮겨 식당을 열었는데 본업이 되어버렸다.

구백식당의 간판메뉴는 서대회무침이다. 사실 서대는 납작하고 이상하게 생겨 옛날에는 먹지도 않았다는데 이것이 사람들의 입맛을 붙든 것이다. 서대는 말려서 포로 뜯어먹기도 한다.

생 서대의 살은 불그스름하고 두 눈은 광어처럼 왼쪽에 몰려 있다. 서대회무침의 핵심은 막걸리식초다. 막걸리를 한 달간 발효시켜 식초를 만드는데 막걸리식초에 버무린 서대회무침은 새콤매콤달콤하다. 서대회 맛보다 치커리 양파 정구지 상추 무 오이 깻잎 파슬리와 어울린 회무침은 상큼하기 이를 데 없다. 서대회무침에다 콩나물과 유채나물을 넣고 비벼 먹는 맛도 그만이다.

또 하나의 메뉴는 금풍생이 인데 강당 돔, 깨 돔으로 불리기도 한다. 여수에서는 '샛서방고기'라고도 하는데 바람난 여편네가 자기 서방에게는 주지 않고 숨겼다가 고소한 샛서방에게 준다고 해서 붙은 우스개 이름이다.

금풍생이는 소금을 얹고 구워야 고소하다. 금풍생이는 겨울이 제철인데 음력 설 무렵을 최고로 친다. 고소한 지느러미 안주에 소주잔 한 잔을 기울이는 맛도 일품이다. 또 금풍생이 간은 웅담에 비교될 정도다. 서대회무침 1만원, 금풍생이 한 마리 1만원, 아구탕(8,000원) 대짱찜은 2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