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간판부터 ‘홍어집 가세’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느껴진다. 식당주인 이교성씨와 홍어는 떼어낼 수 없는 운명인 듯하다. 새 각시 적부터 시어머니가 진도에서 홍어가게를 했고 지금은 시숙님이 양동시장에서 가장 큰 홍어가게를 하고 있다.

좋은 홍어를 직접 골라다가 집에 오신 손님 대하듯 식당을 운영하니 손님들이 끌 수 밖에. 메뉴판에 칠레산 홍어라고 아예 써 붙여 놓았다. 흑산 홍어를 주문하면 구해는 주지만 너무 비싸 수입홍어 가운데 제일 맛좋은 칠레산을 쓴다.

홍어 맛도 일품이지만 ‘홍어집 가세’의 자랑은 물김치와 게젓갈이다. 여름철에는 열무김치, 겨울에는 무를 숭숭 썰어 만든 물김치인데 사근사근한 물김치 먹으러 오는 사람도 있다. 진도에서 칠게로 부르는 게를 갈아서 담근 게젓갈과 갓김치, 고추무침, 감태 김치 등이 입맛을 돋운다. 특히 사시사철 홍어를 다루기 때문에 냉장고에는 쑥이 가득하다. 홍어애국에는 쑥이나 보리를 넣어야 제 맛이라 봄철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쑥을 쓴다.

식당 주인 이교성씨는 홍어애국처럼 얼큰한 사람이다. 진도출신이라 북장구도 잡을 줄 알고 사투리를 섞어서 내뱉는 말솜씨가 솔직, 담백, 진솔의 대명사다. 식재료는 본인이 직접 구하지 않으면 성에 안찬다. 새벽같이 공판장으로 달려가 제일 좋은 것을 골라다 놓아야 잠이 온다나. 그렇잖아도 좁은 식당입구에 항아리와 김치통이 널부러져 있고 냉장고 속에는 4년 된 묵은 김치가 있다나 어쩐다나.

홍어 전문집답게 홍어찜과 삼합, 홍어무침, 홍어애국이 주특기다. 홍어찜과 삼합, 홍어무침은 대·중·소로 나눠 파는데 대는 55,000원, 중은 45,000원, 소는 35,000원인데 대는 4, 5인이 먹을 수 있다. 홍어애국은 7,000원이고 청국장과 추어탕은 6,000원이다. 청국장에는 노란 콩 알갱이가 통째로 들어 있어 몇 숟가락 떠서 비빈뒤 먹은지를 올려놓으면 신선이 부럽잖다.

1인당 15,000원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