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수협어판장 앞 서산동 골목에 있난  작은 식당이다. 오후 5시가 갓넘아 찾아갔는데 벌써 1층 6개의 식탁은 이미 손님들이 차지하고 있었고 서너팀이 식당 밖에서 웅성거리고 있었다, 다행히 2층에 1층보다는 많은 식탁과 작은 방이 있기는 하지만 맛집이라는 게 주방이 눈앞에 있어 주방에서 음식익어가는 소리와 냄새를 맡을 수 있어야 제격이 아니겠는가.

목포 만선식당의 메뉴는 주로 탕과 찜, 조림이다. 우럭과 농어, 아구를 탕과 찜으로 내놓는데 전라도말로 게미가 있다. 여기에 갈치조림과 밴댕이라고 부르는 송어회와 회무침이 메뉴의 전부다.

그러나 만선식당의 간판 메뉴는 ‘우럭 간국’이는 것이다. 간국이라는 말을 처음 들어본 터라 주방에 고개를 내밀고 안주인에게 물었다. 안주인은 강원도가 친정이다. 진도사람과 결혼해 목포에서 살고 있는데 우럭간국이라는 것을 시어머니로부터 전수받았다고 했다. 자연산 우럭을 천일염으로 간을 해서 2,3일간 햇볕에 말리면 반건조상태가 되는데 이 반건조된 우럭으로 끓이는 탕이 우럭간국이다. 목포에는 ‘목포 9미’라는 것이 있는데 세발낙지, 홍어삼합, 민어회, 꽃게무침, 갈치조림 병어회· 병어조림, 준치무침, 아구탕, 우럭간국 등이 그것이다, 그러니까 우럭간국은 목포 9미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대표 요리다,

우선 생우럭탕과는 비교할 수 없이 고기가 쫀쫀득하다. 특별한 육수로 아니라는데 맑은 물에 우럭과 무, 대파, 풋고추· 팽이버섯을 넣어 끓여주는데 우선 국물맛이 얼큰 시원하고 둘째 우럭의 살이 쫀득쫀득해 식감이 너무 좋다.

뿐만 아니다. 밑반찬이 모두 입에 딱 맞다. 고추를 섞어 만든 밴댕이 젓, 갈치말랭이. 게장, 멸치볶음, 김무침, 고구마순무침, 생김치 등인데 가짓수는 단출하지만 젓가락이 멈추지 않는 반친이 없다. 뭐랄까. 어릴적 어머니가 그냥 묻혀주시던 그런 맛. 굳이 그람을 따지지 않아도 이것저것 대충 집어넣어 손으로 부벼주시면 밥 한공기를 비웠던 그 맛이 되살아나는 듯했다.

안주인 배미숙씨(63)가 진도로 시집와서 시어머니에게 배워서 식당을 시작한 지 30년이 되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다. 사실 손님이 이정도라면 어디 큰대로 옮겼을 만한데 한사코 이곳을 고집하고 있다. 지금 그대로의 분위기를 좋아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란다. 아내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남편은 주방 밖에서 우러를 다듬어 간하는데 큰 다라이 2개가 2,3일이면 동이 난다니 얼마나 단골이 많은지 금방 알만하다.

요금은 대부분의 요리들이 대(大) 60,000원, 중(中) 50,000원, 소(小) 40,000원 정도인데 밑반찬은 무한리필이 가능한 인심좋은 곳이다. 한가지 빠뜨릴 수 없는 것은 벽과 천정이 온통 손님들의 낙서로 가득하다. 이름난 적은 사람, 맛을 보고 나름대로 한 수 지은 사람, 그냥 그림을 그린 사람 등 알 수 없는 사연들이지만 오랫동안 여기에 드나드는 사람들 훈훈한 인심이 스며 있는 듯하여 정겹다. 매월 2번째, 4번째 월요일 정기휴일. 포장이 가능하며 주차장은 따로 없으나 이면도로에 눈치껏 주차해도 상관없다. 

 061-244-3621 

. 만석식당 : 전남 목포시 서산로2 만선식당(금화동 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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