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있는 영산홍가(榮山紅家)는 홍어보다 먼저 큼직한 시비(詩碑)가 손님을 맞는다.  영산포에있는 홍어전문 식당인데 이름이 근사하다. 전남도가 지정한 남도음식명가이자 지난 2001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개최된 한국전통음식경연대회에서 동상까지 수상한 이름난 집이다. 지금 다시 대회를 한다면 당연 ‘금상’ 감이다.

 나주지역 보건소에서 오랫동안 주민들을 보살피며 살아온 전숙 시인이 쓴 이 시는 ‘그 곳에 가면 그 남자가 있다’로 시작한다. 영산포 홍어를 브랜드로 만든 강건희 대표를 일컫는 말이다. 오랫동안 배를 타다가 돌아와 고향의 특산물을 명물로 만든 사람이다. 시비의 글씨는 시인이자 화가인 김 종시인이 새겼다.

 왜 홍어라고는 한 마리도 잡히지 않는 영산포 홍어가 유명할까. 전라도문화 수수깨끼다 영산포 홍어의 유래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왜구의 침략이 잦자 조정에서는 1363년 섬을 비우도록 하는 공도(空島)정책을 쓰게 되는데 흑산도 옆 영산도(永山島)주민들도 강제로 이주하게 된 것. 그들이 집단이주하여 정착한 곳이 영산포(榮山浦)다. '보트 피플'이 영산도를 떠나올 때 챙겨온 생선, 음식들은 모두 상해서 버려야 했는데 유독 홍어만은 잘 삭아서 유명해진 것이다.

 싱싱한 홍어는 흑산홍어, 삭힌 홍어는 영산포 홍어가 제일이다. 잘 삭혀놓으면 찰지고 감칠맛이 그만이다. 영산홍가는 홍어만을 가지고 요리하는 집이다. 대표적인 홍어삼합에서부터 홍어찜, 홍어애국, 홍어회무침, 홍어튀김 홍어어묵탕, 홍어포 홍어전 홍어탕수육까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인기 만점이다. 홍어껍질 부각아리는 것도 있고 여기에 묵은 김치와 갓김치를 곁들여 먹으면 홍어요리는 끝이다. 노란 울금 막걸리까지 한사발 들이키고 나면 나랏님이 부럽지 않다. 울금막걸리에 홍어뼛가루를 살짝 넣으면 맛이 순해진다고 한다.

 홍어의 값이 국내산과 외국산, 흑산홍어 값이 큰 차이가 있어 아예 따로 가격표를 제시하고 선택하도록 한다. 같은 홍어정식이라도 외국산은 20,000원, 국내산은 30,000원 흑산홍어는 40,000원이다.

홍어삼합도 대·중·소로 나누는데 대의 경우 외국산은 5만원, 국내산은 8만원, 흑산홍어는 10만원이다. 홍어찜이나 홍어무침, 홍어애국 등도 따로 맛볼 수 있다.

 여기서 홍어에 대한 팁 한가지. 홍어의 옛이름은 해음어(海淫魚)라고 한다. 바닷사람들이 홍어의 암컷을 던져놓으면 수컷들이 수없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홍어는 암컷이 맛이 있어서 수컷은 생식기를 떼어내버리기 때문에 ‘맨맛한 홍어 ×’ 라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홍어에는 콘드로이틴 황산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조직을 재생시키고 파괴를 억제하는 성분이 있다. 정력에 좋은 홍어부위는 첫째가 코, 둘째가 생식기, 셋째가 꼬리, 네 번째가 애,  다섯 번째가 아가미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