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정은 이름처럼 따스하다. 후덕한 순천아짐이 경기도에서 식당도 하고 김치장사도 했다는데 반찬 한가지를 놓더라도 ‘듬뿍’ 이다. 7천원짜리 백반 팔아 얼마가 남는다고 비싼 꼬막과 석화도 아끼지 않는다. 식당손님이 대부분 보성 사람들이라 이웃이라는 생각으로 장사를 한다. 다원이 있어 관광객도 들리지만 단체손님은 받지 않는다. 이웃사람들 서운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다.

 온수정의 주 메뉴는 백반이다. 한정식도 아닌데 반찬이 스무가지 정도 된다. 계절에 따라 반찬이 다르다. 주인 부부는 매일 아침 순천역전시장에 나가 장을 본다. 차로 30분 남짓 걸리지만 싱싱한 식재료를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발품을 팔아 이웃사람들 넉넉하게 먹이고 싶단다.

 그래서 온수정의 반찬들은 밑반찬 보다 막 만든 것이 많다. 김치도 매일 몇 폭씩 담그고 싱싱한 해물도 그때그때 무쳐 상에 올린다. 깻잎 겉절이, 콩나물찜, 파김치, 꼴뚜기젓, 갓김치, 생굴과 꼬막, 고등어구이, 연근 등 어느 것 하나 젓가락을 대지 않을 수 없다. 싱싱한 식재료에 주인아줌마의 손맛이 보태져 고향집에서 어머니가 차려주신 식탁에 앉은 기분이다.  

 점심은 주로 백반이고 저녁에는 생오리로스(40,000원) 토종닭백숙(45,000원) 옻닭(50,000원) 등도 먹을 수 있다. 특이한 것은 벽에 수많은 사람들의 명함이 꽂혀져 있다는 점이다. 음식을 먹고 간 손님들이 꽂아놓고 갔다는데 다시 오면 특별히 맛있는 것 주라는 뜻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