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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30일(화요일)

<전라도문화수수께끼> 무안 해제 목탁바위의 비밀

바닷가 편마암에 솟아 있는 바위와 굴에서 목탁소리 들려
목탁바위와 목탁의 공명이 비슷해 그렇게 느끼는 것
2023. 03.28(화) 15:21확대축소
문화해설사 최명숙씨가 목탁바위를 두드리고 있다.
이달에 풀어보는 전라도문화수수께끼는 무안군 해제면 백학리 넘바위에 있는 목탁바위에 관한 비밀이다. 넘바위는 호바위라고도 부른다. 넘바위는 바위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그렇게 부르는 것 같고, 호바위는 바위의 무늬가 호피(虎皮) 모양이어서 그렇게 부르는 것으로 여겨진다.

무안군 해제면 백학리는 무안읍에서 서쪽으로 30km를 달리다 보면 바다와 만나는 곳이다. 그래서 백학산 일주도로에는 정서진(正西津)이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무안군에서 가장 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이곳 정서진은 완도의 세방낙조보다 아름다운 서해의 노을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제면사무소에서 승용차로 5,6분 정도 달리다 보면 백학산(102m)과 마주하게 되는데 백학산 왼쪽 자락을 끼고 백학리 1구와 2구가 있다. 2구를 지나 왼쪽으로 가면 목탁바위가 있고 오른쪽으로는 백학산 일주도로로 이어지는 길이다.
정서진에서 앞을 바라보면 바로 앞에 큰 각시섬과 작은 각시섬이 있고 멀리 영광군 안마도가 보인다. 날씨가 좋은 날은 가까이 보이고 날씨가 흐린 날은 아스라이 느껴지는데 안마도와 영광 사이가 굴비로 유명한 칠산바다이다. 해제 도리포에서 염산을 잇는 칠산대교를 지나면 설도항이 있는데 안마도 가는 배가 이곳에서 드나든다.

이야기가 약간 빗나갔다. 취재팀은 전라남도문화해설사 최명숙씨(61)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손전마을 서정배씨( 58)와 함께 목탁바위를 찾아 나섰다. 바다를 막은 둑길을 지나야 하는데 왼쪽은 새우양식을 하던 곳이고 오른쪽 산비탈이 넘바위다.

넘바위로 가는 길은 험란하다. 오랜 세월을 거슬러 오면서 수많은 파도에 시달려온 바윗돌이라 생채기가 험상스럽다. 10분의 사투(?) 끝에 목탁바위에 당도했다. 겉보기에는 주변에 펼쳐진 널바위 가운데 좀 크다는 것 말고는 별다른 점을 찾을 수 없었다. 마침 썰물 때라 바닥까지 내려가 미리 준비한 긴 장대로 바위 밑둥치를 두드리니 목탁소리가 들렸다. 최명숙 해설사는 다른 바위를 ‘툭툭’ 처 보기도 하고 목탁바위의 다른 부분을 처가며 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구별해보라고 했다. 다른 바위에서는 ‘딱딱’ 하는 소리가 나는 데 반해 바위가 섬세하게 갈라진 부분에서는 영락없는 목탁소리가 나는 것이 아닌가.
굴로 된 목탁바위


취재진이 장대를 받아 두들겨 보았는데도 결과는 같았다. 물이 들지 않아 파도가 밀려올 때의 소리를 듣지는 못했는데 파도가 밀려올 때는 스님들이 목탁을 두드리는 것처럼 목탁소리가 계속된다는 것이다.
서정배씨가 알려준 목탁바위는 앞에서 설명한 바위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이 바위는 서 있는 바위가 아니라 바닥에 깔려 있는데 큰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 입구에는 홈이 있고 그 홈에 고인 물을 구멍으로 퍼 넣으면 목탁소리가 났다. 추운 겨울인데도 고인물을 거세게 밀어 넣으니 목탁소리가 크게 들렸다.

서씨는 “ 어렸을 때 여름이면 이곳에 와서 해수욕을 즐겼는데 바닷물이 밀려들 때는 어김없이 목탁소리가 들려 친구들과 함께 바위에 귀를 대고 그 소리를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 신비의 목탁소리의 비밀은 무엇일까?
마을 사람들은 오랜 옛날 백학산에서 도를 닦던 스님의 이야기와 연결해 말한다.
백학산에는 뒷기미(후금동)라고 부르는 절골에 한 고승이 암자를 짓고 수행을 하고 살았다고 한다. 어느 해 마을에 가뭄이 들어 농작물이 말라 죽고 식수마저 바닥이 나자 고승을 찾아가 간절하게 부탁하게 되는데 고승은 사람들을 불쌍히 여겨 조화를 부려 비를 오게 했다는 것. 후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용왕이 자연의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하여 그 벌로 스님을 학으로 만들어 버렸다. 스님은 학이 되어 마을을 한바퀴 돌고 날아갔는데 주민들이 스님을 추모하기 위해 산의 이름을 백학산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실제로 고승이 머물렀다는 ‘백림사’ 절골에서는 기와 조각 등이 발견돼 절터의 흔적을 찾을 수 있고 큰 바위가 남아있었는데 수년 전의 태풍으로 바닷가로 떠밀려 내려간 것으로 알려진다.
도승의 전설이 서린 백학산


또 백학산에는 굴바위가 있는데 모양이 용머리를 닮아 주민들이 신성시하였으며 그 굴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연못이 있어 칠산바다 용왕이 즐겨 찾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주민들은 지금도 그 스님이 지역민들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바닷물이 들고 날 때마다 목탁을 두드리고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하나의 전설이고 바위에서 목탁소리가 나는 까닭을 찾기 위해 국내 어딘가에 또 있을지도 모를 목탁바위를 찾기로 했다. 취재팀은 마침 경남 밀양시 단장면 한 사찰에 목탁바위가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취재에 나섰다. 이 바위는 자연 암석으로 높이는 성인 키의 2배 정도로 큰 편인데 이 바위 역시 전체에서 목탁소리가 나지 않고 일부에서만 나는 소리이다

이 사찰에는 지금도 목탁채를 들고 와서 바위를 두드리며 불경을 드리러 오는데 사람들의 손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사찰에서는 목탁소리가 언제부터 났는지는 알 수 없고 다만 1966년 이 바위에 효봉 대종사의 사리를 봉안한 적이 있다고 말한다. 효봉대사는 한번 앉으면 일어나지 않는 수행인 이른바 ‘절구통수좌’로 유명한 스님이다.
이후 이 바위의 소리를 분석했던 배명진 교수(숭실대 전자통신학부) 에 따르면 “목탁에서 울리는 공명 주기와 돌 안의 공명 주기가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그 소리가 유사해 사람들이 들었을 때 목탁소리와 비슷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암석전문가 이상원 교수(부산대 과학교육학부)는 “목탁바위는 화산암의 한 종류인 유문암으로 여러 방향으로 절리나 틈들이 발달되는 특징이 있다.” 면서 “목탁소리가 나는 부분은 다른 부위에 비해 상대적으로 틈과 외부표면과의 간격이 매우 얇아 목탁 소리와 유사한 소리가 나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무안 해제의 목탁바위는 어떤 경우일까? 아마도 후자의 경우에 해당될 것 같다. 큰 목탁바위 역시 전체적으로 목탁소리가 나는 것이 아니고 섬세하게 갈라지고 외부표면과의 간격이 얇은 곳에서만 목탁소리가 난다는 점이 경남 밀양의 경우와 유사하다.

돌의 성분도 같은 화산암의 한 종류인 편마암으로 대륙 또는 인접한 대륙 주변부에 국한되어 있다는 점도 그렇다. 또 주민들이 호바위라고 부른 것은 편마암의 표피가 마치 호랑이 가죽처럼 붉은 점들이 박혀 있어 그렇게 부른 것으로 보인다,
백학산 동백숲길

또 하나의 굴에서 소리가 나는 목탁바위는 바위 속의 굴에 물이 강하게 밀려들면서 나타나는 소리공명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무안 헤제의 목탁바위는 편마암 틈새나 굴속에서 나오는 소리의 공명이 목탁소리와 유사하여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해제면은 고종 광무 10년(1906) 무안군이 부로 승격되면서 함평군의 다경면·해제면, 영광군의 망운면, 나주군의 삼향면이 무안부에 편입되었다. 백제시대에는 도제현이었으며 고려시대에는 해제현이었다. 조선조 태조9년 함평현에 병합되었고 고종3년 함평군에서 무안군으로 편입되었다.

백학마을에서는 백학산을 중심으로 일주도로를 만들어 서해 낙조와 칠산앞바다, 백학산 동백숲길 등을 묶어 관광자원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동백숲 길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노을과 칠산바다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문화通 취재팀>

문화통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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