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조향숙 '토끼몰이'

2022. 08.29(월) 09:12

덫이 이쪽이야, 이쪽
외침 소리에
징소리, 꽹과리 소리에
토끼가 껑충껑충
위에서 아래로 뛰다가
떼구루루, 떼구루루
-아이쿠나 살았구나

토끼몰이 아이도
아이쿠나 발 헛디디어
떼구루루, 떼구루루
-아이쿠나 다치지 않았구나

토끼는 놓치고
아이도 안 다쳤네
다행이야,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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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뉴질랜드에 풀어놓은 천적이 없는 토끼가 골칫거리였다. 이에 현상금을 걸었다. 이때 한국인이 총이 아닌 냄비와 그물만으로 토끼잡이의 놀라운 솜씨를 보여주었다. 위에서 아래로, 좁은 골짜기로 몰아가는 토끼몰이는 묘기였다, 조향숙 시인의 토끼몰이는 떼구루루 구른 토끼도 살고, 떼구루루 넘어진 아이도 다치지 않는다. 참 다행이다. 인간애와 동심, 사랑은 다른 말이 아니다. 약육강식, 생존경쟁, 먹이사슬이 엄연하지만, 상생이라는 희망의 길과 끈을 항시 놓지 않았으면 한다.

김 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