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동시> 윤영훈 '소금꽃'

2022. 03.30(수) 11:10

바닷물을 가두고
뜨거운 햇살이 어루만지고
시원한 바람이 달래며
여름내 소금을 키웠다.

짜디짠 시간을
견디고 견디며
드디어 하이얀 소금꽃이 피었다
반짝반짝 보석보다 더 빛난다.

<해설>
오래전 북쪽 오랑캐들이 압록강을 넘어온 건 제비꽃이 예뻐서가 아니라 식량 때문이었다. 더하여 욕심낸 것은 소금이었다. 그러니까 하얀 쌀과 하얀 소금은 작은 금이었다. 또 예전에 이 소금과 생선을 말에 싣고 팔던 장사꾼을 제상이라 했다. 홍경래 혁명의 남진군 선봉장으로 용맹을 떨친 홍 총각은 평안도의 제상이었다. 민주와 자유, 평등을 위해 싸운 그들 풍운아의 눈물처럼 짜디짠 시간을 견디어 하얗게 핀 소금꽃이니 어찌 보석보다 빛나지 않으랴? 펑펑 울어봤다면 그 눈물이 소금이고, 또 그게 생명의 붉은 피임을 알 수 있으리.

김목 <아동문학가>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