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일 초대전 ‘순수에로의 회귀’
4월 30일까지 화순 태곳미술관
| 2022. 03.14(월) 14:35 |   |
|
김종일 교수는 일찍이 광주를 떠나 서라벌예고에 재학하면서 당시 새로운 미술로 부상한 추상미술에 심취했으며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비구상 작품으로 국전에 입상했으니 화단 60년 화업은 비구상외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종일 교수가 추구한 작품세계는 한국의 전통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단청에서 비롯된 찬란하고 화려한 색상이라든지 전통 도자기의 표면에 입체감을 불어넣어 새로운 조형미를 창출하는 것 등이 그렇다. 또 창호지의 구멍을 형상화하여 원으로 표현하는 작업도 모두 우리 전통문화와 깊이 맞닿아 있다. 그 스스로 고백하듯이 동양의 음양사상에 따라 남자와 여자, 해와 달, 산과 바다 등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해체하거나 상형문자로 재구성하기도 한다. 그러나 철저히 형체가 해체됨으로써 본래의 이미지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김종일의 색채미학은 극과 극을 달린다. 블랙톤의 모노크롬이 아니면 매우 화려한 원색이다. 김종일은 1970년대 블랙으로 추상시대로 연 뒤 90년대 들어 다시 한 번 블랙으로 회귀한 적이 있다. 특히 이 시기의 블랙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띠게 되는데 사선에 의한 파괴를 시도함으로써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블랙은 모든 색채를 흡입하여 만들어낸 심오한 공간이다.
김종일은 90년대 초반의 블랙시대를 지나 포스트모더니즘을 경험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된다. 강렬한 원색의 마티에르 작업과 오브제를 이용한 입체적 화면의 등장이 그것이다. 오브제가 갖는 예술적 의미는 3차원적 공간감을 통해 긴장된 대립과 기하학적 질서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색들은 블랙과는 전혀 다른 이완과 발산이라는 또 다른 효과를 던져준다.
|
김종일은 처음부터 치밀하게 화면을 준비하기보다는 순간적인 감응을 놓치지 않고 담아내는 감성적인 작가에 가깝다. 평소의 성격도 늘 즉흥적이고 직접적이듯이 작업 또한 성격과 비슷하다. 그의 색채가 블랙 아니면 강렬한 원색이듯이 인간성 또한 표리가 분명하다는 평이다.
김종일과 에뽀끄와는 분리할 수가 없다. 서울에 거주하면서도 광주에서 출범한 비구상 미술그룹 에뽀끄 창립 멤버로 참여했고 1980년대 초 다시 광주로 돌아온 뒤에서 줄곧 에뽀끄와 함께 했다. 훗날 사단법인체로 바뀌면서 초대 이사장을 맡았을 정도로 영원한 ‘에뽀끄 맨’이다.
일찍이 비구상 운동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국내보다는 해외 현대미술계열의 작가들과 교류가 많았다. 인도트리엔날레, 북경비엔날레, 상파울로 중앙예술원 초대전 등 활발한 해외 활동을 폈으며 국내에서도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국립현대미술관 현대미술 초대전 등 굵직한 전시회에 초대된 바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 , 법정 공휴일은 휴관한다
문의: 061) 375-1556 /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