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담양 어매곡-강진읍 팔영
충효의 얼 청계공 김응회가 設村 언양김씨 450년 집성촌
강진 입향조 산당공 성진이 터잡아 … 김천일 장군 부조묘 移建
| 2021. 03.18(목) 09:2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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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어매곡은 메타세쿼이아 길로 유명한 프로방스마을을 지나 학동마을 뒷 고개를 넘어간다. 학동마을도 원래는 금성면에 속했으나 행정구역이 개편되면서 담양읍에 편입되었고 황매산자락 고개 넘어 외추리는 그대로 금성면에 속해 있다. 어매곡은 큰 마을은 아니나 언양김씨 청계공파 후손들이 대대로 살아온 터전이다. 마을 입구에 유래비가 세워져 있고 청계공 김응회를 제사하는 청계재가 있다.
강진읍 팔영마을은 강진읍에서 출발해 해남·완도 방향으로 2km 남짓 가다가 오른쪽으로 꺾어 들면 서기산자락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일찍이 언양김씨가 터를 잡아 살아온 청승정, 아홉 아들을 낳아 잘 키웠다 하여 이름 붙여진 구남동, 그리고 차경 등 3개 마을로 되어 있다. 팔영이란 이름은 마을 뒷산이 팔자(八字) 형상이라 하여 팔영으로 부른다고 한다.
팔영마을은 언양김씨 강진 입향조인 산당공 성진이 터를 잡은 곳으로 이곳에는 창의사 김천일의 장군을 모시는 부조묘가 있다. 그리고 산당공의 묘소와 제각인 화수각이 있다.
14세 찬성공 상(賞)과 곡(穀)이 곡성 고달에 터를 잡아
언양김씨 전라도 입향조는 14세 찬성공(贊成公) 상(賞)과 소윤공(少尹公) 곡(穀)이다. 김상(金 賞)은 고려말 이성계와 함께 위화도회군에 참여했던 장군이다. 김상의 후손 가운데 21세 청계공(淸溪公) 김응회(金應會, 1555~1597)가 임진란과 정유재란 당시 큰 족적을 남겨 청계공파 파조가 된다.
김응회는 서울에서 출생하여 담양읍 향백동에서 살았으며 부친의 시묘살이를 마치고 선영이 있는 지금의 매곡마을에 터를 잡아 마을을 이뤘다. 후손들이 주로 담양을 중심으로 살아가고 있다.
곡이 전라남도 곡성군 고달로 내려온 까닭은 알 수 없으나 후손들이 담양, 정읍, 강진 등으로 퍼져 집성촌을 이루고 있다. 곡의 후손 가운데 18세 추재(秋齋) 김자수(金自修, 1438~1500)가 강진현감, 강원도사 등을 지냈다. 추재공 후손들은 주로 강진, 완도 일대에 살고 있으며 추재공 후손 가운데 다시 여러 파조로 갈라져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임란 의병장 건재(健齋) 김천일(金千鎰, 1537~1593) 장군이 추재공의 맏형 순형(順炯)의 증손이다.
곡(穀)은 문과에 합격하여 문과부사소윤(文科府使少尹), 도호부사 (都護府使), 대도호부사(大都護府使, 정3품)를 지냈다. 나주 회진 임씨들이 부조묘로 섬기는 임평(林坪)의 장인이자 백호(白湖) 임제(林悌, 1549~1587)의 증조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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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양김씨들은 조선 초기 곡성과 담양으로 옮겨와 살았는데 김자수(金自洙, 1438~1511)가 1457년 청원사 말사이던 창평 월봉산 대자암(大慈庵) 경내에 상월정(上月亭)을 지어 후학을 가르쳤다. 이후 아들이 없어 황해감사를 지낸 사위 이경(함평이씨)에게 물려주었고 이경의 외동딸과 제봉 고경명의 둘째 아들인 학봉 고인후가 결혼함으로써 창평고씨 가문으로 넘어왔다. 정자는 정면 4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이다.
불교가 국교이던 고려 시대에는 한적한 사찰이나 암자에 가서 귀족 집안 자제들이 공부하는 것이 관례였다. 상월정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이 터는 대자암(大慈庵)이라고 하는 불교의 암자 터였다. 고려 시대까지는 대자암으로써 언양김씨들이 수시로 가서 공부하는 암자로 관리하다 강원 감사를 지낸 21세 김응교(金應敎)에 의하여 상월정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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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란 의병장 김천일 장군
호남 최초의 의병장으로 호남 4대 의병장 가운데 유일하게 문자(文字) 시호를 받은 건재(健齋) 김천일(金千鎰, 1537~1593) 장군은 1937년 1월 외가 (양성 이씨)인 나주 흑령동에서 출생했다. 7세 때 담양 창평면 유천리에 있는 아버지의 옛집으로 돌아가 있다가 12세 때 계부(季父) 참봉공(參奉公) 김신침(金信琛)으로부터 학문을 배웠고 19세가 되어 정읍 태인의 일재(一齋) 이항(李恒)선생의 문하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다. 1573년(선조 6) 37세에 은일지사(隱逸之士)로 천거 받아 용인현감과 강원도, 경상도 도사, 순창군수, 담양부사 등을 지냈고 나주로 돌아와 극념당을 짓고 후진 교육에 힘썼다. 이후 한성부 서윤, 수원부사를 지냈으며 정치의 폐단을 논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파직돼 나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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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세 때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고경명(高敬命)·박광옥(朴光玉)·최경회(崔慶會)·정심(鄭諶) 등에게 의병을 일으키자는 글을 보내고 5월 6일 호남에서는 최초로 나주에서 의병을 일으켰다. 6월 3일 서울 수복을 목표로 의병 300여명을 모아 북상할 때 수원에 이르는 도중 의병이 500명으로 늘어나 수원의 독성산성(禿城山城)을 지나 금령전투에서 전과를 올렸다. 당시 선조는 의주에 머물렀고 세자는 이천에 출정 중이었다. 당시 세자가 출정 소식을 듣고 창의사라는 칭호를 내리고 백성을 구하는 일에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될수록 적군은 늘어나고 관군들마저 수수방관하자 김천일은 본진을 강화로 옮기기로 하고 종사관 임환(林最, 백호 임제의 동생)을 보내 강화에 피난 중인 어선의 어부들을 의병으로 모병토록 했다. 수백 척의 어선과 500여 명의 의병을 모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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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전라병사 최원, 추의사 우성전, 경기수사 이빈, 충청수사 변양준 등과 해군선 4백여 척으로 양화나루를 사수하고 한양탈환을 목표로 맹활약을 폈다. 김천일은 중요한 전략적 위치인 강화에서 1년여를 버티며 남북교통로를 열어 전황을 알리는 큰 역할을 했다. 휘하의 부장(副將) 양산숙과 곽현(郭鉉, 1575~1661)을 보내 선조에게 전세를 보고하자 공으로 공조좌랑을 제수받았다.
양산숙은 다시 선조의 교서를 받아서 김천일 의병진과 하도(下道)에 전달하였는데, 교서의 내용은 이순신을 비롯한 하도(下道)의 관찰사, 수사(水使), 병사(兵使) 등의 지휘관들에게 전황을 알리고 서로 협력할 것을 지시한 것이다. 양산숙(梁山璹, 1561~1593)은 기묘명현 양팽손(梁彭孫, 1488~1545)의 손자이자 송천 양응정(梁應鼎, 1519~1581)의 아들이다.
1593년 당시 국내사정은 명나라와 일본과의 사이에 강화회담이 오갔고 일본은 북부 및 수도권 지역에서 철수해 남해안까지 물러났다. 그러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이 과정에서 일본군에 진주성을 공격할 것을 명령한다. 강화협상을 위한 무력시위이자 1차 진주성전투 참패에 대한 보복이었다.
당시 모든 일본군 병력이 진주성 한곳에 집중 공격을 가해 곽재우, 선거이, 홍계남 등 조선군이 진주성 근교까지 갔다가 어쩔 수 없이 진주 구원을 포기했다. 그러나 김천일은 남하하는 왜군을 추격해 진주성에 들어가 김해 창원을 장악하고 있던 왜군들과 맞섰다. 이 전투의 의병은 1만 5천, 적군은 10만 명으로 기울어진 전세였다. 관군·의병의 지휘관인 도절제사(都節制使)가 된 김천일은 경상우병사 최경회(崔慶會), 충청병사 황진(黃進) 등과 함께 항전했으나, 진주성이 함락되자 아들 상건(象乾)과 함께 남강에 투신 자결했다.
사후 1603년(선조 36) 좌찬성에 추증되고, 1618년(광해군 10) 영의정이 더해졌다. 진주 창렬사(彰烈祠), 순창 화산서원(花山書院), 태인 남고서원(南皐書院), 임실 학정서원(鶴亭書院) 등에 제향 되었다. 저서인 <건재유집>과 상소, 편지 등 34편의 작품이 남아 있다. 호남에서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많은 군공을 세워 창의사라는 칭호를 받았다. 나주 노안에 있는 8332부대 4대대의 명칭도 김천일대대로 명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나주 정렬사에 배향
김천일 선생의 위패는 나주 정렬사(旌烈祠)에 배향되어 있는데 이곳에는 김천일 선생의 큰아들로 아버지와 함께 순절한 김상건, 임진왜란 때 순절한 충민공 양산숙, 광주목사를 역임한 관해 임회,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한 후조당 이용재 선생 등이 모셔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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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렬사는 1606년 금성산 서쪽 월정봉 아래에 건립돼 사액을 받았다. 1630년 김천일은 충신 정려를 받을 때 영조가 친히 정렬사 제문을 내리는 등 국가의 지속적 관리를 받았다. 1681년 영의정으로 추증되자 예종정랑 신달도를 치제관(致祭官)으로 보내 제향하도록 했다.
대원군 서원 훼철령으로 철폐되었다가 1966년 나주 남산공원에 정렬사를 건립, 정렬사비를 옮기고 동상을 건립했다. 그러나 사당이 협소해 문열공 유적관리위원회가 중심이 돼 1984년 5월 지금의 자리에 준공했다.
정렬사비는 사후 34년 후인 1626년(인조4년) 나주 유림들이 세운 것으로 비문은 계곡 장유가 짓고, 김상용이 각을 했다. 본문 글씨는 이숙이 쓴 것으로 당시 관찰사 민성징 나주목사 유여각·조홍립이 세웠다고 전한다. 전체 높이 326cm, 몸체 높이 174cm, 몸체 너비 64cm 규모의 화강암에 전체 1, 700여 자를 기록한 것으로 임진왜란 초기의 의병활동과 국내 전투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어 중요한 역사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전라남도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되어 있다.
정렬사는 외삼문인 창의문, 내삼문인 절의문, 위패가 모셔진 정렬사 등으로 되어 있다. 유물관에는 김천일 선생이 생전에 쓰시던 일산(日傘)대, 기록화, 정렬사비 탁본 등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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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일장군의 묘소는 정렬사에서 서남쪽으로 4km 떨어진 삼영동 산 9-7에 위치하고 있다. 영산포 삼거리에서 전남경찰청 운전면허 시헙장 쪽으로 가는 길에 있는데 둘째 아들이 선생의 치아와 머리카락 등을 모아 이곳에 안장했다.
한편, 김천일 장군의 사위가 송강 정철(1536~1593)의 셋째 아들 정진명(1567-1614)이다. 정진명은 진사를 했다는 기록은 있으나 다른 활동을 확인되지 않는다. 함께 모셔진 김상건(김상건, 1557~1593)은 김천일의 큰아들로 진주성 전투에서 부친과 함께 순절해 좌부승지에 증직 되었다.
양산숙은 양팽손의 큰아들인 양응정의 3자로 임진왜란 때 순절했으며 임회는 송강 정철의 사위로 광주목사로 재임시 이괄의 난이 일어났을 때 항복하지 않고 스스로 자결했다. 후조당 이용재는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했다.
청계공파 집성촌 담양 어매곡
전남 담양군 금성면 외추리 어매곡 마을은 언양김씨 450년 집성촌이다. 매곡천 청간수가 서쪽에서 흘러 고비산, 황매산 요동산을 감싸고 흐르는 마을이다. 예로부터 풍수가 좋아 일제 강점기에도 공출의 피해가 없었고 6·25동란에도 마을이 전소되거나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전한다.
어매곡이라 부르는 이유는 청계공(淸溪公) 김응회(金應會, 1555~1597)가 부친의 시묘살이를 마치고 마을을 이룰 당시 매화나무가 많아 매곡이라 이름 붙였는데 훗날 인조의 부름을 받고 어전에서 흑매화 병풍 1폭과 지필묵을 받았다고 하여 ‘어(御)자를 더하여 어매곡(御梅谷)’이라 부른다. 현재의 외추리는 외추동, 노천동, 어매곡 3촌을 이루고 있다.
청계공 김응회는 우계 (牛溪) 성혼(成渾)의 문인으로 수은(睡隱) 강항(姜沆), 우산(牛山) 안방준(安邦俊), 의병장 김천일과 교유하였다. 충장공 김덕령 장군의 매형으로 임란당시 창의장으로 추대되었으나 김덕령 부대에 합류하여 담양 추월산 전투와 경상도 전투에 참여하여 공을 세웠다. 김덕령이 ‘이몽학(李夢鶴)의 난’에 연루되었을 때 김응회도 함께 붙잡혔지만 끝까지 김덕령을 옹호했던 사람이다.
김응회는 을유년 진사시에 합격해 귀후서별좌(歸厚署別坐)에 임명되었으나 부친이 별세하자 취임하지 않고 어머니를 극진히 모셨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처남 김덕령과 함께 의병을 일으켜 경상도까지 진군했다.
김응회는 1597년 정유년 9월 16일 어머니와 김덕령의 아내 흥양이씨를 모시고 보리암으로 가던 길에 추월산에서 왜적의 공격을 받아 운명하여 어매곡 진등에 장사되었다. 추월산 보리암 바로 밑에 유허비가 있으며 추월산 입구에 2000년대 초 후손들이 청계공과 어머니 창녕 성씨를 기리는 순절비(殉節碑)를 세웠다. 담양군과 담양향교의 후원으로 세워진 순절비는 충효정신을 기리는 산교육장이 되고 있다.
김덕령 장군의 부인 흥양이씨를 기리는 비각은 광주시 충효동 왕버들나무 부근에 있다. 충효동 비각은 이씨의 남편 김덕령(1567∼1596)과 충장공의 형 김덕홍(1558∼1592), 아우 김덕보(1571∼1596) 등 일가족의 충효와 절개를 기리기 위해 나라에서 세운 비석과 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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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공 관련 유적으로는 담양읍 학동마을 입구에 있는 정려각과 어매곡에 있는 사우인 청계재, 어매곡 잔등에 있는 묘소, 면앙정 송순 등과 함께 배향된 수북면 구산사(龜山祠) 등이다.
학동에 있는 정려각은 ‘효자통훈대부별좌언양김응회지려각’으로 부른다. 언덕에 있는 정려각은 사방이 야트막한 담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2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다. 정려각에는 성상(聖上·고종) 신미(辛未) 9월 중수할 때 새겨놓은 ‘효자통훈대부별좌언양김응회지려’란 현판이 걸려 있다. 고종 8년 1871년 정려각을 중수한 것을 알 수 있다.
청계공 정려비는 공의 5대손 언휴(彦休)가 언양김씨충열록(彦陽金氏忠列錄)이라 명명하고 문충공(文忠公) 민진원이 서문을 쓰고 수은 강항이 공의 정문기(旌門記)를 지었다. 언휴의 손자 노윤(魯潤)이 제서(諸書)를 손수 써서 청풍 김종후에게 보여 공의 행장(行狀)을 짓게 되었다.
학동에서 고개를 넘어가면 청계공과 부인 광산김씨의 묘를 비롯해 선조와 후손들의 묘비가 합동으로 세워져 있으며 사우인 청계재는 고향마을인 외추리 어매곡에 있다. 청계재는 4칸 규모로 가운데 넓은 대청이 있으며 양쪽에는 방을 두었다. 하나는 위패를 모시는 공간이며 한 칸은 제수용품을 보관하는 장소다. 매년 음력 3월 1일 합동제례를 지낸다. 청계공의 증조부 김삼준(金三俊)은 사헌부장령, 조부 김송무(金松茂)는 경기전 참봉, 부친 김성벽(金成壁)은 광양 훈도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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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입향조는 김천일의 10촌 성진
언양 김씨로 강진 입향조는 21세 산당공(山堂公) 김성진(金聲振, 1545~1597)이다. 성진은 추재의 4남인 분(雰)의 손자로 김천일과 10촌간이다. 1545년 해남에서 태어났는데 조부가 부자였던 탐진 최금남의 외동딸과 결혼해 재산을 물려받음으로써 해남 일대에서 크게 번성했다. 해남 문래면에 살고있는 언양김씨 들도 분(雰)의 후손들이다.
성진은 어려서부터 학문이 뛰어났으며 성리학을 토론하곤 했다. 성진이 제주고씨 부인과 결혼해 처가인 강진읍 장동마을로 이주한 것이 강진 생활의 시작이다.
강진 관내에는 걍진읍 영파리, 군동 평덕, 관덕 등에 100여호가 살고 있다. 이들 집성촌마다 제각(祭閣)이 따로 있으며 강진읍 영파리 장동마을에 있는 화수각(花樹閣)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인다. 화수각은 2000년대 들어 후손들이 새로 지은 것으로 강진 입향조인 성진을 향사하는 제각이다. 매년 음력 10월15일에 시제를 모시고 있다.
바로 곁에는 김천일 장군의 부조묘(不笭廟)가 있다. 부조묘는 불천위 제사의 대상이 되는 신주를 둔 사당을 일컫는다. 본래 4대가 넘는 조상의 신주는 사당에서 꺼내 묻어야 하지만 나라에 공훈이 있는 사람의 신위는 왕의 허락으로 옮기지 않아도 되는 불천지위(不遷之位)가 된다. 따라서 불천지위가 된 대상은 사당에 계속 모시며 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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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조묘는 원래 1645년 전남 함평군 나산면과 나주시 문평면 경계인 갈마지(渴馬池)에 건립했으나 관리가 소홀해지자 1922년 강진읍 영파리로 옮겨온 것. 이곳에는 김천일 장군과 아들 상건의 위패가 모셔져 있다. 부조묘에서는 매년 음력 6월 29일 지역의 유림과 후손들이 모여 장군의 공덕을 기리고 있다. 또한 장동 마을에는 용탄공 륵(契)과 구강공 익(瀷)등을 위한 제각 영사재(永思齋)가 있다.
군동면에 금산원과 감성재
강진에서 또 다른 언양김씨 집성촌은 군동면 쌍덕리 평덕과 관덕이다. 이 두 마을에는 한때 언양김씨들이 100여 호가 살았을 정도로 집성촌을 이뤘다. 이 마을 바로 뒤에 금사저수지가 있는데 저수지를 바라보는 양지쪽에 언양김씨 원사(院祠)인 금산원(金山院)이 있다.
금산원은 거란을 물리친 고려의 명장 위렬(威烈) 김취려(金就礪, 1171~1234)를 주벽으로 김자수와 김성진 등 3위를 배향했던 곳이다. 나주의 정렬사가 1938년께 이곳으로 옮겨왔을 때 정렬사로 개명하여 김천일을 주벽으로 김자수 김상건 3위를 배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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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정렬사가 다시 나주로 옮겨지자 김취려를 주벽으로 김자수 김천일 김성진 김상건 등 5위를 지역의 유림들이 제사하면서 액호를 금산원으로 바꿨다. 금산원 현판은 서예가 설초(雪樵)가 썼다.
금산원 바로 아래 감성재(感誠齋)가 있다. 이곳은 남은공 홍(泓)을 비롯해 5명의 선조를 제사한다. 향사일은 매년 음력 9월 13일이다. 감성재 위편 산에는 20여 기의 선조들의 묘지가 있고 그 옆으로는 선조들의 충효비와 수십년 간 문중일을 맡아 일했던 김영래씨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군동면 쌍덕리 한새고개에는 김천일 장군의 부조묘를 영파리로 옮기면서 이설한 정려문(旌閭門)과 그 옆에 언양김씨 세천비(世阡碑)가 세워져 있다. 본래 1630년 조선 인조 8년 나주 정렬사에 세워져 있었으나 후손이 미약해 이곳으로 이설했다. 정려에는 충신 문열공과 효자 상건의 편액이 걸려 있다.
추재 감자수의 후손들이 11개파로 분파
광주·전남지역의 언양김씨는 상(賞)의 후손인 청계공과 곡(穀)의 후손으로 가문을 일으킨 추재공 김자수를 중심으로 파조를 이뤄오다 추재의 후손들이 크게 번창하면서 11개파로 분파된다.
17세는 석산(石山)과 석천(石川) 두 형제다. 석산은 김자수의 큰아버지이고 석천은 김자수의 아버지다. 석산(石山)은 순형(順炯)과 일형(日炯) 두 아들을 두었다. 순형의 아들이 윤손(潤遜)이고 윤손은 영침(永琛) 언침(彦琛) 수침(粹琛) 국침(國琛) 신침(信琛) 등 다섯 아들을 두는데 영침의 아들 만일(萬鎰)이 노재공파(老齋公派), 언침의 아들 천일(千鎰)이 문열공파(文烈公派), 신침의 아들 구일(九鎰)이 참의공파(參議公派)로 갈라진다. 그리고 일형의 증손자 송수(松壽)가 부장공파(副將公派) 파조가 된다. 석산의 후손들이 4개파로 분파된 셈인데 이들 4개파는 추재공 후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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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석천의 아들이 추재공 김자수인데 그는 림(霖) 무(霧) 운(雲) 분(雰) 문(雯) 소(宵) 등 여섯 아들을 두었는데 큰아들 림이 생원공파, 둘째 무가 통덕랑공파, 막내 소가 진사공파 등 3개파로 분파된다.
넷째 분(雰)이 도제(道濟)와 덕제(德濟)를 낳았고 도제는 성진(聲振)과 성운(聲雲) 형제를, 덕제는 외아들 성원(聲遠)을 두었다. 성진의 아들이 전(澱) 홍(泓) 륵(契) 익(瀷) 현(?) 5형제인데 이들이 범재공파(汎齋公派) 남은공파(南隱公派) 용탄공파(龍灘公派) 구강공파(九江公派) 통정공파(通政公派)로 나뉘고 성운의 아들 하(河)가 주부공파(主簿公派) 신(迅)이 현산공파가 되고 덕제의 아들 성원(聲遠)이 통덕랑공파(通德郞公派) 파조가 된다. 추재공의 후손에서 11개파로 나눠져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도표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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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강진과 해남에 거주하고 있는 언양김씨들은 대부분 산당공의 후손들이다. 군동면에는 구강공파·남은공파 후손들이, 해남군 마산면 상등리는 통정공파 후손들이 살고 있다. 현산면 구시리 산당공의 부친 도제의 묘소가 있으며 문래면 고당리에는 주로 남은공 후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해남군 문래면 고당리 후손들은 2001년에 고현재를 세워 24~29세조 제사를 모신다.
시조는 신라 경순왕의 7남 김선
언양김씨(彦陽 金氏)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이 본관이다. 시조 김선(金鐥)은 경순왕의 일곱째 아들이며, 고려 태조의 외손으로 언양군(彦陽君)에 봉해져 본관을 언양으로 하였다. 10세 양감(良鑑)이 언양군 군호를 받아 언양군파의 계파가 시작된다.
언양김씨 가문에서는 고려시대 13분이 봉군(封君)을 받았을 정도로 큰 활약을 보였다. 그 가운데서도 8세손 김취려(金就礪)는 거란을 물리친 공으로 수태위중서시랑평장사판병부사언양군(守太尉中書侍?平章事判兵部事彦陽君)에 봉해졌다. 현재 충북 제천시 박달재에는 장군의 전적비가 세워져 있다.
취려는 대장군으로 고려 때 거란군의 침입을 막고 여러 번의 반란을 평정시켜 높은 공을 인정받았으며 취려의 아들 전(佺)은 상장군에 올랐다. 10세손 변()은 문과에 급제해 재상을 역임했으며 변의 아들 윤(倫)은 좌정승을 거치는 등 많은 후손들이 문·무관으로 벼슬길에 올랐다.
언양김씨 가문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정려가 2개 있다. 하나는 세종시에 있는 열녀언양김씨정려(烈女彦陽金氏旌閭)이고 또 하나는 전북 정읍에 있는 언양김씨삼강정려(井邑彦陽金氏三綱旌閭)다.
세종시에 있는 열녀언양김씨정려(烈女彦陽金氏旌閭)는 조선시대 열녀 언양김씨의 열행(烈行)을 기억하기 위해 나라에서 하사한 명정(銘旌)을 현판(懸板)으로 걸어놓은 정문(旌門)이다. 주인공은 김정(金淀)의 딸로 16세에 장응헌(張應軒)과 혼인하였다. 병자호란(丙子胡亂) 때 청나라 군사들이 쳐들어오자 남편에게 시아버지와 자식들을 데리고 피하게 하고 자신이 적들을 유인해 미호천 중류 황단의 나루에서 물에 뛰어들어 자결했다. 훗날 충청도관찰사가 조정에 글을 올려 1638년(인조 16)에 명정을 받았으며 1793년(정조 17)에 정문을 세우게 되었다.
정읍언양김씨삼강정려(井邑彦陽金氏三綱旌閭)는 언양 김씨인 김준과 그의 아내 및 아들의 충신·열녀·효자로서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것이다. 김준은 24세인 조선 선조 38년(1605)에 무과에 합격하여 교동현감을 지내고, 정묘호란 당시 안주목사로 있으면서 안주성을 지키다 순절했다. 김준의 아들 김유성도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며, 김준의 아내인 김씨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선 인조 10년(1632) 나라에서는 한 집안에서 삼강<충(忠)·효(孝)·열(烈)>을 갖추었다고 극찬하고 이들의 충신·열녀·효자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예장을 국장으로 치르게 하고 이 정려각을 세웠다.
근현대 인물 많이 배출
근현대 인물로는 김동조(金東祚) 제16대 전 외무부장관. 14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방림(金芳林) 등이며 광주전남 출신으로는 무임소장관과 국회의원을 지낸 완도출신 김선태(34세, 金善泰), 전 남원시장 김정기(33세, 金正基), 김복현(32세, 金福炫) 전 서울 강서교육장, 김상영 (33세, 金相寧) 경희대 교수, 김정수(35세) 전 교육장, 김기청(33세, 金基淸) 전 전남농대교수, 김만희(35세, 金萬熙) 전 농협전남도지회장, 김성순(34세, 金成洵) 순천대 교수, 김용호(34세, 金勇浩) 전라남도 도의회의원, 전 광주지법부이사관 김흥학(35세, 金興學) 법무사법인정성대표, 김남전(35세, 金南田) 전 광주향교 전교(언양김씨대종회장), 김성대(34세, 金成大) 환경부감사담당관, 김성철(34세, 金成밪)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장, 김영규(36세, 金伶奎) 전 춘천지검 차장검사(법무법인대륙아주 변호사) 등이 있다.
교육계에서는 김하영(33세, 金廈寧), 김흥복(35세, 金興福), 김성권(34세,金成權), 김용암(34세, 金龍岩), 김장일(33세, 金章一) , 김형주(33세, 金亨柱) 등이 교장으로 정년했다.
경제인으로는 안국산업(주) 대표이사 김성수(34세, 金成洙), 김정희(33세, 金廷熙) 韓南유리 회장, 김성노(34세, 金成魯) 조광식품 회장 김대영 (36세, 金大暎) 보라티알 대표이사 등이 있다.
이번 취재의 자문을 맡아주신 분은 김장선(33세) 김경녕(33세) 김성복(34세) 김용암(34세) 김성민(34세) 김남전(35세) 씨 등이다. 또 임란사 부분은 영남이순신연구소 박갑로 소장이 맡았다.
글 : 지형원<문화통 발행인>
사진 : 임철진·박인숙<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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