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화가 한상운 작가의 '인연전(因蓮展)’
18일~3월 3일 무등갤러리
| 2021. 02.16(화) 16:0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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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운 작가는 작품을 시작한 초기부터 연꽃과 연실, 그리고 뿌리에 이르기까지 오랫동안 연을 팀닉해왔다, 물론 10군자의 하나인 연은 묵객들이 즐겨다루는 소재이기는 하지만 한상운 작가는 연의 겉모양이 아닌 그 속에 담겨진 깊은 맛과 멋을 찾아 오랫동안 배회하였다. 그렇게 하여 30여년의 각고 끝에 탄생한 그의 연들은 전통을 토대로 하되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로운 대상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작가는 연(蓮)을 매개체로 하여 파격적이고 호방한 필선과 시원하게 번지는 묵의 농담 그리고 담채를 머금은 붓털의 움직임으로 지면 위를 거침없이 내달리며 작가가 걸어온 인생의 발자취와 삶의 희로애락을 힘차게 노래하고 있다.
활짝 핀 연꽃, 너른 연잎과 말아진 연잎, 꽃잎이 다 진 봉우리로, 때론 연꽃잎만 중첩해서 때, 잠자리가 올라앉은 연방 등 다채롭게 해석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칠순을 맞은 한 작가에게는 늘 예술과 인생을 나누는 가족, 선후배, 동료들이 함께다. 이번 전시에는 한 작가의 작품 이외에도 서예가였던 아버지를 비롯해, 사진작가와 서양화가로 활동중인 아내, 딸, 아들, 손녀까지 가족들의 작품도 나왔다. 또 박행보 화백을 비롯해 박종석·이선복·정광주·전명옥·오명섭 등 동료 선후배 작가들의 축화(祝畵)와 묵취회 회원들과의 공동작품도 만날 수 있다.
“전통을 배우되 전통의 단점을 버리는 분석력과 비판력을 갖추고, 전통을 토대로 하되 낡은 껍질를 벗어나는 창조성을 추구했다”는 그의 말처럼 화폭에 등장하는 ‘연’은 다양한 모습으로 자태를 드러낸다. 전통의 재해석과 현대성이 어우러진 화폭은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바탕을 비워 버린 여백의 미는 삶의 여유를 느끼게 해주며 먹의 농담 효과를 제대로 살린 작품은 은은한 맛을 전한다. 너른 연잎과 때론 봉우리로, 때론 활짝 핀 모습으로 사람들을 만나는 연꽃, 잠자리가 올라 앉은 연방 등도 다채롭게 해석됐다.
스승인 원로화가 금봉박행보 선생은 그의 작품에 대해 "마음이 붓에 발동하여 회선지에 표현된 연을 소재로한 작품의 화풍이 반갑기 그지없으며 구더더기 없는 일필휘지는 형상을 초월한 세계이자 불화를 방불케 한다"고 칭찬의 말을 남겼다.
금봉미술관장을 맡고 있는 한 작가는 석사 학위 논문 ‘한국 근대 사군자에 대한 연구’, 장효문 시인과 합작한 시화집 ‘부활’ 등을 펴냈다. 대한민국서예대전, 광주시전·전남도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냈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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