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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5일(수요일)

<현동칼럼> “앞으로 1년 또는 2년의 시간밖에 없다면?”
2020. 07.09(목) 14:07확대축소
“앞으로 얼마나 더 살 수 있는지 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면, 그 검사를 받겠는가?” 셸리 케이건교수가 2012년에 쓴 <죽음이란 무엇인가 ;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에서 묻는다. 질문은 한걸음씩 나가며 이어진다. “내게 얼마나 많은 시간이 주어져 있는지 알게 된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은가?, 내게 주어진 시간을 알게 된다면, 정말로 원하는 일에 더 집중하게 될까?”

마무리질문은 보다 구체적이다. “앞으로 1년 또는 2년의 시간밖에 주어져 있지 않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겠는가? 공부, 여행, 아니면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인가?” 선뜻 입을 열어 답하기 힘든 질문들이다. ‘여러분’이 대학생일 경우, 평균수명대로만 살더라도 앞으로 60여년은 거뜬하게 살터인데 갑자기 ‘죽을 날을 알고 싶냐?’고 뜬금없는 질문을 던진다. 죽음강의라서 가능한 일이다.

‘여러분’이 예상수명이 십여 년 남은 노인이라 하더라도 미리 죽을 날을 알고 싶어 할까? 케이건교수도 ‘죽음에 대한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 동안 인생에 대한 즐거움을 놓쳐버리고 말 것이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들이 부담스러워 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질문에 대해 고민해봄으로써 자신이 삶에서 정말로 어떤 것들을 가치 있게 여기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질문은 스스로 만나기 전에 강제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케이건 교수가 예로 드는 예일대학생 이야기도 그런 경우이다. “죽어가는 한 학생이 내 강의를 신청했다. 그는 남아있는 동안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것을 학교를 졸업하는 일이라고 결정을 내렸다.” 대학 1학년 때부터 암 투병 중이던 학생은 졸업반 2학기에 죽음강의를 신청한다. 병세가 악화되어 학업을 다 마치지 못하자 학교 측은 그가 죽기 전 학위를 수여한다.

예일대학생도 스스로 용기를 내어 ‘남은 시간’을 알아낸 게 아니다. 불치병에 걸려 알게 된 ‘시한부’였다. 20대 초반에 죽음을 직접 대면한 그 학생은 공부를 ‘마지막 가치’로 택했다. 마지막 가치는 ‘버킷리스트 1번’인 셈이다. 지금 우리가 20대를 넘겼다면 우리는 그 학생보다 더 많은 삶을 누리고 있다. 시한부 판정을 받지 않았다면 1~2년 시한보다 더 긴 버킷리스트 1번을 고민해 볼 수 있다. 상대적으로 행복한(?) 고민이다.

버킷리스트의 힘은 시한부다. ‘버킷리스트’라는 말을 유행시킨 드라마 <여인의 향기; 2011년 SBS 방영 16부작>가 생각난다. 여주인공 이연재(김선아 역)는 고교졸업생으로 연애 한번 못하고 여행사 밑바닥 일을 10여 년 째 도맡아하는 억척 말단 직원이다. 이연재는 담낭암으로 6개월 시한부판정을 받자, 갑질을 일삼는 부장 얼굴에 호기롭게 사표를 던지고 홀로 오키나와여행에 나선다. 그녀가 쓴 6개월 시한부 버킷리스트 1번은 해외여행이었다.

우리는 시한부를 가지고 있는가? 십 수 년 전, 나의 버킷리스트 1번은 ‘스페인 산티아고길 순례’였다. 시한이 정해질리 없다. 일종의 꿈 리스트 1번이었다. 10여년 리스트로만 남아있다 결국 지웠다. 5년 전 ‘제주올레길 걷기’로 목표를 바꾸고 2년에 걸쳐 올레길을 완주했다. 시한이 정해지지 않은 버킷리스트는 바뀔 수 있다. 그만큼 시한이 늦춰질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 19사태로 문밖을 나서면 마스크를 써야하는 비대면 문화를 살고 있다. 죽음의 그림자를 안 밟으려는 듯 마치 살얼음 위를 걷듯 조심스런 하루하루이다. “죽음을 직접 대면해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환상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할 수 있다.” 케이건 교수의 역설 같은 끝맺음 말이 절절이 와 닿는다. 지금 나는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가?

김종남<언론인>




김종남 위원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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