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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7월 15일(수요일)

<박재완의 남도마실길> 그 섬에 가고 싶다

압해도 천사대교 건너 암태~ 자은~ 팔금~추포도까지
암태도‘동백머리 파마 벽화’ 자은도‘무한의 다리’핫플레이스로
2020. 06.17(수) 18:38확대축소
천사대교 야경(전남도 재공)
나의 고향은 신안 섬이다, 그리고 외갓집도 섬이다. 어린 시절에는 해가 지면 섬이 싫었다. 도회지 생활이 익숙해진 나에게는 모든 것이 두려움의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외갓집이 있었던 압해도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섬이었다, 목포 인근의 사람들에게는 ‘뒷개’라 불리는 언어가 더 익숙했던, 북항에서 도선을 타고 가야 했던 압해도.

목포사람들은 여객선 선창이 있던, 항동 인근을 ‘앞 선창’ 이라 불렀고, 북항을 뒷개라 불렀던 까닭은 목포항이 영산강에서 내려오는 토사로 인해 목포항구는 썰물 때면 잿빛의 갯벌로 드러나 있어 항구의 기능은 소형 선박이 다닐 뿐이었다. 그래서 목포 뒤에 있는 개웅 이라는 의미로 ‘뒷개’가 되었다.

압해도는 운이 겁나게 좋은 섬인 것 같다, 다리가 3개나 있다. 목포 북항에서 연결되는 압해대교와 무안 운남에서 김대중대교와 연육되고, 압해도 송공에서 암태도로 연결되는 연도교가 있기 때문이다.
남부지역을 여행할 때는 압해대교를 건너면 되고 윗녘에서 내려올 때는 김대중대교를 건너서 오는 것도 운치가 있다. 아기자기한 농촌 풍경을 보면서 여행하는 맛도 괜찮기 때문이다.

신안군 압해읍 송공리와 암태면 신석리를 잇는 교량으로 2019년 4월 4일 개통됐다. “천사대교”라는 명칭을 지녔다.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지역 특성을 반영하여 부쳐진 일종의 브랜드 마케팅으로 교량의 길이는 7.22 km, 폭(너비)은 11.5m이며 자동차 전용도로다.

상부구조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하나의 교량에 사장교와 현수교가 동시에 배치된 혼합된 형태이며, 교량의 암태도쪽은 사장교 형식의 교량으로, 높이 95m, 135m 2개의 주탑이 세워졌고, 주경간의 길이를 1004m로 건설하여 1004개의 신안군 섬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135m의 주탑 정면에는 마름모꼴 형태를 새겨 넣어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를 형상화하고 있다. 교량의 압해도 쪽은 현수교 형식으로 세워졌고, 교량의 길이 1,750m, 주탑의 개수 3개인 다경간의 교량으로 케이블의 옆면이 W자 모양을 그리고 있다. 천사대교의 개통으로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 암태도, 자은도, 안좌도, 팔금도, 자라도, 추포도 6개 섬을 쉽게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배에서 나누던 정겨운 이야기는 추억속으로

천사대교가 개통되면서 마을의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갑작스레 뭍에서 급한 기별이라도 오면 새벽녘을 꼬박 기다리던 세월도, 육지로 나가기 위한 배편을 기다리는 사람도, 섬에서 생산된 농수산물의 싣고 도회지로 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차들의 모습도, 뱃 시간을 맞추기 위한 서두름도 없어졌다고 좋아한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전에는 배를 타면 선실에서 벗들과 이런저런 정겹게 이야기하던 것이 이제는 버스 안에서 짧게 만나 인사하고, 헤어짐이 아쉽다고 이야기한다. 섬을 찾는 외부 관광객들도 많이 늘어나서 좋기도 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엔 북새통을 이루고, 한밤중에도 차량통행으로 삶의 질서가 바뀌어 아직 정리가 안 된다고 푸념도 한다.

압해도는 곳곳에 도로 확장 공사 중이다. 좁은 지방도로 때문에 섬사람이나, 뭍의 사람이나, 모두가 맘고생들 했다. 뭍에는 섬의 아름다움과 신비한 비경을 구경하려고 고생했고, 섬사람들은 주말이나, 휴일 때는 아예 외부 외출을 금했다고 한다, 한두 시간이면 다녀올 곳을 도로가 왠종일 막혀, 길에서 보내야만 했다고 푸념들이었다.

송공리에서 천사대교 방향으로 들어서면, 구불구불 도로에서 뻥 뚫린 대교를 만나면서 하늘을 찌를 듯한 타워와 함께 쭉 뻗은 스키점프대처럼 경사진 다리가 신비스럽게 보이며, 양 옆으로 섬들과 다리 밑으로 선박들의 모습까지, 그리고 재수가 좋은 날에는 해무가 살짝 끼어 섬의 모습이 신선이 노니는 선경(仙境)의 다리로 탈바꿈하는 비경의 섬들을 보게된다.
돌이 많이 흩어져 있고 바위가 병풍처럼 둘려 처 있는 암태도(巖泰島)는 3개의 섬이 토사와 퇴적과 간척사업으로 인해 하나로 연결되었다. 면적은 32.15㎢이고, 해안선 길이는 39.8㎞이다. 북쪽의 자은도(慈恩島)와는 은암대교로, 남쪽의 팔금도(八禽島)와는 중앙대교로, 남서쪽의 추포도(秋浦島)와는 노두길로 연결되어 신비길을 열어주는 곳이다.

암태도는 역사의 뒷길에서 주목받는 섬이었다. 고려 시대에는 이자겸(李資謙)이 유배되었던 곳이며, 일제강점기인 1923년에는 암태도 소작쟁의가 일어났던 역사적 의미가 있는 섬이다.암태면으로 가다 보면, 암태의 진산(珍山)인 승봉산이 감싸고 있어서 산세 좋고, 물도 풍부한 기동(基洞)마을 삼거리다. 우측으로 가면 자은도이고, 좌측으로 가면 팔금, 안좌로 가는 길목으로 요즘, 가장 핫 플레이스(hot place)인 장소이다. 지나는 차마다 멈춰 선다. 사람들이 내리고, 담벼락의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다. 차들이 오가는 도로변임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일단은 멈추어서 ‘동백 파마머리 벽화’ 앞에서 사진을 찍기 위해서이다.
핫플레이스로 각광받고 있는 파마머리 벽화


손석심 할머니와 문병일 할어버지 초상벽화

암태도의 ‘동백 파마머리 벽화’가 뜨고 있다. 그 열기가 요즘 한낮의 날씨만큼이나 강렬하다. 동백꽃 파마의 주인공은 이 마을에 사는 손석심(78) 할머니와 문병일(77) 할아버지 부부다. 벽화가 그려진 집은 노부부가 사시는 집이다. 벽화를 멀리서 보면 동백 파마머리를 한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벽면에 할머니, 할아버지 초상화가 그려지고, 산다화 꽃이 붉게 필 무렵에는 할아버지 모습에서 눈을 땔 수가 없다. 머리에 붉게 핀 산다화가 할아버지를 너무 곱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일약 스타가 되셔 버렸다. 잠시 발걸음을 다가서 보면 기발하다는 생각에, 절로 웃음을 짓게 된다.

벽화는 집 마당에 있는 산다화 두 그루를 머리로 삼아 벽에 두 사람의 얼굴을 그렸다. 동백꽃이 활짝 핀 봄엔 꽃으로 파마머리를 한 형상이었다. 지금은 꽃이 지고, 연초록으로 염색된 파마머리로 나뭇잎이 무성하다. 파마머리를 한 할머니의 표정이 수줍게 웃고 있다. 할아버지가 환하게 웃는 모습에선 천진난만한 그 표정이 정겨우며, 금방이라도 나를 불러 “어야 어디 가능가! 시원한 수박 한 쪼각 들고 가시게, 날이 겁나 덥네!” 하실 것 같은 동네 어르신의 모습 그대로다.

벽화에 관한 이야기가 재미있다. “천사대교가 개통하기 전이었는데, 군청에서 와서 벽화를 그리겠다고 하면서 담을 빌려 달라 하더라고. 지나다니는 사람들한테 볼거리가 되겠다 싶어서 승낙했지. 그렇게 하라고. 그런데 인물을 그리겠다고 하더라고. 그것도 상상 속의 인물이 아닌, 실제 인물을….” 문 할아버지의 얘기다.
“내 얼굴을 그리는데, 너무 크게 그려서 얼마나 창피했는지 몰라요. 이웃 할머니들도 뭔 사람 얼굴을 그리 크게 그려 놨냐며 뭐라 하고. 지우고, 조그맣게 그려달라고 했지.” 손 할머니의 말이다.
손 할머니와 마을주민들을 설득한 건 군청담당자와 벽화작가의 몫이었다. 그 사이 손 할머니를 그린 벽화가 윤곽을 드러냈다. 할아버지의 시샘(?)이 생겼을까. 이번에는 문 할아버지가 문제를 제기했다. “내 얼굴도 그려 달라고 했지. 작가한테 얘기하고, 군수한테도 전화했어. 한집에서 같이 살고 있는데, 한 사람만 그리면 되겠냐고.” 할아버지로부터 뜻하지 않은 청탁을 받은 신안군은 난감했다. 집안에는 동백나무가 한 그루밖에 없었기 때문에, 비슷한 크기의 같은 나무를 구해다 집안 화단에 심어야 하는데, 할아버지의 생각을 무시할 수도 없고, 묘목 값이 만만치 않아 추가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래도 할아버지 뜻대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파마머리 벽화 때문에 암태 곳곳에 비슷한 벽화가 또다시 탄생 되기도 하였다.

이곳을 지나 은암대교를 지나면 자은도이다. 자은도에는 크고 작은 해수욕장만 9곳이나 있다. 서남해안에 있는 섬이지만, 푸른 하늘과 쪽빛 바다를 자랑하는 곳들이다. 짙푸른 소나무숲이 있으며, 넓은 백사장이 반기는 곳이다.
여기에도 핫 플레이스(hot place)인 무한(無限)의 다리가 있다. 무한(無限)의 의미는 “끝이 없거나 한없이 커지는 상태를 뜻하며, 실수나 자연수보다도 큰 상태를 의미한다. 집합으로 나타낸다면 집합의 원소를 다 헤아릴 수 없는 상태가 되며, 기호로는 ∞라고 표기한다. 무한끼리의 연산도 가능한데, 무한끼리의 연산은 실수의 연산과 달리 다음과 같은 성질을 갖는다며” 수식은 1) ∞+∞=∞ 2) ∞×∞=∞ 3) ∞2=∞ 이렇게 정리되어 있다.
할미섬에 있는 기도하는 바위


신안군 1도 1뮤지엄 프로젝트

무한의 다리 이름은 무한대(∞)를 내포하는 8월 8일 섬의 날을 기념하고 섬과 섬이 다리로 연결된 연속성과 끝없는 발전의 의미를 담은 것이란다. 1島 1뮤지움 아트프로젝트는 신안군이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는 섬 주민들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신안의 주요 섬에 지역의 특색을 지닌 전시관이나 박물관을 건립할 계획이란다.

무한의 다리는 아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대표 조각가 박은선 작가와 스위스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 거장 마리오보타가 직접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어찌 예술 철학적 의미의 언어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고개를….
자은 둔장해변 끝자락에 있는 구리도~고도~할미도를 잇는 보행교인 무한의 다리는 길이 1004m, 폭 2m 썰물 무렵에 가면 볼거리 즐길거리가 많이 있어서 좋다. 이다리의 끝자락 할미도에는 독살이 있어 운이 좋으면 물속에 들어가 휘적거리면 망둥어라도 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물이 빠진 다리 밑으로 기어 다니는 게도 볼 수 있으며, 할미섬 자연 조각상이 “아이고 험헌디 느그들 왔냐” 하시면서 곧장 반길 기세다.
거친 기암괴석이 섬의 초목(草木)을 떠받드며 솟아 있는, 사람이 살지 않는 작은 섬에서 큰 섬으로 나가는 길에서 한번 돌아보자. 첫발을 들이대던 섬과 느낌을 보자. 뭍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바다에서 뭍을 바라보는 시선은 같을 수 없다는 것을 찾아보자.

<박재완 여행가>

박재완 여행가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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