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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7일(일요일)

<祐含칼럼> 그런, 당신들은?
2018. 12.10(월) 09:36확대축소
한 달여 전 일본에 거주하고 있는 영암출신의 재일교포 2세 하정웅 선생으로부터 문화通으로 이메일 한 통이 왔다. 여러 편의 짤막짤막한 글 가운데는 그가 평생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좌우명 같은 ‘명력력(明歴歴) 노당당(露堂堂)’에 관한 글에서부터 지난 10월 31일 있었던 한국 대법원의 신일본제철 스미토모금속 징용 한국인 4명에 대한 손해 배상판결까지 자신의 소회를 밝히는 내용이었다.

‘명력력 노당당’은 노자의 가르침으로 있는 그대로 모든 것이 진리이며, 큰 뜻은 한 점 숨길 곳도 없이 나타난다는 말이다. 그래서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당당하게 살도록 노력했다고 했다. 글의 마지막 부문에는 지난 9월 광주지역 방송사에서 기획취재로 보도된 미술품 기증에 관한 자신의 입장도 한마디를 적었다.

“강제협약을 맺고 지나치게 영예를 얻고 있다고 하지만, 어디 행정부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과중한 영예를 주느냐? 법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고, 무엇을 가지고 강제라고 말하는가? 실례를 들어 답해 달라.”

재일교포 하정웅 선생은 40평생 모은 미술품과 자료 1만여 점을 한국의 공공미술관에 기증한 메세나운동가다. 광주시립미술관에 2,536점, 영암하정웅미술관에 3,690점을 기증했고 전국의 국공립미술관과 일본의 교토시립미술관 등 수 많은 곳에 기증했다. 기증작 속에는 세계적 거장의 작품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 미술품 기증 뿐 아니라 광주맹인복지회관 건립, 5.18성지에 느티나무 200그루 식수, 그리고 히로시마 원폭지에서 살아남은 사과나무를 중외공원에 식수하는 등 많은 활동을 했다. 그는 오랫동안의 선행과 메세나운동으로 광주시와 서울, 부산, 전북의 명예시민이 되는 영광을 얻었고 정부로부터 국민훈장동백장과 보관문화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하정웅 선생이 메세나 운동가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며 왜 오랫동안 미술품을 수집해왔는지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 그 속에는 참으로 슬픈 이야기가 숨어 있다.

그는 일본 국책사업 노동자의 아들로 아키타현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해 미술공부를 하고 싶어 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암거래(야매) 쌀장사로 가정을 꾸리는 입장이어서 공업학교에 진학해 고학으로 공부하다가 영향실조로 실명위기에 처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중소기업협회 사무원으로 일하면서 몇 차례 자살도 생각했고 북송선을 탈까도 생각했다. 우연치 않게 전파상을 인수해 동경올림픽을 계기로 부를 쌓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가 맨 처음 산 그림이 ‘맹목(盲目)의 견(犬)’이다. 개가 맹인을 이끌고 가는 그림인데 자신의 처지가 생각나 그 그림 사서 집에 걸었다. 그리고 재일교포로서 전화황, 이쾌대 등 재일 조선화가들의 그림에 관심을 기울였고 나중에는 일본 모노파 회화에 크게 기여한 경남 함안 출신의 이우환의 그림에 매료돼 깊은 관계를 맺었다, 이우환은 이후 세계적 작가로 떠올랐다.

1970년대 초 아버지와 함께 고향 영암에 들렀다가 고국의 어려운 처지를 눈으로 목격하고 힘이 닿는 대로 고국을 돕는 일에 앞장섰다, 맨 처음 시작한 일이 광주 사동에 맹인복지회관을 지어 맹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한 일이다. 이 일을 계기로 광주지역 화가들과 인연을 맺었고 지역작가들의 작품 컬렉션에도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다. 10여 년 전 영암군립미술관 기공식이 끝난 뒤 삼호조선호텔에서 가진 기념식에서 그는 “내가 기증의사를 갖고 있어도 가족들이 반대하면 뜻을 이룰 수 없는데 가족들이 동의해줘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참으로 겸손한 모습이었다.

그런 그에게 고향에서 돌을 던졌다. 설사 강제조항이라 것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40년간 모은 고가의 미술품을 기증한 자에게 몰매를 던진 것이다. 방송은 제보를 근거로 면밀히 취재보도 했을 것이지만, ‘하정웅 미술관‘이란 이름을 붙인 것부터 좋지 않게 말하던 사람, 당신은 세상을 위해 기꺼이 무엇 하나 내놓은 적이 있는가.

광주시는 몇 해 전 기증박물관을 건립을 위해 기증운동을 벌인 적이 있지만 기증자가 없어 사업을 접었다. 혼자서 박물관을 짓기 어려운 소장자들이 광주시에 기증하면 소장자의 이름을 붙인 방을 만들어 영구전시 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제 우리 지역에서 기증이라는 말은 사라질 것 같다. 광주시가 뒤늦게 ‘미술작품 기증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지만 기증문화가 다시 꽃을 피울 것 같지 않아 씁쓸하다.

<문화通 발행인>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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