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하정웅 선생의 편지
저를 이해해 주시고 의지해 주시는 인사 여러분들께 -
| 2018. 11.13(화) 09:3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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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9월27일 추석, 저를 지켜보고 키워주신 인사 여러분들께 서면으로 인사를 드렸다.
“엄했던 여름도 지나 추석(음력 8월15일· 일본에서는 중추명월, 한국에서 는 민족의 명절)을 맞이하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별고 없이 잘 지내시고 계는지요? 평소의 따뜻한 배려에 대하여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저는 2017년에, 오랫동안의 불섭생 때문에 크게 병을 앓았고 그 후1년이 경과했습니다. 많이 근심 걱정을 끼쳐, 위문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8년의 올해는 80세(傘寿, 음력으로80세)의 해를 맞이하여, 여태까지의 걸음을 회고, 앞으로의 여생을 어떻게 살것인지 적었던 문집 <80세를 맞이하여 ·노당당하게 산다>를 간행했습니다. 이렇게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는 감사의 보고 책자입니다.
발자취를 회고해 보면 저의 실적을 평가해 주셔서, 여태까지 많은 상을 받아 왔습니다. 그러나 상의 뒤에는 훼예포폄, 말로 못하는 고생도 있었습니다. 영예의 뒤에는 희망과 실망이 동반하기 마련이고, 괴로움이나 슬픔도 함께 했습니다. 불합리가 끊어지지 않는 세상에서 저항하면서, 불굴의 정신으로 믿어야 할 인도를 지키면서 살아 온 증거입니다.
요컨대 ‘상’속에는 벌도 들어 있다는 뜻도 담아 ‘상벌’이라고 정리한 까닭입니다. 여생에는 벌 없는 상을 받을 수 있게끔, 마음을 새롭게 단단히 하고 있습니다.
2018년 9월5일 이후, 광주KBS에서 연일, 저희에 대한 건으로 수많은 비판과 불명예스러운 방송이 되어 있는 것 같아서 우려하고 있습니다. 방송 후, 광주, 영암, 서울 등 국내외로부터 연일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라고 걱정하시는 문의를 받아, “항의의 시위를 하겠다” “방송윤리 조정 위원회에 고발한다” “ 명예훼손으로 제소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반론하라” 등의 과격한 의견이었습니다. 방송내용에 대해서는 못보고 있기 때문에 아주 당돌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이구동성으로, “창피하다, 송구스럽다, 용서해 달라”라는 동정과 사죄의 말을 많이 받아, 오히려 망설이고 있습니다. 동정 받고, 사과 받아야 할 이유를 찾아보아도, 짐작이 가는 데가 없고, 모든 일에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저는 영암의 홍보 대사,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 광주시 명예시민이라는 입장에서, 방송 내용은 무슨 의향과 목적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청천 하늘에 날벼락입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세상을 요란스럽게 만들지 말고 사태의 동향을 지켜보면서 냉정하게 대처해 주기 바란다고 답할 수밖에 없습니다. 2018년10월1일, 교토대학 특별교수 혼죠 다스쿠(本庶佑)씨가 수상 인터뷰에서 “ 세상에는 옳다고 믿고 있었는데 틀렸다는 일이 실로 많다. 교과서에 쓰인 것에도 틀림이 많다. 무엇이 틀렸는지 따져 보는 발상의 전환을 한 일이 노벨상에 이어졌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자기 몸에 닥쳐 온 전혀 상상 못하는 사항에 무슨 차질이가 있었는지 따져 보는 발상의 전환이 매우 중요합니다. 인생의 좌우명으로서 마음에 새기는 말을 공유하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①사물에는 반드시 올바른 길에 되돌아온다는 [사필귀정(事必帰正)]이라는 말.
②그리고 좋은 마음으로 한 일은 좋은 마음으로 나타나며, 나쁜 마음으로 한 짓은 나쁜 결과가 되어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명력력 노당당(明歴歴 露堂堂)]이라는 선의 가르침.
③인생에서 화근이 복을 불러 올지도 모르며, 또 복이 화근의 원인이 될지도 모른다. 길흉복과의 변화는 헤아릴 수 없고, 재난도 슬퍼할 일이 아니다,
복도 기뻐할 일이 아니다는 “인간만사는 새옹지마(人間万事塞翁之馬)‘라는 고사. 이들 고사나 격언으로 배우며, 따지고 갈 것에 사람이 가야할 가르침이 있다고 저는 마음 다짐하고 있습니다.
“참된 문명은 산을 황폐시키지 않으며 강이 홍수 나게 하지 않으며 마을을 파괴하지 않으며 사람을 죽이면 안된다”는 다나카쇼조(田中正造)의 말씀을 빌려 본문을 매듭지으려고 합니다. 2018년10월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 하정웅 배상
문화통 mhtong@hanmail.net
관장님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