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순 시집 ‘오월의 섬’ 출간
책나무출판사 좋은 시선집 시리즈 183
| 2017. 12.21(목) 11:2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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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부와 전라남도문화관광재단이 4부로 구성된 시집은 4부로 나눠 모두 90여편의 시를 실었다.
1부는 ‘아침달’ ‘ 부활’ ‘골무’ ‘세월 앓이’ ‘내눈에 박힌 꽃’ ‘천개의 하늘’ ‘아들아 내 아들아’ 등 26편을, 2부는 ‘ ’사랑의 서약식‘ ’ 정녕 봄은 오고야 말리라‘ ’ 이월의 몽은주사‘ ’그대 오시려는가‘ ’겨울바다에 서면‘ ’빈집‘ ’사모곡‘ 등 29편을 묶었다.,
3부는 ‘묵매’ ‘ 납월매’ 봄꽃신‘ ’ 그리움‘ ’옥골빙혼‘ ’사부곡‘ ’인동초‘ ’ 무궁화‘ ’순천만 갈대‘ 등 22편을 ,4부는 ‘ 외도 보타니아’ ‘동파랑에서’ ‘ 바람과 꽃과 바람의 향기’ ‘ 외도에 핀 슬픈 장미’ ‘봉하마을의 임’ ‘오월의 섬’ ‘오월은 또다시 오고’ 등 18편을 모았다.
김오순 시인의 시는 지극히 서정적이다. 시인은 매우 감수성이 풍부하고 섬세한 감성을 지녔다. 스쳐가는 바람이나 눈에 보이는 꽃송이에도 결코 마음을 비켜버리지 않는다. 가만히 눈을 감고 묵상하며 하나하나의 자연에 대해 시인의 따스한 사랑을전한다. 아마도 천지를 창조한 하나님에 대한 특별한 경외심, 그리고 이 땅의 사람들은 그것들을 하나하나 잘 보듬고 보살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을 갖고 산다.
그래서 김오순 시인은 80년 오월의 아픔까지도 소리쳐 외치기보다는 조용히 되뇌이며 내면에 호소하는, 그래서 더욱 큰 울림을 전해준다. 표제작 ‘오월의 섬’은 광주민중항쟁 네 36주년 추모시로써 그날을 흐느낌으로 회억하면서 나직히, 그러나 강단있게 아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월의 섬’ 전문이다.
모든 것이 멈추고/ 모든 것들로부터 외면당한/ 한 섬이 있었다/ 그 안의 어느 누구도/ 그걸 원하는 이는 없었다/ 그래서 고립되지 않으려/ 살아서 꽃피우려/ 외치고 울부짖고 가슴 쥐어뜯었다/ 그 때가 오월이었다.
빨간 장미 눈부신 아름다움도/ 하얀 아카시아 향기 달달함도/ 최루가스에 취해/ 비틀거리고 흔들거리며 눈물 흘렸다/ 희뿌연 하늘에 / 더는 태극기 펄럭이지 않았고/ 공포의 비행기소리 총소리/ 앙칼진 여자의 확성기 소리만이/ 우리의 모든 기관을 위협하고 불사르고/ 우리의 모든 것이 짓밟혀 흩어져 버린/ 그때가 바로 오월이었다/
어느 것 하나 누구 한 사람/ 제대로인 것은 없었다/ 날뛰는 광란의 총칼앞에/ 모든 것은 넋을 잃고/ 피눈물을 흘려야 했던 그때/ 오월을 물들이는 빨간 장미는/ 오월을 수홓을 하얀 아카시야를/ 저 맑은 하늘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다시 되찾아야 한다는 한 메아리가/ 넉을 잃을 가슴 가슴에/ 붉은 태극기 되어 꽂혔다.
하여, 우리는/ 피를 흘려 빨간 장미를/ 백골이 되어 하얀 아카시아를/ 새가 되어 / 저 하늘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다시 , 다시 찾았다/ 그때 가 바로 오월이었다/
아무도, 누구 한사람도/ 원하는 이 없었지만/ 일천구백팔십년 오월/ 대한민국에는 / 지도에도 없는 섬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광주, 광주라는 이름의 / 붉은 태극기 꽂힌 심장으로/ 저들의 총칼과 맞선 / 오월의 섬/ 그 찬란히 빛나는 오월의 섬이/
한편, 김오순 시인은 시와수상문학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나와 마산문학관 청라언던 시 헌정, 강원도 화천군청 시비건립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으며 현재 순천문협, 한국마다문협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표지화는 원로수채화가 황기록 선생의 '무등산 입석대' 작품이다.
지형원 발행인 mhtong@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