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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0일(목요일)

<현동칼럼>“있는 땅이나 잘 지키시지요”
2017. 11.22(수) 10:56확대축소
대마도(對馬島)를 1박2일 여행했다. 마침 주말이라 400명 정원인 쾌속선 오션플라워가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찼다. 낚시 족, 산악자전거 족도 수 십 명이다. 그 날만 이즈하라(嚴原港)에 2천명이 들어왔단다. 어딜 가나 한국인 천지다. 연간 30만 한국인이 방문한다니 마치 우리나라에 있는 느낌이다. 부산서 45km거리, 제주도 40%크기, 90%가 산악지형, 인구 3만 명에 70%가 노인이다.

<대마도는 본시 우리 땅이다>라는 책이 있다. 제목이 눈을 끈다. 1419년 조선 이종무장군(1360~1425)이 227척 1만8천여 병사를 이끌고 대마도 정벌을 떠나기 전, 태종(太宗·1367~1422)이 내린 담화문 한 구절(‘對馬島 本是 我國之土’)이란다. 이승만(1875~1965) 초대대통령도 1948년 7월 취임하자마자 첫 기자회견 때부터 수십 차례 “대마도를 반환하라”며 일본을 압박했었다.

일본에서 오래 살았던 가이드는 ‘대마도는 아마 쓸모가 없어서 우리 선조들이 버린 땅’이라고 자기 식으로 해설한다. 동행 한분이 “이렇게 아름다운 섬이 한국 땅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하자 가이드는 “있는 땅이나 잘 지키시지요.”라고 한마디 한다. 우리나라라면 4차선으로 길 넓히고 횟집과 호텔 짓느라 산 헐어내고 해변 다 망가뜨려 놓았을 텐데 일본인들이 이렇게 자연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는 한 마디였다.

좁은 공간을 잘 활용하는 일본 문화는 본 받을만하다. 호텔 방은 워낙 좁아 큰 가방은 침대 밑에 넣어야 했다. 아침에는 호텔 로비를 식당으로 쓴다. 길은 더 심하다. 대마도 전체를 이어주는 길은 우리 일방통행 길 정도로 좁고 구불구불하다. 중앙선이 있을 리 없다. 조그만 소형차 한 대를 비켜주려고 우리 관광버스가 뒤로 물러선다. 내리막길을 내려오는 자전거족을 보면 부딪칠까 아슬아슬하다. ·

이 길이 4백여 년 전, 300~500명 조선통신사 일행이 말 타고 걸었던 길이다. 대마도는 통신사의 첫 일본기착지이다. 한양에서 출발해 동경이나 교토까지 갔다가 다시 한양으로 돌아가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리는 험난한 노정이다. 일본은 통신사를 반겼다. 상류인사들은 시·서·화 한 점이라도 받기 위해 통신사일행을 환대했다. 조선조 내내 모두 20여 차례나 보냈던 통신사는 1811년 328명 사절단을 마지막으로 끊겼다.

일본은 더 이상 사절단을 반기지 않았다. 일본은 조선으로부터 선진문물을 받는 수준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청에서 조선으로, 조선에서 일본으로 흐르던 문명의 흐름이 역으로 바뀐 것이다. 우리가 중국으로부터 받아 전래한 한자는 아예 일본 문자가 되었다. 20분간 걸었던 ‘舟志川’ 삼림 길, 1,200년 된 삼나무 세 그루가 있던 ‘萬松院’, 부산이 보인다는 ‘烏帽子岳 展望臺(167m)’. 반짝이는 모래 ‘三宇田’해수욕장, 일본 발음은 다 잊었지만 한자로 쓴 푯말과 그 뜻은 생생히 기억에 남는다.

“세 사람이 길을 감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 그 중에 선한 자를 가려서 따르고 선하지 못한 자를 가려서 잘못을 고쳐야한다.(三人行 必有我師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 論語 述而편 21章- 성백효 역주)” 공자말씀이다. ‘길 가는 세 사람’을 ‘한중일 세 나라’로 바꿔 생각해본다.

누가 선자(善者)이고 누가 불선자(不善者)인가. 선(善)은 ‘착하다’는 뜻만 있는 게 아니다. ‘잘 한다’는 뜻도 있다. 착하고 착하지 않음, 잘하고 못함도 시간과 사건에 따라 달라진다. 선자는 스승이고 불선자는 반면교사이다. 그러나 배우지 않으면 치욕을 당한다. 우리는 4백 년 전 청에게, 1백 년 전 일본에게 치욕을 당했다. 열심히 배워야 있는 땅도 잘 지킨다.

김종남<언론인>


김종남 위원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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