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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9일(월요일)

<현동칼럼> ‘학이시습지면 불역열호아!’
2017. 01.23(월) 13:03확대축소
서당에 다니면서 논어를 읽는다. 논어읽기 3번째 도전이다. <<論語集註>> 원문을 줄줄 읽어 내릴 실력은 아니다. 훈장님 따라 읽고 새긴다.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 아마 수 백 번은 들었을 첫 구절이다. “배우고 그것을 때때로 익히면 기쁘지 않겠는가 ; 성백효 역” 세 번째 이어서 일까 생각이 좀 깊어져서일까, 이제사 ‘재미’가 조금 느껴진다. 배우는 재미이다.

공자가 말씀한 ‘기쁘지 않겠는가(不亦說乎)’는 어느 경지일까? 기쁨은 재미 다음 오는 단계일 터인데--. 朱子(1130~1200)는 주(註)에 “이미 배우고 또 그것을 계속 익힌다면 배운 것이 익숙해져서 마음가운데 희열을 느끼게 된다(旣學而又時時習之 則所學者熟而中心喜說)”고 그 ‘기쁨(設)’을 풀이한다. ‘익힐習’이 복습이라면 ‘복습하고 또 복습하면(又時時習之)’ 기쁨이 온다는 말 같다.

정말 복습만 여러 번 하면 기쁨이 올까. 신영복선생은 “習은 하얀(白) 어린 새가 날갯짓(羽)하는 글자 모양이 나타내고 있듯, 복습의 의미가 아니라 실천의 의미로 읽어야한다”고 주장한다. <<강의>>, <논어, 인간관계론의 보고>편에 펼친 주장이다. 그는 “배운 것, 자기가 옳다고 공감하는 것을 실천할 때 기쁜 것이지요.”라고 덧붙이기까지 했다.

20년이라는 세월을 옥에 갇혀 지냈던 신영복선생에게는 다른 무엇보다도 실천이 훨씬 값지게 보였으리라. 위정편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고, 생각하기만 하고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學而不思則罔, 思而不學則殆)”는 구절에서도 그는 ‘생각할 思’를 “생각이나 사색의 의미가 아니라 경험과 실천의 의미로 읽는 게 옳다”고 여러 번 강조한다.

실천하는 기쁨? 맞는 말이다. 날아오르는 법을 배웠으면 당연히 날아올라야한다, 땅에 앉아 나는 방법을 복습하거나 생각할 때보다 몸이 하늘로 날아오를 때 기쁨이 훨씬 클 것이다. 논어를 읽으면서 난 무얼 실천했던가. 돌아보게 된다. 주옥같은 수많은 명구들 중에서 어떤 구절을 실천했을까. 기쁨은 느껴보았나. 자장편 “절문이근사(切問而近思)하면 인재기중의(仁在其中矣)니라”구절이 떠오른다.

“절실하게 묻고 가까이(현실에 필요한 것을) 생각하면 仁이 그 가운데 있다; 성백효역” 좌우명처럼 가까이하는 구절이다. 仁을 求하는 큰 바람은 아니다. 글을 쓰다가 글이 꽉 막힐 때, 세상일이 꼬여 안 풀리고 답답할 때 “절문이근사, 간절하게 묻고 가까운데서 찾자, 절문이근사, 간절하게 묻자, 가까운데서 찾자---” 주문처럼 외운다. 간절히 묻기 위해 ‘사는데 밥값은 해야 할 것 아닌가’ 절박감을 만들기도 한다. 절실하고 간절하면 통할 때가 있다. 이것이 실천의 기쁨일까.

훈장님은 술술 읽어 내린다. 뜻을 두 어 번 새겨주고 다음 구절로 넘어간다. 집에서 책이 너덜너덜 해질 정도로 수 십 수백 번 읽으라고 당부한다. 수 십 번 소리 내어 읽으면 자연히 뜻이 통한다는, 막고 품는 서당식 학습방법이다. ‘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인가 했더니 한 가지 더 있었다. “공부는 말(입)입니다.” 눈과 머리로만 읽지 말고 ‘소리 내어 입으로 읽으라’는 말씀이다.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니 목도 가슴도 울린다. 귀도 뚫린다. 그래도 역시, 가장 좋은 복습방법은 암송이다. 걸어 다니며 외워본다. “절문이근사하면 인재기중의니라” 외우기 쉽게 글귀를 멋대로 바꿔본다. “젊은이 근사하면 인재가 그중에 있느니라--- 젊은이는 근사해야지 그래야 인재가 되지--- 인생은 질문이라는데--- 질문이 근사하면 해답은 가까운데 있다, 아니 그 가운데 있다 ---”

논어읽기가 한결 재미있어진다. 익숙해지는 단계일까. 어린 새가 날아오르기 위해 열심히 날갯짓 복습하는 건 기쁜 일이다. ‘학이시습지, 불역열호아?’

김종남<언론인>




김종남 mhto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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