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경 첫 시집 '접다' 출간
| 2017. 01.06(금) 11:3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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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들 시선 041로 나온 이 시집은 4부로 구성돼 있으며 1부는 '강제이주' '전봇대의 말' '접다' 등 16편이 실렸으며 2부는 '낮달' ' 심야영화관' ' 당신들의 천국' 등 13편, 3부는 '비상의 나날' '옻나무 사랑' 등 14편, 4부는 '들썩이는 무덤' '인어를 위하여' 등 13편이 실렸다.
표제작 '접다'는 이렇다.
누르락 붉으락 맘을 주체 못하던 나무들이 쥐고 있던 패를 내려놓는다/
작년만큼 올해도 치열했다. 날 예 끌어다 앉힌 자 알 길 없으나, 고만고만한 어깨들 틈에 끼어 호기롭게 타짜를 연기했다. 밑바닥을 들키지 않게 인내와 미소를 이마에 둘렀고, 직장의 살얼음판에선 상대의 허를 노리다 판 돈으로 내건 건강와 인연들을 아프게 탕진했다.
오늘을 위 오른 다리를 펴는 시간, 벌레처럼 얇은 다리로 비비적대다 산과 들이 조제한 바람에 충혈된 씻고나니 보인다. 교유판, 경제판, 정치판, 니나노판을 벌이고 삼팔광땡 아니면 고도리, 기껏 조커 한짝의 헛끗발에 다리가 꼬인 인간군상들, 깔고 앉은 모포마다 상표 대한민국이 너덜너덜하다
이 가을엔 나무들이 먼저 판을 덥자고 한다. 지상위 광기의 굿판을 뒤엎고 저린 발아래 부엽토의 온기같은 회복의 시간을 갖잔다. 빈손가락이 하늘 가리키며 굴절 없이 투명한 새판을 짜자고 한다
끈들아 손털고 일어나 가을 산으로 오시라. 신갈나무 숲에서 화투짝 밟히는 소리. 오욕이 부서지는 소리, 제법 경쾌하리라
이처럼 유 시인의 시는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들을 특유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들이다. 시의 제목만 보아도 결코 가볍지 않는 소재들은 끌어들여 내화시켰다..
유수경 시인은 2001년 ‘시와 시학’으로 등단했으며 현재 남원시 농업기술센터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시와 시학회’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복효근 시인은 추천의 글에서 “동시대의 아픔에 깊이 공감하고 소외된 자들의 곁에서 함께 절망하는 시인이 있다는 것은 큰 위안이 아닐 수 없다”고 평한다.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