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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17일(금요일)

창업 프로듀서 조 철: 감성코드 자극, 돈과 사람을 불러 모으는 ‘마이다스의 손’

‘추억’을 파는 커피숍, 식당 장소물색에서 컨셉까지 ‘원스톱’
2015. 03.19(목) 11:35확대축소
‘돈을 만드는 사람’ 이라면 조금 지나칠 것 같고 적어도 ‘눈에 돈이 보이는 사람’ 정도는 될 듯하다.
그는 늦잠을 좋아하고 나돌아 다니기보다는 뒹굴뒹굴하기를 좋아하고, 더러는 부시시한 얼굴로 동네카페에 앉아 만화책이나 신문을 뒤적이고, 그러다가 맑은 햇살 한줄기 창으로 스미면 그 빛을 온몸에 바르며 온갖 상상을 하는 사람….
부모님들이 바라는 착하고 공부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잔소리 하다가 그만 신물이 나서 포기한 자식(?), 그렇다고 사고를 치거나 부모를 성가시게 하지도 않은 착한 아들. 친구가 많고 오지랖이 넓어 별의별 것에 관심을 갖는 아들.
학교를 졸업하고 건설회사를 하다가 느닷없이 전주 한복판에 한정식집을 열었고 강릉의 한 짬뽕집에 들어가 짬뽕기술을 배워 광주에 ‘교통 짬뽕’ 집을 차린 홍길동 같은 사람. 그러더니 ‘너와 함께 라면’이라는 라면가게, 커피숍, 옛날다방 같은 것은 열어 운영하다가 임자가 나타나면 서슴없이 떼어주고 또 다른 장소에 새로운 아이템을 구사하는 사람이다.
서론이 너무 길었다. 나이는 46세. 한 여자의 남편이고 외아들을 둔 아버지이고 프로듀서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 사업가다.
“큰돈을 버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저 작은 돈으로 취미생활을 하면서 약간의 이익을 남기는 정도입니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면 누구나 한번쯤 해볼만 한 아이템이 많습니다.”

한정식집, 카페, 짬뽕이나 라면가게까지

그는 일하는 것이 즐겁다. 일이 없는 날은 광주 시내는 물론 광주 주변을 돌아다니며 장소를 물색하고 장소에 맞는 아이템을 찾기 시작한다. 좋은 장소가 나타나면 임대를 하거나 매입하는데 굳이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이른바 좋은 상권이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 그의 ‘안목’이다.
실제로 그가 지금까지 가게를 낸 곳은 대로변이나 좋은 상권이 아니다. 더러는 찾기가 매우 옹색스런 곳도 있다.
“아이템만 좋으면 사람들이 찾아옵니다. 찾아와서 차를 마시고 추억이라는 귀중한 선물을 받아가지요.”
70,80세대가 옛날 다방에 앉아 젊었을 때 들었던 음악을 듣거나 영화 포스터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한다고 한다. 또 80,90세대들은 빔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주는 ‘은하철도 999’ 같은 만화영화를 보거나 주제가를 연주해주는 기타리스트와 합창을 하면서 행복을 담아간다. 그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빙그레 웃는다.
다른 사람들의 행복에 동참하는 것도 커다란 행복임을 그는 일찍 깨달았다.
그가 전주에서 한정식집을 열었는데 음식은 비슷했지만 한옥의 콘셉트를 충분히 살려 눈길을 끌었다. 잘해보겠다는 사람이 있어 넘겨주고 강릉 교동짬뽕집 수강생으로 들어간다. 수강료 1천만원. 두 달 동안 일해주고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수강료로 1천만원을 들였다. 완전한 기술자가 되어 고향인 광주로 돌아와 세정아울렛 뒤편 음식골목에 교동짱뽕 1호점을 냈다.
강릉이 원조인 교동짬뽕은 역대 대통령들이 찾았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짬봉의 모습은 평범하지만 ‘불맛’이 스민 짬뽕이다. 다시 말해 현재 중국집에서 먹는 짬뽕은 한국식 국물맛이 나는데 반해 교동짬뽕은 소스가 걸죽하다. 홍합을 비롯 각종 해물에다가 돼지고기도 들어있다. 제대로 된 중국식 짬뽕으로 짬뽕면과 짬뽕밥, 군만두가 메뉴의 전부다.
광주에 차린 교동짬뽕집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고 체인점을 원하는 사람이 있어 다섯사람에게 1천만원씩을 받고 기술을 전수해주었다. 기술로 다섯배 장사를 한 셈이다. 현재 신가리 충장로 등에 체인점이 있는데 그런대로 잘 되고 있다고 한다. 가끔 들러 훈수해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너와 함께 라면집
그 다음에 문을 연 집이 ‘너와 함께 라면’이라는 이름이 붙은 라면집이다. 일반 라면이 아니라 각종 해물과 야채 등을 넣은 소스를 자체 개발해 여기에 라면 사리만 사다가 넣는다. 사리가 쫄깃쫄깃한 쫄면이나 쫄라면인데 어린이에서부터 70대 할아버지 할머니들까지 고객이 다양하다. 한 달 매출이 3천~4천만원이라고 하는데 이는 미확인이다.

장소보다 사람들이 찾아오게 하는 컨셉으로 승부

동림동 광주천변, 아니 정확히 말해 광천동 쪽 천변에 유달리 잘되는 커피숍이 하나 있다. 원래는 간판가게였는데 덤을 주고 임대해 커피가게를 차렸다. 동림동 아파트촌 사람들이 광주천변으로 나왔다가 길 건너 예쁜 커피집에서 한잔의 추억을 마시고 돌아간다. 그의 커피숍은 컨셉이 단순하다. 추억이라는 소재를 충분히 이용해 사람들의 마음을 노크한다. 음악 소품이 그러다보니 모두들 행복한 시간을 보냄직하다.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길가에서 차를 마셔야 한다. 이집은 부인에게 주고 그는 다시 시내로 나왔다. 광주시 북동성당 뒤쪽에 게장백반집이 하나 있었는데 이것을 장기 임대했다. ‘레몬 테라스’라는 이름인데 언밸런스 한 것 같지만 보험회사 등이 가까이 있어 장사가 잘된다. 10년 계약으로 가게를 열어 처형에게 넘겨주었다.
그가 현재 하고 있는 곳은 동명동 농장다리 부근의 ‘봄날은 간다’라는 카페다. 철길이 뜯기면서 여러 개의 커피숍이 생겼는데 그 가운데서는 겉모습이 가장 초라하다. 푹 꺼진 한옥집의 울타리를 헐고 커피숍을 냈다. 한옥을 그대로 살리고 시골학교 교실 같이 유리창을 달았다. 그 안에는 오래된 풍금과 옛날 카메라, 칠판, 기타 아코디언, 텔레비전을 놓아두었는데 고향학교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밖에는 영화 ‘봄날은 간다’ 포스터와 영상을 즐길 수 있는 스크린이 설치돼 있다. ‘봄날은 간다’는 그가 젊은 날 보았던 영화의 제목으로 지금이 인생의 가장 화려한 봄날이고 봄날을 그다지 길지 않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친구와 둘이서 운영하다가 혼자 도맡으면서 새로운 컨셉을 도입하려고 한다.
사람의 체온이 그리울 때 ‘카페 36.5 ’ 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더욱 많은 추억거리들을 만들 요량이다. 브런치 카페로 아침 겸 점심을 들면서 차를 마시고 그 시간에 기타리스트나 가야금 연주자들이 가끔은 음악을 들려주는 남도적 카페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까페 36.5도씨


초등동창들과 ‘오래된 친구들’ 법인체 만들어

이참에 아예 친구들, 정확히 말해 초등학교 동창들과 ‘오래된 친구들’ 이라는 법인까지 만들어 체인점을 만들어 ‘교동짬뽕’ 스타일의 차이니스레스토랑을 운영할 생각이다.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에 맞춰 이른바 중국관광객인 요우커들의 입맛을 붙잡고 싶다는 것.
그는 이밖에도 경기도 이천에 옛날다방이라는 커피숍을 열어 술도 팔고 커피도 팔고 커피에 생달걀을 띄워주는 모닝커피에 에그후라이, 라면까지 파는데 인기 ‘짱’이란다. 광주 광천동의 커피공장, 양림동의 ‘어메이징 아프리카’ 등도 모두 그가 컨셉을 잡아 만든 가게들이다. 원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넘겨주고 1년 동안은 가게를 오가며 제품의 이름도 붙여주고 실내분위기도 재연출 해준다.
“기자님도 이런 것 한번 하고 싶으세요? 제가 좋은 장소를 한번 물색해 드릴 테니 인테리어비와 컨설텅비만 주세요.”
농담처럼 던지는 말 속에 평생 글만 쓰면서 늙어가는 노기자에 대한 연민 같은 것이 스민 것 같아 가슴이 찡하다. 실제로 그는 소자본으로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장소를 물색하여 인테리어를 해주고 장소에 맞는 컨셉의 가게를 오픈해 홍보해주는 일까지 ‘원스톱’ 시스템이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 뒹굴던 청년, 공부보다 친구들이 좋아 밤을 세우며 이야기하고 인간적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했던 청년이 창업 프로듀서가 되어 그가 아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어주고 있는 것이다.
<오영진 기자>
문의 : 062-226-5511 / 010-9216-7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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