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문화수도 광주, 문화조직이 없다.

2011. 06.01(수) 21:56

문화수도 광주광역시는 시립극단도 없고, 영화제는 고사(枯死)상태다. 영상문화와 영상산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구인 영상위원회도 시의 관심밖에 있고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청소년영상제는 민간인들이 어렵게 이끌어 가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그야말로 예향, 나아가서는 문화수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갖추어야 할 기본 중에서도 기본인 분야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광주광역시 홈페이지에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에 이어 국내 5위를 차지하는 대도시이며, 호남 지방의 최대 도시이다”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규모만 전국 5위이면 무엇 하겠는가? 더구나 ‘문화수도’를 표방하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되겠다면서 정작 그 초석이 되어야 할 문화 조직이 4대 도시는 물론이요, 이웃 62만 인구의 전주시만도 못하다.

전주시는 문화관광과 외에 영상정보과를 신설하여 ‘전주국제영화제’를 훌륭히 발전 시켰고, ‘전주영상위원회’를 적극 지원하여 서울, 부산 다음으로 영화와 TV드라마 촬영을 적극 유치하여 지역경제와 영상산업을 촉진하고 있다. 두 개의 일반 극단만활동하고 있는 어려운 환경에서 시립극단을 창단하여 전주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연극문화를 제공하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어떠한가? 영상위원회는 현재 서울, 부산, 대전, 인천, 제주, 전주, 전남, 경기, 경북, 청풍, 광주에서 조직되어 활동하고 있다. 타 지역 영상위원회는 지자체의 적극 지원을 받으며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지만 ‘광주영상위원회’는 시의 도움을 받지 못해 민간인들이 9년 동안 어렵게 운영하고 있다. 광주영상위원회는 지금까지 130여 편을 지원했고 청소년 영상교실, 주부 영상교실, 시나리오제작 교실 등을 운영하여 오다가 예산의 어려움으로 중단하고 있다.

‘광주시립극단’은 1982년에 전국에서 가장 먼저 창단되었다가 1987년 해체 되어 버린 뒤 지금까지 시립극단이 없는 ‘예향’ ‘문화수도’라는 불명예를 얻고 있다. 알려진대로 광주는 우리나라의 연극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해온 곳이다. 성극을 통하여 신극이 그 어느 곳 보다도 일찍 공연이 되었으며, 일제시대에 연극을 통하여 항일운동을 펼쳤고, 해방 후에는 민족혼의 부활을 위한 연극과 6·25 직후에는 반공극 경연대회를 개최하여 애국정신을 고취하였다. 또한 대학극회와 각급 학교의 연극반 활동이 성행하여 1953년에는 3·1절 기념 ‘학생연극의 날’ 행사를 갖고 연극경연대회를 열기도 하였다.

1956년에는 ‘전국학생연극제’가 광주에서 개최되었으며 그 영향으로 「KBS광주극회」가 만들어져 광주연극의 황금기를 맞이한다. 1960년대 역시 「청포도극회」등 은 소인극 단체들이 창단되어 활동을 하였고, 특히 1969년에 「남도극회」와 극단 「이원」이 창단 되면서 본격적인 일반 극단의 활동이 태동되었다.

1970년대의 광주에서는「Y극회」「전일극회 」「향토」「시민」「세우」「샘터」 「탈무대」「예후」극단이 창단되어 활발한 활동을 배경으로 1982년 11월 23일 전국 최초의 시립극단인 ‘광주시립극단’이 창단되었다. 이듬해에는 ‘전국연극제’가 개최되어 전국 연극의 활성화와 많은 연기자를 배출하는데 크게 이바지하였다.

광주시립극단은 “지방 연극예술의 발전을 위해 연극인의 직업화를 유도하고 장기적으로 훌륭한 배우를 육성함으로써 연극의 질을 높이며 연극예술의 향상을 꾀하는데 있다”라는 취지로 1981년 10월 15일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을 창립 준비 공연을 올리고 1982년 11월 23일 전국에서 최초의 시립극단으로 창단되었다.

‘광주시립극단’은 1987년 3월 28일부터 29일 까지 최인선 작 <다시라기>를 독일과 5월 12일부터 13일 까지 광주에서 공연을 끝으로 총 25회의 크고 작은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해체 되고 말았다. 예향으로써 너무나 아쉬운 사건이다.

지금 광주에는 ‘소극장 연극축제’ ‘평화연극제’ ‘광주연극제’ ‘광주국제공연예술제’ 등 많은 연극축제가 개최되고 약 15개의 일반 극단이 활동하고 있어 이것들을 모두 아우르는 시립극단이 부활되어야 한다. 현재 전국에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4대 도시는 물론이고 전주, 포항, 경주, 일산, 울산, 순천에 시립극단이 있고, 천안시는 창단 할 예정에 있다.

현재 광주에서 추진되고잇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은 문화를 통한 국가 균형발전의 실현과 정부의 문화정책 실현, 그리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통한 국가 수준의 문화 발전전략이다. 교류에서 시작하여 창조·연구·교육으로 직접 순환되는 아시아 문화의 발전소를 조성함으로써 광주를 시발로 하는 국가 수준의 문화발전을 도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거창한 청사진도 좋지만 가장 기본적인 문화예술 분야의 ‘광주시립극단’ 부활, ‘광주영상위원회’와 ‘광주국제영화제’ ‘한국청소년영상제’를 활성화 시켜서 문화예술 분야 육성, 문화예술 인재양성, 문화예술 산업 육성, 국제 문화예술 행사 육성 등을 이루어 문화를 통해 광주가 활성화 되는 균형 있는 ‘문화수도’로 탄생되어야 한다.

지금 회자되고 있는 “문화예술은 전주가 광주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쓴소리를 민선 5기는 불식 시켜야할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최근에 첨단(3D)영화제로 영화제를 활성화시키고, 영상위원회 지원을 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차두옥 <동신대학교 문화관광대학 방송연예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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