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함칼럼> 그래서 관변(官邊)

2011. 05.03(화) 12:34

요즘 국내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뭐니뭐니 해도 과학비지니스벨트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에서 충청권 유치를 약속했다가 이를 철회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간 경쟁이 가관이다. 모두가 ‘죽자 살자 식’이다.

그럴 만하다. 과학비지니스벨트가 세워지면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이후 향후 20년간 생산유발효과 235조 9천억, 부가가치 101조 8천억, 고용창출 212만 2천명에 이르고 이를 유치한 시·도에는 생산유발효과 212조 7천억, 부가가치 81조 8천억, 고용창출 136만 1천명에 이른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지금까지의 낙후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로 생각하는 광주에서는 연일 결의대회가 이어지고 있다. 유관단체에 협조요청이 나간 뒤 결의대회, 서명대회가 이어지면서 자잘한 잡음도 들린다. 결의대회를 강행하는 입장이나, 합법적 추진을 요구하는 시민단체나 모두 지역사랑의 발로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이런 일에는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단체들이 나서고 있어 씁쓸함을 떨칠 수 없다. 대표적인 경우가 문화예술단체다. 문화재단이야 광주시가 설립한 기관이니 그렇다손 치더라도 예총까지 가세하는 것은 조금 한 번 더 생각해볼 일이 아닌가 한다. 자칫 관변단체 시비가 되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예총은 그동안 관변단체로 인식되어 온데다 창립배경에서부터 원죄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961년 박정희 정권 당시 공보부와 문교부가 예술인 동원과 통제를 목적으로 설립돼 정권의 이익과 옹호에 많이 이용되었기 때문이다. 그 때는 서슬퍼런 군사정권이었기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른 것이 분명한데 내부적으로 무슨 곡절이 있는 것일까.

지역경제가 잘 돌아가야 예술인들의 삶도 풍요로워지고 예술단체에 대한 지원도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비지니스벨트 유치는 모두의 소망이고 꿈인 것은 맞다, 그러나 모든 지자체들이 광주에서처럼 모든 단체를 동원한다면 입지나 타당성보다 결의대회 참가자 수를 기준으로 과학비지니스벨트를 결정하자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관변단체와 시민단체의 차이점은 한마디로 관으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아 움직이는 단체냐, 그렇지 않느냐로 구분할 수 있다. 예총이 관으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활동의 범위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시아문화전당 건립문제나 콘텐츠 운용 등 전문가로서 꼭 나서야 할 때 나서는 신중한 결단을 촉구한다.

지형원< 문화通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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