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정(芙蓉亭, 광주)

2011. 03.17(목) 14:54

광주시 남구 칠석동 2리 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정자. 부용정의 ‘부용(芙蓉)’은 김문발 선생의 아호에서 따온 것이다.
여말선초(麗末鮮初)때 필명을 날렸던 광주 출신의 선비 부용 김문발(芙蓉 金文發·1359~1418)이 지역 인재들의 강학과 선비들의 시회장(詩會場), 향촌 규율과 민주적인 여론 수렴을 위한 향약의 집회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1416년에 건립했다.
이곳은 제봉 고경명을 비롯 양송천, 이동악, 박제형, 김향 등 당대 선비들의 출입이 잦았으며, 광주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향약을 시행하기도 했다.
광주 평장동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도학사상에 심취했던 김문발은 세상을 등지고 오로지 학문에 정진해왔다. 그러던 중 임금에게까지 그 사실이 알려졌고, 천거를 통해 형조참판과 전라감사, 황해도 관찰사 등 관직을 역임하게 되었다. 하지만 어지럽게 돌아가는 나라꼴에 환멸을 느끼고, 고향에 돌아와 평생을 초야에 묻혀 살았다.
정자는 정·측면 다같이 3간으로 기둥머리에 공포가 없는 민도리집 형태이다. 우물마루를 깐 맞배지붕, 민흘림기둥을 세웠고 홑처마로 건립됐다. 기단은 네모 막돌 바른층 쌓기를 하였고, 좌우 가운데를 제외하고는 자연석 덤벙주초를 놓았다. 사방은 벽이 없이 개방된 공간이며, 천장은 연등천장을 하였고 연골벽은 회반죽으로 마감하였다.
정자 내에는 현판과 함께 당시의 학자로 명성을 날렸던 양응정(梁應鼎)의 시문을 비롯 의병장 고경명(高敬命), 권필과 쌍벽을 이뤘던 대학자 이안눌(李安訥), 박제형(朴濟珩) 등 후대 명유(名儒)들의 누정제영(樓亭題詠)을 새긴 편액이 즐비하게 걸려 있다.
부용정은 1990년 광주시 문화재자료 제 13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