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함칼럼> 50년만의 티켓 매진
| 2011. 02.14(월) 14:54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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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국립 발레단의 ‘지젤’도 창단(1962년) 50년 만에 첫 매진을 기록했다. 회당 1580석 규모로 5회를 공연하니 8,000석 이나 된다. 24일부터 27일까지 공연하는데 지난 10일 마감되어버린 것이다. 어떤 신문은 이 같은 결과를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헤드라인으로 기사화 했다.
무엇이 달라졌는가.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이 바뀌었다. 국립극단은 감독과 연출자, 배우자가 바뀌었고 국립발레단은 출연자가 바뀌었다. 국립국장은 ‘오이디푸스’를 올리면서 오디션을 통해 새로운 배역을 뽑았고 국립발레단은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으로 재현했다. 낭만발레의 정수를 보여주겠다고 하자 관객들이 반응한 것이다.
사실 국립극장 시절에는 작품을 무대에 올려도 객석의 3분의 1 이상을 판매하기 어려웠다. 국립극장 시절 정단원 23명의 평균 연령은 53.2세였다 때문에 20대가 맡아야할 역을 나이든 사람이 맡기 일쑤였고 주연은 이른 바 ‘짬밥순’이 많았다. 한마디로 단원들이 국립극장을 장기 독점하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무지 새로운 피가 유입될 공간이 없었다.
재단법인으로 바꾼 뒤 단원은 장민호․ 백성희 두 원로 배우 뿐이다. 체질이 확 바뀐 셈이다. 손진책이 예술감독을 맡았고 배역은 공연할 때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배우들이 연습 2시간 전부터 스스로 모일 정도로 바뀌었다. 열심히 연극하는 배우들만 모으다 보니 열기가 뜨겁다.
그러나 재단법인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철밥통’에 대한 비판 속에서도 예술인탄압 내지 순수예술 말살로까지 맞섰다. 개혁에는 그만큼의 아픔이 따르기 마련이다. 때문에 확실한 목표가 먼저 세워져야하고 그 목표를 기필코 달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재단법인으로 바뀌면서 우선 100% 지원에서 60%정도로 줄어지고 그 나머지는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변화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치열하게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얘기를 광주시립예술단으로 돌려보자. 단원 대부분이 평생직장 개념으로 일하다보니 새로운 인재들이 들어갈 만한 여유가 없다. 국내 유수의 대학을 마쳤거나 해외유학까지 마친 영재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년을 고집하고 있어 TO를 늘리지 않는 한 들어갈 자리가 없다.
나이가 죄는 아니지만 ‘아이 엄마 발레리너’는 어쩐지 어색하게 느껴진다. 물론 나이가 지긋한 발레리나의 농익은 연기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너무 많으면 ‘늙은 발레단’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국립발레단의 경우 정년이 따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35세를 전후에 무용단을 떠난다. 스물 한 살의 단원도 있다.
물론 다른 단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발레리나의 정년이 가장 짧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도 하다. 얼마 전 광주시립교향악단의 두 수석이 후배들을 위해 용퇴해주었다. 저간의 사정은 잘 모르나 언론의 평가는 ‘아름다운 퇴장’이었다. 그 자리에는 정말 좋은 영재들이 들어가게 될 것이고 광주시향은 그 만큼 젊어질 것이다.
국립극장이나 국립발레단의 변화를 보면서 우리 광주시립예술단도 뭔가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재단법인화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긴 하지만 그에 앞서 공연수익금 전액을 그 단체가 제작비로 쓰도록 하거나 단원들의 복지비로 사용토록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국립극장이나 국립발레단처럼 티켓이 매진되었을 때 그 혜택이 직접적으로 예술단이나 단원들에게 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티켓이 팔리든지 안 팔리든지 내버려두고 ‘저예산의 공연’만 되풀이하다면 결국 옛날의 국립국장 꼴이 되고 말 것이다.
서울과 광주는 환경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점을 분명히 인정한다. 그렇다고 광주는 영원히 그대로 있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60% 지원이 아니라 우선 80% 정도로 지원하고 점차 경쟁력를 갖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남은 예산은 열심히 하는 민간단체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면 ‘행복한 창조도시“(?)가 될 수 있을 터인데 …
지형원<문화通 대표> mtong@mto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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