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현판 한문 디지털 복제키로

한글학자 및 문화재 전문가 한글현판 주장

2010. 07.12(월) 23:51

복원 중인 광화문의 현판이 박정희 전 대통령 글씨가 아닌 19세기 말 경복궁 중건 당시 무관 임태영이 썼던 해서체 현판 글씨로 복원될 전망이다. 그러나 한글학자 및 문화재전문가들이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문화재청은 지난 2년여간 자문위원, 서예가들과 10여 차례 회의하며 현판글씨 대안마련에 대해 고심했다. 그 결과 세종대 디지털 콘텐츠학과 산학협력단에 의뢰해 국립중앙박물관, 일본 도쿄대에 소장된 1900년대 유리 원판을 바탕으로 글씨체를 디지털 복원키로 한 것. 나무 현판에 글씨를 새기고 배경색을 칠하는 각자·도색 작업은 중요 무형문화재 각자장 보유자 오욱진씨와 서예가 5명이 맡는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글학자 및 일부 문화재 전문가들은 한글은 세계적으로 으뜸가는 글자이며 경복궁 안에서 세종대왕이 창제했고, 광화문이라는 이름도 세종대왕이 지은 만큼, 한글로 복원하는 것이 의미와 위상에 걸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는 "디지털 짜깁기 방식으로 광화문 현판을 다는 것은 문화재로서의 가치도 없고 역사상 큰 의미도 없는 일“이라며 "광화문에 한글현판을 다는 것이 민족적 자긍심을 세우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글학회, 한말글문화협회, 한글문화원, 짚신문학회 등 한글단체 대표들은 오는 13일 오후 2시 문화재청을 항의 방문해 '새로 짓는 광화문에 한글 현판을 달라'는 성명서를 발표할 게획이다. 


편세라 기자 psr@mtong.kr        편세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