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춘서커스가 경마장에 간 까닭은

한국마사회 큰 역할…한국 곡예 발전 기대

2010. 04.03(토) 15:04

국내 유일의 서커스단 동춘서커스단이 지난 1일 서울경마공원에 상설 공연장을 설치하고 첫 공연을 열었다. 공연은 앞으로도 매일 2~3회, 연중무휴로 이어진다. 주중에도 경마장에 볼거리가 생긴 셈이다.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비보이 춤과 쌍철봉 묘기를 결합한 '비보이 쌍철봉', 8m 높이에서 천을 이용해 곡예를 하는 '공중실크무용', 남녀 8명의 체조묘기 '정밀체조', 비보이 춤의 진수를 엿볼 수 있는 '대무술-집단체조' 등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창조된 동춘서커스만의 독특한 곡예예술이 선보인다.

경마장 안에 동춘서커스 자리를 잡은 것은 85년 역사를 가진 서커스단이 지난해 해체에 직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KRA한국마사회가 서울경마공원 주차장 부지를 무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동춘서커스는 여기에 상설공연장을 만들었다. 회생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동춘서커스은 일제강점기였던 1925년 박동수 단장이 조선인들로만 구성해 서커스단을 만들었다. 1927년 목포에서 첫 공연을 했다. 60~70년대에는 소속 단원들만 250명이 넘었고 허장강, 서영춘, 배삼룡, 남철, 남성남 등 당대의 내로라하는 스타들을 배출할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현재 동춘서커스는 박세환 3대 단장이 40년 가까이 지켜오고 있다. 한편 서울경마공원에서는 경주가 없는 날 농ㆍ수ㆍ축산물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도 운영 중이다. 서커스를 관람하고 장터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을 즐길 수도 있다. 여기에 경마까지….


김연 기자 kimyun@mtong.kr        김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