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에 이뤄낸 호랑이 'V10'

잠실을 달군 감동의 대역전극

2009. 10.26(월) 14:14

기아 타이거즈가 12년만에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 우승을 따내며 통산 10승의 쾌거를 올리며 자축하고 있다.

기아가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만들며 2009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해 12년 만에 통산 10승의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날 경기는 양팀에서 14명의 투수가 등판될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9회말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으로 6-5 역전의 드라마를 펼쳤다.
구톰슨(기아)과 글로버(SK)의 선발로 펼쳐진 이날 경기에서 SK는 4회에 박정권의 2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올려 기선을 잡았다. 이후 SK는 5회 무사 만루상황을 만들어 1점을 올렸고 기아는 5회 선두타자 최희섭의 안타로 공격을 시작했다. 이어 막내 안치홍의 중전 안타로 1점을 올리며 추격을 시작했다.
Sk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6회초 1사 2,3루 김강민의 희생플라이와 박재상의 중전안타로 2점을 추가하며 5-1로 점수 차를 벌려 기아의 우승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기아는 뒷심을 발휘, 6회말 선두타자 김원섭의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 나지완의 홈런으로 2점을 추가해 5-3을 만들어놓았고 7회 안치홍의 솔로 홈런으로 5-4까지 바짝 따라붙는 추격전을 시작했다. 상승세를 탄 기아는 최경환의 3루타에 이은 이현곤의 볼넷으로 무사 1,3루 기회를 맞아 김원섭의 2루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기아와 SK는 8회에 서로 점수를 내주지 않는 팽팽한 접전을 펼친 뒤 9회 말 채병용의 공을 좌측담장으로 넘기는 끝내기 홈런을 치며 기아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나지완은 이날 홈런 2방을 쏘아 올리며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일등공신이 됐다.
나지완은 7차전 '맨 오브 더 매치'와 한국 시리즈 MVP로 뽑혔다.

나지완

○… 역전의 끝내기 홈런으로 MVP 선정된 나지완

“치는 순간 ‘홈런’느꼈다”
기아 타이거즈의 V10의 일등공신 나지완.
기아의 2년차 나지완은 2009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기아를 열번째 우승을 이끌어내고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이처럼 끝내기 홈런으로 한국시리즈를 마무리 한 것은 2002년 삼성 마해영이 LG와의 6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이후 사상 2번째다.
나지완은 1차전부터 출전했지만 중요한 순간에 공이 맞지 않아 팬들의 질타를 받았고 자신을 믿어준 감독과 코치에게 미안함이 컸다. 그러나 나지완은 3승3패로 팽팽히 맞선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팀에게 대역전승의 전주곡으로 추격의 2점 홈런을 선물하더니 9회 말 끝내기 홈런으로 기아의 10승 행진에 영웅이 됐다.
나지완은 1985년 광주에서 출생했지만 서울 수유초등학교대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이후 신일중․고, 단국대를 거쳐 2008년 기아타이거즈에 입단했다.
단국대학교 선수시절 2007년 대만 야구 월드컵에 출전한 바 있던 나지완은 지난해 3월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4전 타자를 맡기도 했다.
고향으로 돌아온 첫 해 성적은 타율 0.295, 홈런 6개, 타점 30을 기록했으나 2년차인 2009년 기아타이거즈 10승의 영광을 안겨주었다.
나지완은 타고난 힘과 근성으로 조범현 감독의 마음을 잡았고 지난 겨울 포항에서 최희섭과 자체 캠프를 차릴 정도로 야구를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나지완은 프로데뷔 2년 만에 23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거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대대적인 시민 환영식 준비- 돔구장 건립 계획도 발표될 듯
기아의 한국시리즈 통산 10번째 우승으로 지역민들의 얼굴엔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과 어수선한 정치로 무기력해있던 광주시민들에게 ‘기아 타이거즈의 10승 달성'은 희망이요 긍지를 담아준 선물이었다.
국내 프로야구팀 중 처음으로 10승을 이뤄냄으로써 한국의 명문구단으로 인정받으며 광주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매김했음도 물론이다. 또 기아의 V10은 어떠한 역경에서도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한편, 기아 선수단은 25일 일부가 광주로 돌아왔으며 오는 28일 무등경기장에서 합동회복훈련을 통해 시즌 마무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광주시는 시민환영대회를 준비중인데 이 환영식을 전후해 새로운 돔구장 건설에 대한 계획도 발표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민정 기자 mjpark@mtong.kr        박민정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