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시인 ' 손광은 교수 별세

2025. 02.10(월) 11:32

고 손광은시인

남도의 토속적 정서를 시로 풀어냈던 손광은 시인(전남대 명예교수)가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0세.

보성 출신인 손 시인은 전남대 문리과 대학과 동 대학원을 거쳐 충남대 국문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62년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 추천으로 문단에 나와 평생을 남도의 민속와 정서를 시로 노래했다.

특히 민중의 삶과 숨결을 판소리 가락으로 형상화함으로써 ‘민속시인’으로 평가를 받았다.

고인의 초기 작품은 풍자적이고 사회적인 시풍을 보였으며 이후 작품은 예술적이며 심미적인 경향을 띄었다. ‘고향 앞에 서서’는 고향에 기반한 예술적 삶을 집약하고 있으며 ‘그림자의 빛깔’이나 ‘신명을 풀어라’ 등 작품집은 민속에 근거한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

손공은 시인은 문학인으로서 뿐 아니라 오랫동안 ‘다형 김현승시인기념사업회장’을 맡아 다형의 문학 정신과 시 세계를 알리는 데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때문에 지난 2023년 김현승기념사회가 제정한 제정한 제1회 김현승 시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손 시인은 당시 “스승이고 존경하는 김현승 시인의 이름을 딴 시 문학상을 받게 돼 너무 기쁘고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또한 평생을 전남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문과 및 동 대학원을 통해 수많은 문학인들을 길렀는데 지난 2016년에는 제자들이 스승의 문학세계와 생을 조명한 ‘손광은의 시와 시세계’(태학사)를 펴내 화제가 됐다.

손 교수는 문단 데뷔 50주년을 맞아 지난 2015년 그의 시 정신과 애향심을 기리는 시비가 생가인 보성군 노동면 금호리에 세워졌다. 음각된 작품은 ‘보리打作’으로, 60년대와 70년대 사회 일각에서 행해졌던 부정축재자 색출을 ‘반어적’으로 꼬집은 시다.

한편, 유족으로 대전에서 치과의사를 하는 딸 지형 씨, 지원 씨가 있으며 빈소는 대전 유성선병원장례식장(VIP2호실)에 마련돼 있다. 발인은 10일 낮 12시이며 장지는 세종은하수공원.

박원지 기자 mhtong@hanmail.net        박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